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면은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불행하게도, 많은 사람들이 불면증과 다른 수면 장애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국내 수면장애 환자는 연간 70만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불면과 수면 장애 고민을 해결해 주는 슬립테크 시장이 급부상 중인 이유다. 슬립테크는 수면과 관련된 문제 극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으로 다가오고 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슬립테크 시장은 2019년 약 110억달러(한화 약 14조4000억원)에서 2026년 321억달러(한화 약 42조1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도 신시장에 뛰어들며 고객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한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매트리스·토퍼·베개 등을 판매하는 스타트업 ‘삼분의일’은 슬립테크 역량 강화를 위해 테크 본부를 신설했다.

삼분의일은 전주훈 대표가 잠을 못 잤던 경험을 토대로 시작된 스타트업인데, 최근 이곳의 매트리스 누적 판매액은 500억원을 넘겼다. 삼분의일은 올해 사업 박차를 위해 삼성전자 출신 백인걸 최고기술책임자를 영입했다. 이곳은 올해 상반기 내 생체신호를 측정·분석해 최적화된 수면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마트 매트리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헬스케어 기업 ‘해피문데이’도 슬립테크 사업 영역 확장을 선언했다. 보통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불면증이 많이 나타나고 월경전후 호르몬 변화와 함께 수면 불편을 겪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기업이 집중하는 여성 건강과 수면이 밀접하게 연결된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해피문데이는 낮밤으로 움직이는 각성 수면 주기를 활용해 영토를 확장할 계획이다.

대표 가전기업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LG전자는 사내독립기업 슬립웨이브 컴퍼니의 수면 케어 솔루션 ‘브리즈’를 올해 상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가전 제어 플랫폼 ‘스마트싱스’ 앱에서 가전제품을 수면모드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타사 수면 관련 제품도 등록해 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확장성을 확보하고 있다.

슬립테크 발전에 따라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 건강과 복지를 향상시킬 수 있는 더 많은 선택권을 갖게 됐다. 혁신적인 솔루션으로 주목받는 만큼, 수면의 질 향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 가지 조언을 남기자면, 슬립테크에서 비롯된 제품들은 개인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긴 하지만 수면장애 환자일수록 이것을 전문 의학의 조언으로 대체해 받아들여선 안 된다. 만성적인 수면 문제를 경험하는 사람일수록 의료 전문가와 상담해 문제의 근본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자.

- 김진화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