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AI인 챗GPT의 기술적 기반은 2017년 구글이 발표한 논문인 ‘Attention is all you need’다. 인간이 쓰는 자연어의 단어와 문장의 관계를 이해하는 인공신경망 구축의 이론적 기반이다.
생성AI인 챗GPT의 기술적 기반은 2017년 구글이 발표한 논문인 ‘Attention is all you need’다. 인간이 쓰는 자연어의 단어와 문장의 관계를 이해하는 인공신경망 구축의 이론적 기반이다.

지금은 모든 산업에 광범위하게 AI가 도입되는 변곡점이다. 스타트업부터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생성 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는 고객이 생성 AI와 초거대 언어 모델의 획기적인 이점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 22220224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던진 공약이다. 엔비디아는 생성AI의 중심이다. 지금 생성AI는 모든 빅테크 이슈를 잡아먹는 블랙홀이다.

오픈AI는 챗GPT로 생성AI를 대중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MS는 오픈AI에 투자하면서 생성AI 상용화의 선두에 선 빅테크가 됐다. GPT와 결합한 빙을 통해 검색엔진에서 응답엔진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

316일로 예정된 ‘AI를 활용한 일의 미래라는 MS 이벤트에선 챗GPT가 탑재된 오피스365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GPT가 대신 이메일을 써주는 아웃룩과 생성AI가 디자인을 잡아주는 파워포인트 그리고 각종 통계를 스스로 반영하는 반자동화된 엑셀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문장 관계 이해하는 신경망 구축

그렇지만 이런 모든 생성AI 가치사슬의 끝에는 엔비디아가 있다. 생성AI는 빅데이터를 머신러닝하면서 성장하기 때문이다. 머신러닝의 필수제가 엔비디아의 GPU.

지금은 고유명사처럼 쓰이고 있지만 솔직히 GPU는 엔비디아 젠슨 황 CEO가 창안한 명칭이다. 당시만 해도 인텔이 만든 CPU와 구분하기 위해 쥐어 짜낸 이름이었다. CPU는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다. CPU는 종합적인 연산을 담당한다. 반면 GPU는 그래픽 관련한 정보를 처리하는 장치다. 그래서 이름부터가 그래픽 프로세싱 유닛이다.

생성AI 시대 이전까지는 컴퓨터의 코어는 늘 중앙처리장치인 CPU로 여겨져 왔다. 인간의 두뇌로는 할 수 없는 난해한 계산을 처리하는 핵심 장치기 때문이다.

반면 GPUCPU가 해낸 그 어려운 연산을 디스플레이를 통해 인간에게 보여주는 보조 장치였다. 이게 역전된 게 머신러닝과 빅데이터 기술이 보편화되면서부터다. CPU보다 GPU가 더 유용해진 것이다.

뉴진스급 인기를 자랑하는 생성AI인 챗GPT의 기술적 기반은 2017년 구글이 발표한 논문인 ‘Attention is all you need’. 인간이 쓰는 자연어의 단어와 문장의 관계를 이해하는 인공신경망 구축의 이론적 기반이다. 각각의 단어는 데이터다. 이전까지 인공지능은 단어의 의미만을 이해했다. 지금의 인공지능은 단어와 단어 사이의 관계까지 이해한다. 단어마다 다른 어텐션을 이해하고 맥락을 유추하기 때문이다. 뉴진스의 데뷔곡 어텐션의 가사를 생성AI가 읽고 쓸 수 있다는 의미다.

이렇게 대량의 데이터를 학습할 수 있는 신경망의 이름이 트랜스포머다. GPT 역시 제너레이티브 프리-트레인드 트랜스포머(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의 약자다. 그런데 GPT 같은 인공신경망을 훈련 시키려면 어마어마한 컴퓨팅 파워가 필요하다. 여기서 엔비디아의 가치가 커진다. 빅데이터 머신러닝에선 GPUCPU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CPU는 복잡한 생각을 복잡하게 풀어내는 장치다. 철학자의 두뇌라고 할 수 있다. 반면 GPU는 복잡한 생각을 잘게 쪼개서 단순하게 풀어낸다. 군인의 두뇌라고 할 수 있다. 그래픽이라는 것도 결국 복잡한 그림을 01이라는 디스플레이 주사선의 깜빡임으로 바꾼 것이다.

생성AI는 결국 빅데이터를 잘게 쪼개서 단순하게 변환한 다음 하나하나 학습한다. 철학자처럼 책을 통째로 이해하는 게 아니라 군인처럼 동작 하나 하나를 훈련 받는 것이다. 대신 GPU가 엄청나게 많이 필요해질 뿐이다. GPU는 엔비디아의 영토다.

생성AI 가치사슬 정점매출·이익 수직상승

CPU 병렬화한 비트코인 채굴장치로 실적 급등

자율주행 컴퓨터 토르 첫선, 테슬라에 도전장

CPU도 자체개발, 빅테크 생태계 끝판왕 야심

GPT를 개발한 오픈AI20193월 비영리 단체에서 영리 단체로 전환하고 MS의 대규모 투자를 받기 시작한 것도 사실 그래서였다. 2019년 당시 오픈AIGPT3를 개발하고 있었다. 이론적 수준이었던 GPT2와 달리 GPT3에선 실제로 초거대 언어 모델을 구현해야만 했다. 어마무시한 컴퓨팅 파워가 필요하다는 걸 절감했다. 바꿔 말하면 엄청난 GPU가 필요했다. 오픈AI 같은 스타트업이 감당할 수 없었다.

결국 챗GPTMS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를 기반으로 구축될 수밖에 없었다. MS의 애저는 아마존의 AWS와 함께 대표적인 클라우드 서비스다. 이제는 인프라 스트럭쳐 애스 어 서비스라고까지 정의된다. 그만큼 산업적 기반 기설이다.

