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홋카이도 겨울여행 명소 4곳

인천 공항에서 비행기로 3시간이면 닿는 홋카이도는 겨울이면 섬 전체가 눈으로 뒤덮이는 겨울왕국이다. 설원에 올라 하늘에 있는 첫사랑을 향해 오겡끼데스까?(잘 지내고 있나요?)”라고 외치는 영화 <러브레터>의 도시, 그림 같은 설경을 눈 앞에 두고 뜨끈한 노천탕에 반쯤 몸을 담글 수 있는 온천 마을, 겨울왕국의 상징과도 같은 눈 조각과 화려한 일루미네이션으로 물든 공원 등 홋카이도는 상상하는 모든 겨울 낭만을 만끽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여행지임이 분명하다.

 

스키 애호가들의 겨울 로망, 니세코

니세코 유나이티드 4곳의 스키장 중 하나인 하나조노 스키장의 풍경
니세코 유나이티드 4곳의 스키장 중 하나인 하나조노 스키장의 풍경

눈의 고장 홋카이도의 진면목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역시 겨울 스포츠 체험 만한 것이 없다. 어느 지역에 가도 스키장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특히 삿포로 남서쪽의 니세코 지역은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스키 명소로 손 꼽힌다.

니세코는 후지산의 아름다움을 빼닮아 에조후지라고도 불리는 요테이잔 산기슭에 위치한 지역이다. 포슬포슬한 파우더 스노, 즉 습기가 거의 없는 보송보송한 설질로 유명해 내국인은 물론 해외 방문객 사이에서도 인기를 누린다.

그 중에서도 그랜드 히라후, 하나조노, 니세코 빌리지, 안누푸리 등 4개의 독립된 스키장이 정상에서 서로 연결돼 하나의 거대한 스키 지역을 형성하는 니세코 유나이티드는 스키 마니아라면 한 번쯤 가보고 싶은 스키장으로 통한다. 72개의 슬로프는 고급 21, 중급 26, 초급 25개로 구성된다.

덕분에 스키 고수는 물론 초보까지 실력에 관계없이 누구나 이곳에서 스키를 즐길 수 있다. 모아이와 산 같은 작은 규모의 리조트에서는 인파를 피해 좀 더 여유롭게 파우더 스노를 즐길 수 있다.

색다른 스키를 경험하고 싶다면 캣스키를 추천한다. 캣스키(Catski)는 캣이라고 불리는 설원용 전동차를 타고 자연의 설산을 올라 백 컨트리 스키를 즐기는 것이다. 니세코는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캣스키 프로그램 운영 지역으로 지세누푸리, 와이스, 시마마키 등 오지 가이드 투어와 함께 캣스키 옵션이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

니세코 지역 내에는 특색이 다른 15개의 천연 온천과 온천을 겸비한 료칸이 있다. ‘니세코 탕 메구리 패스를 통해 최대 4개의 온천을 이용할 수 있으며, 온천이 딸린 호텔, 료칸 및 민박 등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가는 방법 또한 어렵지 않다. 니세코는 삿포로나 신치토세 국제공항에서 자동차, 기차, 버스를 이용해 갈 수 있다.

 

러브레터의 낭만 서린 도시, 오타루

오타루 오르골당에는 3000여 종류가 넘는 오르골이 진열돼 있다
오타루 오르골당에는 3000여 종류가 넘는 오르골이 진열돼 있다

오타루는 영화 <러브레터>의 배경이 된 도시로 낭만 그 자체다. 메이지 시대부터 쇼와 시대 초기까지 홋카이도의 주된 상업 및 교역 중심지였으며, 당시 근엄한 석조 양식으로 지어진 여러 은행과 교역회사들로 쓰였던 옛 건물과 창고들이 아직도 고스란히 남아 있다.

오늘날 이 건물들은 겉모습은 그대로 한 채 호텔이나 식당, 카페, 유리 공방 등으로 그 쓰임을 달리 한다. 저녁이 되면 이 건물들 사이로 조명이 불을 밝히고 운하를 따라 가스등이 켜지며 그야말로 낭만적인 도시 풍경을 자아낸다. 고풍스러운 건물과 가스등 조명 그림자가 물 위를 수 놓은 운하에서 크루즈를 타고 갤러리와 상점을 둘러보며 공예 작품을 구경하는 일은 오타루 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니세코 / 보송보송한 설질, 스키명소

오타루 /‘러브레터배경, 낭만 그 자체

노보리베츠 / 수질 다양한 온천백화점

삿포로 / 매년 눈축제, 멋진 설경 압권

특히 세계 각국의 모든 오르골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판매하는 오르골당은 꼭 가볼 만하다. 1912년에 지은 오래된 2층 건물인 본관은 건물 그 자체만으로도 근대문화유산의 하나로서 가치가 있다. 내부에는 전시 및 판매하는 오르골이 한 가득이다. 종류만 해도 3000여 종이며, 개수는 15000여점에 달한다. 캐릭터나 동물을 소재로 한 아기자기한 디자인부터 1~2세기 전에 만든 고가의 클래식 오르골까지, 방대한 종류의 오르골들을 한 자리에서 보고 있자면 눈과 귀가 번쩍 뜨이는 듯하다.

