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 모두가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드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 지난 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3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꺼낸 화두다. 복합 경제위기를 경제주체들이 하나 돼 이겨내자는 의미다.

올해 경제계 신년인사회는 의미가 특별하다. 729만 중소기업을 대표하는 중소기업중앙회와 대기업을 대표하는 대한상의가 대·중소기업 상생의 의미를 담아 공동으로 개최한 것이다. 특히, 대통령도 2016년 이후 7년 만에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원래 한 몸이라면서 항공모함이 전투함 등과 전단을 구성해 다니듯, 대기업과 중소기업도 대한민국 전단으로 세계를 누벼야 한다고 팀코리아 정신을 강조했다. 이어 기업을 도와드리기 위해 올해 더 과감히 규제를 합리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기업가 정신을 가진 미래세대가 새로운 기술과 산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삼성 이재용 회장, 현대차 정의선 회장 등 10대 그룹 총수와 전국의 중소기업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복합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의지를 다진 만큼, 남은 것은 의지가 온전히 실행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단연코 노동 개혁과 규제혁신이다.

중소기업은 일감이 있어도 일할 사람이 없고, 근로자는 일하고 싶어도 주 52시간에 묶여 일할 수가 없다. 경직된 노동시간 문제를 비롯해 낡은 노동정책의 틀을 근본적으로 개선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되도록 해야 한다.

규제로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대상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규제혁신이 보다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경제부처 장관들이 최대한 중소기업 현장을 자주 찾고, 소통을 활성화해 규제를 신속하고 과감하게 없애야 한다.

납품단가 연동제의 실효성 확보도 중요하다. 작년 말 국회를 어렵게 통과한 납품단가 연동제는 대·중소기업간 상생문화를 정착시키고,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이다. 납품단가 연동제가 정착되면 영세기업도 정당하게 제값을 받고, 근로자들도 적정한 임금을 받을 수 있다. 10월 제도 시행에 대비해 정부가 중소기업계와 긴밀히 소통해 실효성 있는 하위법령을 만들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수출 활성화다. 우리 경제는 위기 때마다 수출로 활로를 찾았다. 가발과 완구, 앨범으로 시작했던 수출이 금성 테레비와 포니 자동차를 거쳐 조선, 반도체로 발전하면서, 우리나라는 지난해 세계 6위의 무역강국이 됐다.

이번 코로나 위기에도 중소기업은 세계에서 납기를 가장 잘 지켰고, 지난해에는 역대 최대의 수출을 기록했다. 글로벌 공급망 붕괴에 직면했고 복합 경제위기이지만, K팝과 K뷰티, K푸드 등 중소기업이 강한 제품을 더 확산시켜야 하며, 전통제조업도 AI와 빅데이터, 메타커머스 등 혁신기술을 활용해 ‘Made in Korea’ 제품으로 전 세계를 누벼야 한다.

경제계 신년인사회를 시작으로 올해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그리고 근로자 모두가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드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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