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2023년 계묘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번성과 풍요를 상징하는 토끼의 해를 맞아, 기업과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 코로나 팬데믹이 지속되는 가운데 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따른 복합 경제위기로 투자와 수요가 급격하게 위축되는 등 경제여건이 녹록지 않았습니다.

더욱이 중소기업·소상공인은 원자재 가격 폭등과 유례없는 인력난에, 화물연대의 집단운송 거부로 인한 물류난까지 더해져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웠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중소기업중앙회는 새 정부 출범 등 전환기를 맞아 중소기업의 자생력 강화를 위한 정책을 하나라도 더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달려왔고, 소기의 정책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먼저, ·중소기업 양극화 해소를 위한 역사적 전환점을 마련했습니다.

중기중앙회 창립 60주년을 맞아 용산 잔디마당에서 개최한 대한민국 중소기업인 대회에서 대통령님과 5대 그룹 총수가 참여한 동반성장 다짐을 시작으로, 대통령직속 대·중소기업 상생특별위원회가 발족됐으며, 중소기업의 14년 숙원과제인 납품단가 연동제가 법제화돼 원자재 가격 급등 시에도 제값을 받을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다음으로 기업승계 활성화 기반을 조성했습니다. 이미 70세가 넘는 중소기업 CEO2만명이 넘은 상황에서 기업승계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입니다. 다행히 정부가 중소기업의 의견을 대폭 반영한 세제개편안을 발표했고, 여러 가지 어려운 과정은 있었지만 연말에 여야 합의로 국회를 통과해, 사전증여 및 가업상속공제 한도가 600억원까지 확대되고, 사후요건 완화와 상속세 납부유예 도입 등 전향적으로 제도가 개선됐습니다.

지난해 거둔 정책성과 바탕

中企성장·일자리 창출 기여

중기중앙회 ‘4대 정책설정

이제 중소기업들도 원활한 기업승계를 통해 기업의 더 큰 성장을 이루고, 투자와 일자리 창출로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해야 합니다.

정부의 핵심 어젠다인 규제혁신에 중소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했습니다. 새정부 출범 직후 중기중앙회는 전 임직원이 전국의 기업 현장을 찾아 중소기업을 힘들게 하는 규제 229건을 발굴해 국무총리실과 규제개혁 대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이들 과제는 현재 정부의 경제 규제혁신 TF’에서 심도 깊게 검토되고 있습니다. 특히, 당시 건의한 외국인 쿼터 문제의 경우 올해 외국인 근로자 도입규모가 지난해 보다 60% 증가한 11만 명으로 확정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협동조합 활성화 기반도 공고하게 다졌습니다.

전국의 모든 광역지자체와 84개 기초지자체에서 중소기업협동조합 육성 조례를 제정했고, 13개 광역지자체에서 활성화 계획을 수립해 인건비를 포함한 총 23억 원의 예산을 확보했습니다.

또한, 협동조합 60년 역사상 처음으로 정부의 성과공유형 R&D 사업에 27개 조합이 참여해 최대 10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이러한 정책적 성과는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따듯한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중소기업인 가족 여러분 덕분입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올해 한국 경제는 1%대 성장에 머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등 경제 한파 속에서 중소기업계가 자칫 중심을 잃고 나아갈 방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중소기업중앙회는 경제위기 극복과 중소기업 역동성 회복을 위해 4대 정책방향을 설정하고, 모든 정책 역량을 기울이겠습니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복합 경제위기 극복과 중소기업 중심 정책환경 조성입니다.

새해에도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대응한 금리인상이 지속돼 중소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기중앙회는 코로나 위기를 정부에 대출만기연장을 제안해 이겨낸 것처럼, 효과적인 정책을 제안해 중소기업의 복합 경제위기 대응력을 높이겠습니다. 아울러 하반기에는 2024년에 예정된 22대 국회의원 선거에 대비해 여·야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중소기업 미래상을 제시하고, 우리 경제의 역동성 회복을 위한 정책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두 번째는 납품단가 연동제의 조속한 정착입니다.

납품단가 연동제는 올해 하반기에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제도가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위법령 제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중소기업의 현장의견을 담아내겠습니다.

이와 함께 정부·대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제도에 대한 홍보와 교육을 강화하고, 원가 관련 컨설팅 등 중소기업 지원제도를 마련해 속도감 있게 제도를 안착시키겠습니다.

세 번째는 노동개혁과 규제혁신 성과를 제고하는 것입니다.

중소기업은 일감이 있어도 일할 사람이 없고, 근로자는 일하고 싶어도 주52시간에 묶여 일을 할 수가 없는 현실에 놓여 있습니다. 70년간 유지되고 있는 낡은 노동정책이 계속된다면, 고용시장의 활력은 저하되고, 노사 간 소모적인 갈등만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고용노동 정책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도록 주52시간제를 유연화하고, 외국인력 쿼터를 폐지해 나가야 합니다.

아울러 복합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기업의 투자 활성화가 절실하지만, 과도한 규제가 기업의 투자를 가로막고 혁신에 대한 의지마저 저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지난해 중소기업계가 제안한 규제개선 과제가 실제 제도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의 규제혁신 진행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 하는 한편, 다양한 분야의 규제를 새롭게 발굴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규제성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중소기업 협동조합의 자립기반을 완성하겠습니다.

지난 4년간 협동조합이 당당하게 설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한 결과, 협동조합의 중소기업자 지위인정, 지자체 조례 확산 및 활성화 계획 수립 등 제도적 기반은 완성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이제 남은 과제는 협동조합의 공동행위를 담합에서 제외하는 것입니다. 자금과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게 협동조합을 통한 협업은 경쟁력 향상을 위해 중요한 수단이지만, 핵심사업인 공동판매가 담합으로 규정돼 공동사업 활성화가 어려운 현실입니다.

기업 간 거래만큼은 반드시 담합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 중소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한 협동조합의 역할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2023년은 중소기업의 과거 60년사를 발판삼아, 새로운 희망 10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요한 해입니다우리 중소기업계는 올해를 전망하는 사자성어로 어떠한 어려움도 굳은 의지로 이겨낼 수 있다는 의미를 지닌 금석위개(金石爲開)를 선정했습니다.

복합 경제위기로 인한 고난이 아무리 크더라도,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의지로 중소기업 공동체의 힘과 지혜를 한데 모은다면, 우리 앞에 놓인 난제를 해결하고, 한국경제의 새로운 미래도 힘차게 열어갈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새해에는 중소기업인 가족 모두가 뜻하신 바를 이루시고, 어려운 주변 이웃과도 따뜻한 온기를 나눌 수 있는 여유와 행복이 함께 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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