2월에는 시가지가 무수한 눈 촛불로 밝아지는 오타루 눈빛 거리 축제가 열린다. 14만 개 촛불이 오타루 거리를 밝힌다. 이시카리만과 꼭 붙어 있는 오타루는 신선한 해산물로 유명하다. 항만 근처에는 초밥과 회는 물론 털게, 왕새우, 오징어소면, 성게덮밥 등을 파는 해산물 음식점이 즐비하다.

삿포로역과 신치토세 공항에서 기차를 타고 가는 게 가장 빠르다. 공항에서 JR 치토세 하코다테선 고속 열차를 타면 1시간이 채 안걸리며, 삿포로역에서 이용할 경우 35분이면 오타루까지 닿는다.
 

지옥에서 맛보는 뜨끈한 천국, 노보리베츠

노보리베츠 온천
노보리베츠 온천

홋카이도 동남부 지역에 위치한 노보리베츠는 도야코, 조잔케이와 함께 홋카이도 3대 온천 지역으로 꼽히며 일본 전역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유명한 온천 지역이다. 에도 시대부터 알려지기 시작해 메이지 시대에 온천가 인근에 숙소가 하나 둘 들어서면서부터 관광지로 유명해졌다. 특히 온천 백화점이라 불릴 정도로 다양한 온천 수질이 대표 자랑 거리다. 9종류의 온천수가 발원하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유황 온천이다.

노보리베츠의 유황 온천물은 이른바 지옥 계곡이라고도 하는 지고쿠다니에서 시작한다. 지고쿠다니, 그러니까 노보리베츠 지옥 계곡은 커다란 바위를 병풍처럼 두른 골짜기의 옛 분화구 자리다. 희끗희끗하게 표백된 바위 곳곳에서 김이 펄펄 나는 열탕이 솟아오르는 모습이 마치 지옥을 방불케 한다고 해 지옥 계곡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유황 냄새가 나긴 하지만 그리 심하지 않아 온천수가 끓고 있는 지점까지 놓인 산책로를 가볍게 거닐 수 있다. 데크를 따라 따뜻한 온천수가 고인 샘 사이를 걷다 보면 살결에서 윤기가 느껴지기도 한다. 산 정상에서부터 흘러내린 유황 온천물은 온갖 천연 성분과 광물 성분이 골고루 함유하고 있으며, 하루 약 1만여톤 가량 마을로 흘러들어간다.

노보리베츠 지역은 이 좋은 온천수를 관광객과도 나누어 쓴다. 마을 곳곳에는 실내외 대욕장에서 온천을 즐길 수 있는 온천욕장이 즐비하다. 당일치기 코스로 가서 지옥 계곡을 둘러보고 온천욕을 하는 것만으로도 피로가 풀릴 수 있지만 기왕이면 1박 이상 머무를 것을 권한다.

37개의 객실만을 갖춰 럭셔리하고 프라이빗한 휴식이 가능한 료테이 하나유라 료칸’, 넓은 대욕장 통창으로 지옥 계곡이 한 눈에 펼쳐지는 다이이치 타키모토칸’, 한폭의 그림같은 일본식 정원을 바라보며 프라이빗한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타키노야 료칸등에서 일본 료칸 문화의 정수를 맛볼 수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멋진 설경, 삿포로 눈축제

화려한 네온사인이 인상적인 삿포로 최대 유흥가 스스키노의 모습
화려한 네온사인이 인상적인 삿포로 최대 유흥가 스스키노의 모습

홋카이도에서 가장 번화한 도시이자 도청 소재지인 삿포로는 전 세계적으로 눈이 많이 내리는 몇 안되는 대도시 중 하나다. 1972년 아시아 최초로 동계 올림픽을 개최한 바 있으며 매년 성대한 눈 축제가 펼쳐지기도 한다. 눈과 얼음으로 만든 거대한 조각상과 눈 부신 일루미네이션 장식으로 매년 수많은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축제는 매년 2월 초에 시작된다. 삿포로 시내에 위치한 오도리 공원이 축제의 중심지다. 낮에는 눈과 얼음으로 만든 초대형 조각들과 20개국 출신의 해외 눈 조각 팀이 출품한 작품이 공원 곳곳에 자리한다. 밤이면 축제는 더욱 화려한 옷으로 갈아입는다. 집채 만한 조각 작품에 영상을 비추는 조명 쇼가 펼쳐진다. 쇼는 사방이 어두워지자마자 시작하며 테마별로 약 5~10분씩 진행된다.

축제가 펼쳐지는 오도리 공원에서 10~15분 정도 걸어가면 네온사인으로 점철된 스스키노 거리가 나온다. 수많은 식당 및 바와 클럽, 노래방, 여흥으로 가득한 이곳은 현지 주민과 관광객 모두가 밤이면 밤마다 모여든다.

스스키노역 남쪽으로 두 블록 아래에 있는 웨스트 8에서 동쪽으로 반 블록 더 가면 라멘 요코초라 하는 유명한 라멘 골목이 나오는데, 커다란 건물 사이에 숨어 있는 이 작은 가판대 거리에서는 홋카이도현에서 가장 맛있는 라멘을 맛볼 수 있다. 낮에는 온갖 종류의 쇼핑을 즐길 수 있다. 지상으로는 커다란 쇼핑 센터가 자리하고 있으며 지하에는 상점가와 식당이 줄지어 있다. 이 지하도는 삿포로역부터 오도리 공원, 삿포로 공장, 스스키노 유흥가를 연결하는데 눈보라가 치는 등 궂은 날 이동하는 데에도 편리하다.

- 신다솜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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