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전산업 생산지수 0.6%↓
소매판매·설비투자 동반 하락
수출·제조업 둔화, 전망 ‘안갯속’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영향
中企 체감경기 석달 만에 악화

어윤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지난달 3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년 9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어윤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지난달 3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년 9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9월 생산, 소비, 투자가 일제히 줄어 두 달 만에 트리플 감소를 기록했다.

태풍 힌남노 침수 피해와 반도체 업황 부진 등으로 전()산업 생산이 석 달째 감소한 가운데, 전월 큰 폭으로 반등했던 소비도 조정을 받았다. 정부는 주요국 금리 인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세계 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커지면서 향후 경기 흐름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중소기업들의 11월 경기전망 역시 3개월 만에 하락세로 반전되며 실물경기 부진의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생산, 석달째 감소힌남노·반도체 부진 탓

지난달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9월 전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7.0(2015=100)으로 전월보다 0.6% 감소했다.

전산업생산은 7(-0.2%), 8(-0.1%)에 이어 석 달 연속으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을 비롯한 광공업 생산이 1.8% 감소했다. 광공업 생산은 광업(3.5%)에서 늘었으나 제조업(-1.8%)과 전기·가스업(-2.4%)이 줄었다. 제조업은 1차 금속(-15.7%), 반도체(-4.5%), 자동차(-3.5%) 등에서 줄면서 3개월 연속 감소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태풍(힌남노) 침수 피해로 주요 제철소(포스코) 가동이 중단된 것이 광공업 부진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쳤다반도체도 중국 봉쇄 조치 여파와 정보기술(IT) 등 전방산업 부진 여파로 재고가 쌓이면서 생산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서비스업 생산도 도소매업을 중심으로 0.3% 줄었다. 숙박·음식점업(2.1%)은 증가했으나 도소매업(-2.1%), 사회복지업(-1.0%) 생산 등이 감소했다.

소비·설비투자두달 만에 트리플 감소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120.8(2015=100)1.8% 감소했다. 소비는 3(-0.7%)부터 7(-0.4%)까지 5개월 연속으로 감소했다가 8월 반등에 성공했지만, 한달 만에 다시 감소로 돌아섰다.

이른 추석(910)을 앞두고 지난 8월에 명절 선물, 음식료품 수요가 몰렸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진자 감소로 의약품 판매가 줄고 평년보다 따뜻한 날씨 탓에 간절기 의류 판매 요인도 적었다.

어윤선 심의관은 기본적으로 8월 수준이 굉장히 높았다“9월 감소는 기저효과, 전월이 높았던 데 따른 상대적 조정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 재화 소비가 줄었지만, 서비스 소비를 아우르는 전체 소비는 개선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설비 등 기계류 투자가 줄면서 전월보다 2.4% 감소했다. 건설기성은 보합(0.0%)이었다. 생산·소비·투자가 한꺼번에 감소한 것은 지난 7월 이후 두달 만이다.

향후 경기 흐름 불확실성 높아져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2.4로 전월보다 0.1포인트 올랐다. 5개월 연속 상승이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20.1포인트 내리며 3개월 연속으로 하락했다. 석 달째 하락세인데,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어 심의관은 광공업 생산이 부진했고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 판매, 설비투자 등 내수도 조정을 받으면서 생산과 지출이 모두 감소했다경기 회복 내지 개선 흐름이 다소 약화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내수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경기가 회복 내지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수출과 제조업이 둔화 흐름을 보이면서 전체적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이라며 물가와 금리 인상으로 소비 회복 흐름이 지연될 수도 있어 향후 불확실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기재부는 태풍 피해와 기저효과로 조정을 받았으나 3분기 전체적으로는 소비와 설비투자가 견조한 가운데 경기동행지수도 5개월 연속 상승하는 등 전반적인 회복 흐름이 유지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국 금리 인상 기조, 중국 봉쇄조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세계 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확대되며 향후 경기 흐름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3분기 반도체 생산 두자릿수 감소

한편 지난 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반도체 생산지수(계절조정)320.6(2015=100)으로 전분기보다 11.0% 감소했다. 감소 폭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84분기(-23.6%) 이후 약 14년 만에 가장 컸다.

이로써 반도체 생산은 올해 2분기(-1.8%)부터 2개 분기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반도체 비중이 큰 제조업 생산도 덩달아 뒷걸음질 치며 2분기(-1.7%), 3분기(-1.6%) 연속으로 줄었다.

반도체 재고도 점점 더 쌓여가는 모습이다. 3분기 기준 반도체 재고지수(계절조정)237.1(2015=100)로 전 분기 대비 17.4% 급증했다.

월간 기준으로도 반도체 재고는 66.1%(이하 전월 대비), 712.4%, 83.8%, 90.6% 증가해 넉 달 연속 증가를 기록했다. 반도체 산업의 이런 부진은 생산은 물론, 투자와 수출까지 영향을 미치며 경제 전반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중소기업 경기전망도 악화

중소기업 경기 전망이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와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 등으로 석 달 만에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 3150개를 상대로 11월 업황 경기 전망지수(SBHI)를 조사한 결과 SBHI82.3으로 10월보다 2.8포인트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 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경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업체가 그렇지 않은 업체보다 더 많다는 뜻이고, 100보다 낮으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경기 전망지수는 지난 878.5에서 983.2, 1085.1로 두 달 연속 오르다 하락세로 전환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83.42.8포인트, 비제조업은 81.82.7포인트 하락했다. 비제조업 중에서는 건설업(79.3)3.0포인트 하락했고 서비스업(82.3)2.7포인트 내렸다.

서비스업에서는 예술, 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7.5포인트) 6개 업종이 하락하고 숙박 및 음식점업(3.8포인트) 4개 업종은 상승했다.

10월 중소기업의 주요 애로 요인(복수 응답)으로는 내수 부진(56.5%) 비중이 가장 크고 원자재 가격 상승(47.7%), 인건비 상승(45.2%), 업체 간 과당 경쟁(34.6%), 고금리(27.5%) 등 순으로 뒤를 이었다. 9월 중소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1.7%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중기중앙회는 물가·금리·환율 3고 여파에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와 소비 심리 위축 등으로 중소기업 체감경기가 회복되기를 바라는 기대심리가 다소 약화할 것으로 전망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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