[글로벌 이슈] 中고량주·日사케는 뜨는데…

마오쩌둥 전 중국 주석 등 역대 중국 지도자들이 즐겨 마셨다고 알려진 명주 구이저우 마오타이’(貴州 茅臺) 시가총액이 중국 최대 IT 기업 텐센트의 시가총액을 넘어섰다.

지난 18일 상하이거래소에 상장된 마오타이 시가총액은 21400조위안(395조원)으로 중국내 1위로 올라섰다. 순이익은 지난해 대비 19.14% 급증한 444억위안(88475억원)에 달했다. 집계된 수익 보고서에 따르면 하루 평균 16200만위안(322억원)을 벌어들인 셈이다.

마오타이는 수수를 원료로 증류해 만든다. 50~60도 정도 되는 도수를 가졌지만, 숙취가 적은 술로도 유명하다. 주류회사로는 이례적으로 증시의 황제주로 떠오른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올해 고공 행진 중인 매출 성적은 기존 도소매 업체를 통한 유통 경로에 마오타이를 생산하는 구이저우 마오타이 그룹이 직접 온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등 채널을 다원화한 것이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역대 중국 지도자들이 즐겨 마셨다고 알려진 명주 ‘구이저우 마오타이’(貴州 茅臺) 시가총액이 중국 최대 IT 기업 텐센트의 시가총액을 넘어섰다.
역대 중국 지도자들이 즐겨 마셨다고 알려진 명주 ‘구이저우 마오타이’(貴州 茅臺) 시가총액이 중국 최대 IT 기업 텐센트의 시가총액을 넘어섰다.

마오타이는 올해 3월 말부터 중국 내에서 온라인을 통해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마오타이 측은 지난 한 해 동안 직접 판매 등 소비자와의 직거래를 통해 총 3188200만 위안을 벌어들였다고 집계했다. 이는 지난 전년 동기 대비 약 117% 이상 직거래 수입 비중이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는 최근 바이주(白酒·독주) 시장이 꾸준히 커지고 있는 현실도 반영됐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지난 수년 동안 매해 전년대비 10% 전후로 바이주 시장이 커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사업 다각화도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미오타이는 올해 5월 아이스크림 시장에 진출했다. 미래 먹거리에 대해 본격적으로 고민한다는 사실이 투자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뜻이다. 구이저우 마오타이 그룹은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마오타이를 넣은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가격은 39.9위안(7600)부터 100위안(19000)까지 다양하다. 비싼 가격 때문에 마오타이 술을 쉽게 접하기 힘든 중국인들이 아이스크림을 통해서나마 마오타이의 맛을 즐길 수 있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국제적으로 인기 있는 고가 전통주는 일본 사케(일본식 청주) ‘닷사이도 있다. 원료인 쌀을 77% 정도 깎아버리고 남은 23%로만 빚는다. 중국과 일본의 술 중에는 각 지역 특산물 혹은 특별한 제조 방식으로 명주’(名酒)가 돼 고가에 거래되는 제품들이 있다.

한국 주류 중에서는 이런 술을 찾으려면 당장 꼽기 어렵다. 한국에서 그나마 보급된 전통주는 안동소주가 손꼽힌다. 2018년 남북회담 당시에 만찬주였던 면천두견주와 문배술도 있다. 하지만 이 술들이 세계에서 손꼽히는 명주라고 내세우기엔 우리 스스로 의문점이 들 것이다.

한국에서 전통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전통 방법으로 제조한 소주 일품진로와 화요 등이 대중화되긴 했지만, 현행 주류법상 이 술들은 전통주로는 인정받지 못했다. 한국에서는 전통주로 인정받아도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지도 못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한국은 동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1인당 주류 소비량이 1위로 오를 만큼 애주가들이 많은 나라로 알려졌다.

전통주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행정기관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법령을 먼저 바꿔야 한다.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들어지는 술이 전통주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개정돼야 한다. 우리 술의 종류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를 규정한 뒤 어떤 술이 좋은 술인지 규정해야 한다. 또 쌀과 전통누룩, 장비 등을 분석하는 연구기관 등 전통주 제조를 물적·제도적으로 뒷받침할 기관도 필요할 것이다.
 

- 하제헌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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