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과 함께 또는 가족과 함께, ‘오늘 뭐하지?’라는 고민이 된다면 전시회가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추위를 피하는 건 기본, 새로운 영감과 잊고 있던 동심을 되찾고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이색 전시회를 찾아 떠나보자.

마우리치오 카텔란 : WE

마우리치오 카텔란 개인전 WE
마우리치오 카텔란 개인전 WE

모자를 푹 눌러쓰고 전시관 입구에 떡하니 누워 있는 노숙자, 운석에 깔린 채 쓰러져 있는 교황, 전시장 곳곳에 자리를 차지한 비둘기 떼……. 당황스럽고 기괴하기 짝이 없는 이것들은 모두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개인전 ‘WE’에서 선보인 설치 미술품들이다.

한남동 리움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마우리치오 카텔란:WE’는 단연 요즘 가장 주목받는 전시다. 예약일이 풀리는 족족 예약 마감이 될 만큼 관람객의 기대와 관심을 받고 있는 마우리치오 카텔란은 최근 미술계에서 가장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이다. 지난 2019년 은색 테이프로 바나나를 벽에 고정시킨 코미디언이라는 작품이 우리 돈 약 15000만원에 팔리며 더욱 유명해졌다.

마우리치오 카텔란 개인전 WE
마우리치오 카텔란 개인전 WE

이번 전시는 2011년 뉴욕 구겐하임 회고전 이후 최대 규모로 카텔란의 등단 시기인 90년대부터 지금까지 소개된 조각, 사진, 벽화, 설치미술 등 총 38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물론 15000만원짜리 바나나도 있다.

작품들은 대체로 보기에 단순하고 바로 이해할 수 있는 극사실적 조각과 회화가 주를 이루며, 미술사를 슬쩍 도용하거나 익숙한 대중적 요소를 교묘히 이용해 카타르시스나 통쾌함 같은 감정을 이끌어낸다.

작품에 대한 직접적 참조보다는 우리는 누구인가, 관계란 무엇인가 등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관람객으로 하여금 생각의 장을 펼치거나 토론하게 만드는 것도 흥미롭다. 실제 모습에 가까운 작품들은 아이들에겐 호기심 그 자체다. 바닥을 뚫고 나와 놀란 표정을 짓고 있는 남자의 모습, 전시장 한 복판에서 무릎을 꿇고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눈총을 받는 히틀러의 모습은 그 의미를 모르고 보아도 재밌다.

이번 전시는 716일까지 진행되며 관람료는 없다. 현장 대기가 가능하지만 정원 제한으로 인해 입장이 불가할 수 있으므로 사전에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다. 예약은 리움미술관 홈페이지(www.leeum.org)에서 가능하다.

-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3422

 

하리보 골드베렌 100주년 생일 기념전

하리보생일 기념전
하리보생일 기념전

지난 가을부터 100번째 생일을 맞이한 곰돌이의 생일 파티로 인사동이 떠들썩하다. 알록달록한 색감에 쫄깃한 식감, 구미 젤리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브랜드 하리보의 곰돌이 골드베렌이 바로 그 주인공.

아이들은 물론 어른까지 두터운 팬층을 자랑하는 하리보 골드베렌은 가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곰돌이다. 1년에 3조원 가량의 연 매출을 불러 일으킨다. 아인슈타인과 BTS의 뷔도 이 곰돌이를 좋아하다고 전한 바 있다. 한국에서도 골드베렌의 영향력은 막강한데, 각종 신제품들이 넘쳐나는 국내 젤리 시장에서 하리보는 굳건히 1위를 차지하며 흔들리지 않는 인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렇듯 어른과 아이, 국내외를 막론하고 사랑받는 하리보 골드베렌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서울 인사동에서 특별한 전시가 펼쳐지는 중이다.

