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은 췌장에서 발생한 악성 종양으로 가장 흔한 아형은 췌장암의 95%를 차지하는 췌장 선암이며, 일반적으로 췌장암이라고 하면 췌장 선암을 일컫는다. 췌장암은 2020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7번째의 암 사망률을 보이는 질환으로 진단 환자수(496000)와 사망자 수(446000)가 거의 비슷한 치명적인 질환이다.

국내의 경우에도 췌장암은 2019년 기준 8099명의 환자가 발생해 발생률은 주요 암중 8(3.2%)에 해당하지만, 2021년 기준 6931명이 사망해 5번째의 암 사망률(8.4%)을 보여줬다. 이 같이 매우 좋지 않은 예후에도 불구하고, 점진적이지만 지속적으로 치료 성적의 개선이 보고되고 있다.

일례로 대표적인 암 치료 성적인 ‘5년 생존율의 경우 미국에서는 1990년대 5% 미만에 그치던 생존율이 2002년에는 6%, 2021년은 11%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국내도 2010년 이전까지 5년 생존율은 8% 선에서 진전이 없었으나 최근 2015~2019년 사이에는 13.9%로 큰 상승을 보여 의미 있는 개선을 보이고 있다.

췌장암의 발병은 다른 암들과 마찬가지로 여러 유전적, 환경적 원인이 복잡한 기전에 의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교정 가능한 가장 중요한 원인은 흡연, 음주, 비만 등이다. 유전적인 원인도 암 발생에 20~30% 정도 기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췌장암은 국내 2019년 기준 10만명당 약 16명 정도의 조발병률을 보일만큼, 상대적으로 흔한 질환은 아니기 때문에 췌장암의 조기 진단을 위한 선별 검사는 일반적으로 효과적이지 않다. 따라서 가족력이나 혹은 앞서 언급한 특정 유전적 소인을 갖고 있는 대상으로 선별 및 조기 진단을 하고자 하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효과 극대화, 부작용은 최소화

생활습관 개선·적극 진료 권장

특히 전통적인 췌장암 마커인 CA 19-9는 췌장암 환자의 치료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나 췌장암을 예측하는데 매우 낮은 효용성을 보인다. 이에 더 나은 마커를 개발하려는 노력이 있었으나 아직은 만족스럽지 못한 상태이다.

췌장암 치료는 크게 수술, 항암화학치료, 방사선 치료가 3가지 핵심이다. 각 치료법의 최근 발전 동향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면 수술에서는 최근 복강경이나 로봇과 같은 최소침습수술법이 적용되는 경우가 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수술 후 합병증을 줄이고 회복을 빠르게 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항암화학치료는 2~3개의 약제 조합을 통해 이전에 비해 의미 있는 치료 성적의 개선이 보고돼 임상에서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 한편, 방사선 치료에서는 과거에 비해 암에 전달되는 치료 효과는 극대화하면서 주변 장기에 미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치료방법이 이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양성자 혹은 중입자 치료도 이용되거나 혹은 가능 예정이다. 다만, 췌장암 치료를 위해 앞서 언급한 한가지 치료법만으로는 불완전하기 때문에 여러 전문가들에 의한 유기적이고 협조적인 다학제 진료가 필수적이다.

췌장암은 진단 당시 수술 가능한 1, 2기 환자가 15~20%에 불과할 정도로 조기 진단되는 경우가 적고 특히 진단 당시 영상 검사에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이미 미세전이가 있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수술 후 6개월 이내 재발율이 약 50%에 해당하고, 궁극적으로 수술 받은 환자의 70%에서 재발이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수술 후 보조항암치료의 역할이 필수적이라고 알려져 있으며 국내외 적으로 수술 후 보조치료를 받는 환자가 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수술 전 선행 치료를 통해 수술 성적을 개선하고 궁극적으로 치료 성적을 올리려는 노력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

한편 수술이 불가능한 췌장암 3, 4기에서는 최근 2, 3개 약제를 조합한 복합항암치료를 통해 눈에 띄는 치료 성적의 개선이 보고 되고 있다. 그 결과 3기 국소 진행성 췌장암에서는 약 20%에서 수술이 가능하다는 보고들이 있고, 4기 췌장암에서도 중간 생존 기간이 1년 가까이 보고되고 있다.

김재환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김재환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특히 수술 불가능한 췌장암에서 과거에는 1차 항암제 이후 2차 치료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2, 3차 치료까지 받는 환자들이 늘고 있으며 1차 뿐 아니라 2, 3차 치료제에 대해서도 국민건강보험에서 지원이 가능해 경제적인 부담도 많이 경감되었다.

마지막으로 최근 각광받는 면역 치료제 또는 표적 치료제에 대한 시도가 췌장암에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데 비록 면역 치료제의 효과는 아직 충분치 않지만, 잘 알려진 BRCA 유전자의 생식세포 변이가 동반된 환자에서는 PARP 억제제라는 표적 치료제가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췌장암은 난치 질환임에 틀림 없으나 최근 의학 기술의 눈부시고 빠른 발전은 췌장암에서도 의미있는 치료 성적의 개선을 이뤄내고 있다. 따라서, 췌장암 원인으로 알려진 흡연, 음주, 비만과 같은 생활 습관 인자의 개선 노력과 함께 질환이 발생하였을 때도 적극적인 진료와 치료를 받을 것을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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