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기준금리 3.50% 동결
추가 인상 가능성 여전히 존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23일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3.50%인 기준금리를 조정 없이 동결했다.

우리나라 경제가 지난해 4분기부터 뒷걸음치기 시작한데다 수출·소비 등 경기 지표도 갈수록 나빠지는 만큼, 추가 금리 인상으로 소비·투자를 더 위축시키기보다 일단 이전 인상의 물가 안정 효과나 경기 타격 정도를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금통위는 지난 202182615개월 만에 0.25%포인트 올리면서 이른바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섰다. 그 뒤로 기준금리는 같은 해 11, 작년 1·4·5·7·8·10·11월과 올해 1월까지 0.25%포인트씩 여덟 차례, 0.50%포인트 두 차례, 모두 3.00%포인트 높아졌다.

일단 이날 동결로 큰 흐름에서 20218월 이후 지난달까지 15개월간 이어진 금리 인상 기조가 깨졌고, 연속 인상 기록도 일곱 차례(작년 4·5·7·8·10·11, 올해 1)로 마감됐다.

한은이 여덟 번째 금리 인상을 피한 것은 무엇보다 경기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분기 대비)은 수출 부진 등에 이미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0.4%)로 돌아섰다.

수출 감소, 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90.2) 역시 1(90.7)보다 0.5포인트 떨어졌다.

이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미국과 격차는 1.25%포인트(한국 3.50%·미국 4.504.75%)로 유지됐다. 시장의 예상대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3월과 5월 최소 두 차례의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 격차는 역대 최대 수준인 1.75%포인트 이상까지 벌어진다.

따라서 앞으로 미국 연준의 통화 긴축이 예상보다 길어져 실제로 자금이 뚜렷하게 빠져나가거나 다시 1300원을 넘은 원·달러 환율이 급등할 경우, 공공요금 인상 등의 여파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은의 기대와 달리 3월 이후에도 5%대에서 내려오지 않을 경우, 한은이 다시 한 차례 정도 추가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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