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빙’vs 구글‘바드’주도권 다툼

챗GPT는 사용자가 대화창에 텍스트를 입력하면 그에 맞춰 대화를 함께 나누는 서비스로 돌풍을 일으키기고 있다.
챗GPT는 사용자가 대화창에 텍스트를 입력하면 그에 맞춰 대화를 함께 나누는 서비스로 돌풍을 일으키기고 있다.

202211GPT’가 공개된 후 정보기술(IT) 세상이 바뀌고 있다. ‘은 채팅의 줄임말이고 GPT‘Generated Pre-trained Transformer’의 앞 글자를 딴 것이다. 오픈AI(OpenAI, openai.com)가 개발한 대화 전문 인공지능 챗봇이다. GPT는 사용자가 대화창에 텍스트를 입력하면 그에 맞춰 대화를 함께 나누는 서비스로, 공개 단 5일 만에 하루 이용자가 100만명을 돌파하면서 돌풍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GPT가 돌풍을 일으킨 핵심은 생성(Generative) AI’에 있다. 생성 AI는 기계가 스스로 학습해 알고리즘을 만들어 이용자가 원하는 형태로 글·이미지·영상 등을 생성해 내는 기술이다. 기존 AI가 데이터와 패턴을 학습해서 대상을 이해하는 것이라면, 생성 AI는 기존 데이터와의 비교 학습을 통해 새로운 콘텐츠를 탄생시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질문에 대한 답변은 물론 논문 작성, 번역, 노래 작사·작곡, 코딩 작업 등 광범위한 분야의 업무 수행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존 AI와는 확연히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다.

IT 업계에서는 챗GPT가 웹 브라우저(1994), 구글 검색엔진(1998), 아이폰(2007)에 이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특히 현재 글로벌 검색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구글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지난해 말 영국 인디펜던트‘Google is done(구글은 끝났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챗GPT로 대표되는 대화형 인공지능 검색이 구글을 대체할 수 있다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이에 위기감이 높아진 구글은 지난 26일 챗GPT 대항마로 대화형 AI 서비스 바드(Bard)’ 출시를 공식화했다. 그런데 다음 날인 27일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사의 검색 엔진 (Bing)’에 챗GPT 기반 언어모델을 장착했다고 발표했다. 바야흐로 AI와 결합한 검색시장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글로벌 경쟁이 본격화됐다.

AI 챗봇은 구글 등 기존 검색엔진을 위협하는 경쟁자가 될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수많은 검색 결과 중 필요한 정보를 이용자 스스로 최종 선택해야 하는 일반적인 검색 엔진과 달리, 인공지능(AI) 챗봇은 확률적으로 가장 적확한 답 한 가지를 이용자에게 바로 제시하기 때문이다.

MSAI 관련 사업에 오픈AI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MS는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에 총 100억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결국 MS는 오픈AI가 개발한 인공지능 언어모델 GPT가 적용된 챗봇을 올해 27일 자사 검색엔진 에서 선보였다. 출시 직후 100만명 가까운 사람이 베타서비스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IT시장 조사회사 시밀러웹 데이터는 빙이 챗봇 서비스를 시작한 지난달 7일부터 이달 20일까지 빙의 페이지 방문자 수가 15.8% 증가했다고 22(현지시각) 보도했다. 같은 기간 검색 시장 1위 회사인 구글의 페이지 방문자 수 증가율은 약 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빙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도 크게 늘었다. 데이터닷AI 조사에 따르면 올해 11일부터 24일까지 약 한 달 동안 10만건이었던 빙 앱 다운로드 건수는 25일부터 311일까지 81만건으로 8배 넘게 급증했다. 반면 구글 앱 다운로드 건수는 같은 기간 298만건에서 291만건으로 약 2% 줄었다. 구글도 자사 AI 챗봇 바드를 앞세워 반격에 나설 태세다. 구글은 미국과 영국에서 바드 서비스를 시작했다. 구글은 GPT보다 매개변수(파라미터)가 적어 반응 속도가 빠르다는 점을 바드의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구글과 MSAI 챗봇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구글의 바드가 MS의 빙보다 기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시장에서는 비록 바드의 출시는 늦었어도 구글이 전 세계 검색 시장을 장악하고 AI 분야 선두주자인 만큼 챗GPT를 등에 업은 MS를 넘어설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글로벌 투자은행 DA데이비슨의 길 루리아 애널리스트는 검색 시장에서 빙의 점유율은 구글의 10분의 1도 안 되기 때문에 구글 이용자의 1~2%만 빙으로 넘어와도 빙과 MS엔 실질적인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하제헌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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