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물가도, 대출금리도 너무 올랐다. 그런데 당장 다음 달부터 8시간 추가연장근로가 사라지면 소득이 줄어 도저히 생활을 유지할 수 없다.”

중소유통업에 근무하는 한 근로자의 하소연이다. 이처럼 30인 미만 기업에 한해 적용되는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의 일몰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중소기업 사업주와 근로자들은 제도를 유지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올 들어 높은 물가와 금리 등으로 실질 소득이 크게 줄었다. 이에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여가를 누리기보다 더 일하고 더 벌고 싶어 한다.

올해 7월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중소조선업체 근로자의 73.3%가 주52시간제 도입으로 임금이 줄어들었다. 절반 이상은 투잡을 뛰느라 삶의 질이 나빠졌다고 한다. 연장수당이 통상임금의 1.5배인 점을 감안하면, 근로자들은 기존 임금을 유지하기 위해서 1.5배의 장시간 근로를 강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저녁이 있는 삶을 위해 도입된 주52시간제이나, 아이러니하게도 근로자들은 전보다 더 일하면서 소득은 도리어 낮아지고 있다.

중소사업주도 절박하기는 마찬가지다. 30인 미만 기업 대다수는 8시간 추가연장근로 말고는 대안이 없다. 지난 10월 중기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30인 미만 제조업의 91%8시간 추가연장근로에 의존하고 있다. 그중 75.5%는 이 제도 말고는 대책이 없다며, 일몰이 도래하면 일감을 받지 못해 영업이익은 폭락하고, 연장수당이 줄어 기존인력마저 이탈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사람을 더 뽑으면 되지 않냐 하겠지만, 대다수 영세기업은 극심한 구인난으로 사람 구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당장 10여일 후에 제도가 종료되면, 수많은 영세사업장은 생산량을 줄여야 하며, 최악의 경우 존폐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렇듯 노사 모두가 추가근로를 애타게 원하고 있다.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하루빨리 일몰을 폐지해, 기업은 경쟁력을 높이고 근로자는 생계를 원활히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행히 정부는 현장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지난 10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일몰을 2년 연장하겠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국회가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달 말이면 제도가 종료되는데, 법안심사 소위조차 열리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제 지체할 시간이 없다. 30인 미만 기업과 그 종사자들은 대다수가 저소득층으로 하루하루 버티기가 힘겹다. 민생대책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는 만큼 하루빨리 합의를 이뤄, 일몰 연장을 위한 법 개정을 연내 추진해야 한다.

우리 경제의 근간인 중소기업들이 무사히 위기를 극복하고 활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의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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