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자영업자들이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년 만에 역대 최저를 기록한 반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인 ‘나 홀로 사장님’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지난 11일 ‘2022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을 발표했다. 종사상 지위별 취업자를 보면 지난해 자영업자는 563만2000명으로 전체 취업자 2808만9000명 중 20.1%의 비중을 기록했다. 이는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63년의 최고치인 37.2%에 비해 17.1%포인트 낮은 수치로 가장 낮은 것이다.
전체 취업자는 임금근로자와 비임금근로자로 구성되며, 비임금근로자는 다시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와 없는 자영업자, 그리고 무급가족 종사자로 나뉜다.
자영업자 수는 2002년 당시 621만2000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로 하향세를 나타내고 있다. 고금리로 인해 자영업자로서 자금 조달과 이자 상환이 힘들어지고, 원자잿값 폭등으로 인한 고물가가 경영 환경을 악화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인 ‘나 홀로 사장님’은 426만7000명으로 집계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398만7000명에서 2019년 406만8000명, 2020년 415만9000명, 2021년 420만6000명, 지난해 426만7000명 등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1인 업소 427만, 금융위기후 최다
고금리·원자재 값 폭등에 휘청
비싼 인건비에 무인점포 증가세
노란우산공제, 버팀목 역할 강화
특히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2019년 153만8000명에서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꾸준히 감소했다. 지난해 136만5000명으로 반짝 반등했지만 지속적인 최저임금 인상과 코로나로 인한 소비 한파까지 겹치며 고용원을 두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서울 마포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A씨는 “월 순이익이 400만원 정도인데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기가 부담된다”며 “올해 최저임금도 9620원으로 지난해보다 5% 올랐는데 인건비 때문에 힘들더라도 혼자 운영을 고려하는 중”이라고 답했다.
무인점포 또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편의점 4사의 무인점포는 2020년 499개, 2021년 2125개, 그리고 지난해에는 3310개에 달해 전년에 비해 50%가 넘게 증가했다. 특히 심야 시간대의 인건비가 비싸기 때문에 무인점포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노란우산공제’가 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한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주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와 3중고로 인한 복합위기가 중첩되며, 폐업공제금 지급액이 역대 최대인 9682억원에 달했다.
또한 경기침체에 대비해 노란우산공제에 가입하는 소상공인이 늘면서 지난해 재적 가입자는 12만명 넘게 증가하기도 했다. 노란우산공제는 소득금액에 따라 최대 5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점도 경영난 속에서 매력적인 혜택이다.
비록 우리나라의 비임금근로자 비중은 줄어들고 있지만, 2021년 또는 가장 최근 자영업 비중을 집계한 OECD 통계에 따르면 23.9%로 36개국 중 8위로 여전히 상위권이다. 이는 비슷한 경제 규모인 이탈리아의 21.8%보다도 높으며 일본(9.8%)의 2.4배, 미국(6.6%)의 3.6배에 달한 수치다. 한국보다 높은 국가는 중남미 국가들을 비롯해 튀르키예와 그리스였다.
한편 이렇게 경제 인구의 20%가 넘는 자영업자들에 대한 지원에 대해 임채운 서강대 교수는 지난해 11월에 열린 ‘중소기업·소상공인 유동성 위기대응 긴급토론회’에서 소상공인을 생계형과 한계형 투트랙(Two-Track)으로 나눠 지원해 자생력과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