 

게이밍 추락에도 날개 돋친 주가

MS 애저에는 1만개 이상의 GPU가 있다. 그런데 MS202211월 수만개 이상의 최신 GPU 공급 계약을 엔비디아와 맺었다. 202211월은 챗GPT가 세상에 첫 선을 보인 시기다. 이쯤되면 GPU is all you need. 생성AI가 대중화되고 상용화될수록 엔비디아의 주가와 가치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아직은 반도체 불황기다. 인플레이션은 아직 꺾일 줄 모른다. 최근 파월 연준 의장은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3FOMC에서 50bp 빅스텝 기준금리 인상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고용과 수요를 꺾어버려야 인플레를 잡아버리기 때문이다. 당연히 산업의 쌀인 반도체 수요도 부진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재고는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엔비디아만큼은 예외다.

솔직히 지난 222일 발표된 엔비디아 실적은 매출과 영업이익만 놓고 보면 부진했다고 말해야 옳았다. 매출은 605000만달러였다.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했다. 순이익은 217400만달러였다. 전년 동기 대비 35% 줄었다. 한때 엔비디아의 성장 견인차였던 게이밍 부문 매출은 183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이 났다. 그런데도 엔비디아 주가는 7% 넘게 급등했다.

사실 엔비디아 주가는 2023년 올해 들어서만 50% 가까이 올랐다. 사실 시장은 현재 엔비디아의 실적엔 별로 관심이 없다. 시장의 시선은 엔비디아의 미래에 꽂혀 있기 때문이다. 생성AI가 창출할 무한한 GPU 수요 말이다. 당장 4분기 실적만 봐도 알 수 있다. 엔비디아의 4분기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362000만달러였다.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다.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 안엔 생성AI 관련 반도체 매출이 포함돼 있다.

 

시장 수요처 스스로 탐색

엔비디아의 GPU는 시장에서 스스로 알아서 수요처를 찾아내는 신통방통한 제품이다. 원래는 컴퓨터 그래픽 처리 장치였지만 이걸 전혀 다른 쓰임새로 활용하는 사용자들이 늘어났다. 비트코인 채굴 장치가 대표적이다. 비트코인을 채굴하려면 엄청난 양의 컴퓨터 연산을 수행해야만 한다. 군인의 삽질이 필요한 것이다.

결국 비트코인 채굴자들은 CPU보다는 GPU가 채굴에 유용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엔비디아 GPU를 무더기로 병렬화한 비트코인 채굴 장치가 등장했다. 이렇게 수요가 늘어나니 엔비디아 실적과 주가도 솟아올랐다. 문제가 생겼다. GPU 채굴 장치는 지나치게 막대한 전력을 소모한다. GPU의 탄소 배출 문제로 논란이 일었다.

이때 새로운 수요처가 또 발견된다. 자율주행이다. 자율주행 장치가 레이다와 라이다에서 카메라로 넘어가면서 GPU가 각광 받게 됐기 때문이다. 레이다는 초음파로 물체를 구분한다. 라이다는 레이저로 물체를 판독한다.

인공지능이 발전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자동차의 AI가 카메라로 사물을 촬영하고 식별하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사람처럼 자동차도 눈이 생긴 것이다. 대표적인 게 테슬라 비전이다.

테슬라 비전이 AI로 도로의 사물을 인식하는 원리도 챗GPT가 언어를 학습하는 것과 유사하다. 수많은 사물 이미지를 반복 학습해서 도로 위의 아이와 신호등을 인지하게 되는 것이다. 반복 학습에선 무조건 엔비디아 GPU가 필요해진다. 나아가서 엔비디아는 지난해 자체 신기술 발표회인 GTC 2022에서 차량용 컴퓨터 드라이브 토르를 선보였다.

카메라 기반 자율주행에서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 받는 테슬라의 자율주행컴퓨터 도조와 경쟁구도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테슬라에 GPU를 파는 걸 넘어서서 테슬라 경쟁사한텐 아예 자율주행 플랫폼을 팔려는 것이다. 블록체인과 자율주행은 모두 엔비디아한텐 호재들이다.

이젠 생성AI까지 더해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생성AI 분야의 총 시장 규모는 2027년까지 620억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엔비디아 역시 생성AI 덕분에 매출과 이익이 모두 25% 이상씩 증가할 것이라고 낙관한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엔비디아는 GPU를 넘어 CPU까지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20209월부터 ARM 인수를 추진했었다. 암은 시스템 반도체를 설계하는 영국의 반도체 설계 기업이다.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기술은 암의 반도체 설계가 있어야만 실현이 가능하다. 사실상 반도체 생태계의 꼭대기에 있다. 한때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암을 전격 인수했던 이유다.

이걸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가져오려고 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각국의 독점 규제 탓이었다. 그렇다고 생태계 끝판왕을 노리는 엔비디아의 야심이 꺾인 건 아니다. 엔비디아는 자체 개발한 CPU2023년 안에 상용화할 계획이다. GPU 시장의 80%를 점유한 데 이어 이젠 CPU 시장까지 노리는 것이다.

엔비디아 CPU의 이름은 그레이스다. 엔비디아 CPUGPU를 함께 쓰면 다른 CPU를 썼을 때보다 컴퓨팅 파워가 10배 이상 빨라질 수 있다. 생성AI 시대의 경쟁은 결국 컴퓨팅 파워 경쟁이다. 생성AI 선두를 놓고 경쟁하고 있는 MS도 구글도 테슬라도 10배 증강 되는 컴퓨팅 파워를 거부할 순 없다. 지금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로또 맞은 빅테크는 엔비디아다.

- 신기주 더 밀크 코리아 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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