하리보생일 기념전
하리보생일 기념전

전시는 침대, 책상, 책장마다 하리보 굿즈가 가득한 하리보리안의 방’, 다채로운 동식물 젤리로 꾸민 판타지 공간 야생젤리 보호구역’, 아카이브와 굿즈들을 통해 하리보의 흥미로운 역사는 물론 몰랐던 이야기들을 볼 수 있는 한스 리겔 도서관’, 동작인식 센서로 하리보 패키지 속에 들어간 듯한 체험과 다양한 터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원더풀 카니발등을 포함한 총 8개의 챕터로 구성된다.

여기에 강준영, 김병관, 노보, 이은숙, 이상원 작가 등 트렌디한 국내 작가들이 하리보 골드베렌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작품까지 감상할 수 있다. “하리보는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줍니다. 그리고 어른들도요라는 하리보 제품 광고의 카피처럼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전시다.

지난 10월부터 이어진 전시는 오는 312일에 막을 내린다. 티켓 가격은 성인 2만원, 청소년 및 어린이 15000. 네이버 및 인터파크를 통해 사전에 티켓팅 할 수 있으며 현장 발권도 가능하다. 새학기가 시작되기 전, 아이들의 손을 잡고 전시회 관람과 함께 인사동 가족나들이 코스를 꾸려보는 건 어떨까?

-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길 49, 인사센트럴뮤지엄

 

구스타프 클림트, 골드 인 모션

구스타프 클림트, 골드 인 모션
구스타프 클림트, 골드 인 모션

어둠 속에서 유럽의 어느 미술관이 서서히 등장하고 뒤이어 클림트와 마카르트의 신고전주의 프레스코화가 차례로 나타난다. 작품과 건물 간에 이어지는 이 대화는 부르크 극장의 기념비적인 천장 장식에서 절정에 도달하며 관람객을 오스트리아 빈 미술사 박물관으로 데려다 놓는다. ‘구스타프 클림트, 골드 인 모션은 이렇게 시작한다.

광진구 빛의 시어터에서 선보이는 구스타프 클림트, 골드 인 모션은 빛을 이용한 미디어 아트 전시다. 20세기 황금빛 색채의 화가이자 우리에겐 키스(The Kiss, 1908)’로 잘 알려진 구스타프 클림트 작품을 빛과 음악으로 새롭게 재해석했다. 대표작인 키스는 물론, ‘유디트(1901)’‘생명의 나무(1905~1909)’와 인상주의 특징이 더해진 양귀비 언덕(1907)’ 등의 작품을 볼 수 있다.

1000여평 전시장의 바닥과 벽, 천장을 가득 메운 작품은 남다른 몰입감을 선사한다. 사방으로 퍼졌다 때론 가까워지기도 하고 발 아래로 빙글빙글 돌아가기도 하는 장면이 마치 작품 속에 들어간 듯한 기분을 준다.

손 대면 감촉이 느껴질 법한 고화질의 영상과 효과음 및 음악도 한몫 한다.

클림트 뿐만 아니라 클림트에게 영향을 준 작가인 에곤 쉴레를 비롯해 색의 신비함을 표현한 프랑스 누보레알리즘의 대표 화가 이브 클랭 등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구스타프 클림트, 골드 인 모션
구스타프 클림트, 골드 인 모션

한편 전시가 펼쳐지는 빛의 시어터1963년 개관한 우리나라 최초의 공연장인 워커힐 시어터를 빛으로 재탄생시킨 문화예술 재생 공간이다. 옛 워커힐 시어터의 특징을 살리기 위해 샹들리에, 리프트 같은 무대장치들을 그대로 보존해 과거의 흔적들을 재현했다.

이번 전시는 오는 35일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전시는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이어지며 관람료는 성인 기준 29000원이다. 네이브 예약을 이용하면 주중 조조할인, 가족할인 등의 할인혜택을 챙길 수 있다.

- 서울 광진구 워커힐로 177 워커힐호텔 지하1, 빛의 시어터

 

- 신다솜 칼럼니스트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