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균_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
김상균_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

필자의 제자 중에는 성인 교육 시장을 대상으로 스타트업을 시작한 팀이 있다. 이들은 별도의 물리적 사무실을 갖고 있지 않다. 각자의 집, 공유 오피스에서 일하며, 콘텐츠 개발, 업무 소통을 메타버스에 마련한 디지털 사무실에서 처리한다. 고객을 교육하는 공간도 모두 메타버스에 있다. , , 인게이지 등의 저비용, 개방형 플랫폼에 교육장을 마련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들이 업무를 처리하는 공간,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은 모두 디지털 현실 속에 존재한다.

이제까지 인간은 물리적 현실을 중심으로 살아왔다. 그러나 디지털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이를 대하는 인간의 태도가 점점 더 열리면서 디지털 기술로 만들어진 디지털 현실을 새로운 삶의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메타버스이다.

업종마다 차이가 있으나, 특정 기업의 매출액을 기준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나누고 있다. 디지털 현실, 메타버스에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경계 또는 한계가 있을까?

국내 교육시장에서 대기업으로 분류되는 기업과 앞서 소개한 필자의 제자가 속한 기업을 놓고 보면 그들이 메타버스에서 만드는 교육장에는 큰 차이가 없다. 물리적 현실에서는 교육시장의 대기업만이 거대한 사옥과 넓은 교육장을 보유하고 있으나 메타버스 속 상황을 놓고 보면, 고객 입장에서 두 기업 간 차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경계와 한계가 동시에 흐려지는 셈이다.

디지털시대 새로운 소통공간

대기업 전유물 아닌 中企 활로

활용전략 수립이 신성장동력

중소기업이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전략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눠서 살펴보자. 첫째, 고객들과 소통하는 공간으로 메타버스를 활용하자. 비용의 한계, 물리적 관리의 어려움을 초월해 공간을 구성해보자. 예를 들어, 창문에 부착하는 롤스크린을 제작하는 기업이라고 가정하자. 세계 구석구석에 자사의 전시관을 크게 오픈하기는 어려울 테다. 그러나 메타버스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여러 국가의 생활양식, 주택 구조에 맞는 롤스크린 적용 예를 디자인해서 대규모 메타버스 전시관을 운영할 수 있다.

둘째, 파트너와 소통하는 공간으로 메타버스를 활용하자. 지역의 전통주를 제조하는 기업이라고 가정하자. 전통주의 원료를 키우는 농장, 발효하는 공정, 패키징하는 과정 등을 메타버스 속 체험관으로 구성해보자. B2B 파트너에게 우리 기업의 강점, 특징을 소개하는데 편리한 수단이 된다.

셋째, 내부 구성원의 교육과 소통에 메타버스를 활용하자. 대부분 대기업은 물리적 공간에 거대한 교육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규모가 작은 기업 입장에서 그런 시설을 운영하기는 물리적으로 불가하다.

그러나 메타버스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예를 들어, 경제 유튜브 채널로 유명한 삼프로TV에서는 위즈덤칼리지라는 교양대학 콘텐츠를 별도 스마트폰앱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유사한 소셜미디어를 통해 직원들이 함께 공부하는 메타버스 공간을 제공하는 기업도 있다. 이런 기업들과 협력한다면, 우리 직원들이 학습하고 성장하는 공간을 메타버스에 꾸릴 수 있다.

요컨대, 메타버스는 돈 많은 대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다. 오히려 중소기업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기회의 창이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그동안 나와 경쟁 선상에 있지 않았던 다른 기업이 위와 같은 방법으로 내 사업영역을 침범해오는 새로운 위기의 창이기도 하다.

늘 그래왔듯이 새로운 도구와 패러다임은 나의 태도에 따라 기회임과 동시에 위기이다. 메타버스에 중소기업은 별도로 없다. 그저 기업이 있을 뿐이다. 기회와 위기, 무엇과 마주할 것인가를 결정할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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