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2016년부터 빈 살만 왕세자 주도로 ‘비전 2030’을 추진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2016년부터 빈 살만 왕세자 주도로 ‘비전 2030’을 추진하고 있다.

2의 중동 열풍이 전 세계를 강타했다. 지난해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새로운 골프 투어로 출범시킨 LIV 골프 시리즈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부딪히고 있다. 여기에 PIF가 별도로 후원하는 아시안투어 및 기존 DP월드 투어(옛 유러피언투어) 경쟁구도까지 두드러진다. 중동의 막대한 자본은 하나의 스포츠 세계를 흔들 만큼 강력했지만, 그만큼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이른바 오일머니로 일컬어지는 중동의 투자금은 글로벌 스포츠뿐만이 아니다. 지난해부터 눈에 띄게 국내로 흘러들어오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신호탄을 쏘아 올린 곳은 게임 분야다. 지난해 상반기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는 게임에 이어 엔터테인먼트, 첨단 기술까지 국내 업체들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PIF는 넥슨과 엔씨소프트에 3조원 넘는 금액을 투자하며 각각 4대 주주, 2대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승리의 여신:니케개발사 시프트업이 PIF와 계약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사우디와 UAE 등 중동이 경쟁적으로 자금을 유치하면서 한국에 대한 관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모양새다. 일각에선 언론 탄압, 인권 침해 등으로 좋지 않은 이미지를 세탁하기 위한 중동 석유자본의 세탁(Sports Washing)’ 단계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그러나 오일머니로 각 업계는 물론 한국 기업의 기회가 커지는 것 자체는 일단 환영할 만하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2016년부터 빈 살만 왕세자 주도로 비전 2030’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게임·정보통신기술(ICT) 업체는 물론 중소기업이 보유한 기술과 콘텐츠를 글로벌 파트너들에게 알리고 사업 기회와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최근 아랍에미리트(UAE)는 국부펀드를 통해 한국에 300억달러(37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금액의 투자를 예고했다. 투자 대상 역시 스타트업, 벤처기업부터 중소, 중견, 대기업까지 기업 규모에 제한받지 않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게임분야 3조원 투자로 신호탄

사우디·UAE, 천문학적 투자 예고

UAE 동행했던 中企에 관심집중

현재 정부는 신기술, 에너지, 바이오 등 신성장 분야를 중심으로 기업들이 UAE와 협력할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UAE 측과 협의 중이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UAE 경제사절단으로 나섰던 기업 중 한 곳인 월드이노텍은 상하수도·폐수처리기계와 공해방지기기 전문 생산 중소기업이다. 최근 슬러지와 폐기물에서 전력을 생산하는 신재생에너지분야에 주력해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지난 20209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한국환경기술원과 함께 연구화와 사업화 3차 과제를 진행했다.

해당 사업은 찌꺼기 폐기물 재활용을 위한 고효율 유기물 제거 공정개발이다. ‘고기능성 미생물 처리공법을 이용해 악취를 완전히 분해해 2차 오염 없이 친환경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구현하는 데 노하우를 집중시키고 있다. 중동 지역은 현재 친환경을 100%로 하는, 700조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도시 네옴시티를 구상 중이기 때문에 이러한 기술력에 눈길을 더욱 줄 수밖에 없다.

앞서 윤 대통령의 UAE 방문에 동행했던 경제사절단 참가기업 100개 기업 중 자연과환경에도 이목이 쏠린다. 이곳은 자연형 하천조성사업, 친환경 방조제 조성사업, 도로절개지복원 사업, 하상의 침식을 방지하는 세굴방지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알려진 대로라면 네옴시티는 최첨단 도시를 지향한다. 그리고 여기엔 자동차나 자동차를 위한 도로 개념 자체가 없다. 도시는 거대한 구조물로 압축돼 걷기가 유일한 교통수단으로 꼽힌다. 계획안대로라면 중동은 이들 기술력도 절실한 상황이다.

이처럼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탈석유를 위한 중장기 계획에서 국내 업체들이 다양한 사업 기회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진 상황이다. 이는 이웃나라인 UAE, 넓게 보면 중동 지역으로 퍼진다. 특히 UAE의 경우 기업 규모를 가리지 않는 통 큰투자를 예고한 만큼, 이곳이 관심을 보인 기술력을 가진 중소기업일수록 정부에 어필해 볼만 하다.

- 김진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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