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칼럼은 글로벌 공급망(GVC) 관리 분야의 석학으로 손꼽히는 요시 셰피(Yossi Sheffi) MIT 교수가 최근 미국 유력매체 ‘The Hill’에 기고한 ‘Moving the needle on supply chain sustainability’ 제하의 칼럼 내용을 번역했다.

*칼럼의 번역은 중소기업뉴스의 ‘Global View’ 칼럼을 담당하는 류종기 EY한영 지속가능금융(ESG) 상무가 진행했다.

그린피스의 신규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미국에서 5100만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 중 약 5%만이 재활용되었는데, 이는 2014년 최고치인 9.5%와 비교할 때 감소한 것이다. 이 보고서는 또한 미국에서 포장에 사용되는 그 어떤 플라스틱도 엘렌 맥아더 재단이 제시한 '재활용 가능'의 정의를 충족시키지 못한다고도 지적했다.
그린피스의 신규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미국에서 5100만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 중 약 5%만이 재활용되었는데, 이는 2014년 최고치인 9.5%와 비교할 때 감소한 것이다. 이 보고서는 또한 미국에서 포장에 사용되는 그 어떤 플라스틱도 엘렌 맥아더 재단이 제시한 '재활용 가능'의 정의를 충족시키지 못한다고도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여론조사에서 소비자들은 환경에 관심이 있다고 말한다. 2022년 보고서에서도 소비자 중 66%가 지속 가능하고 친환경적인 제품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현재의 인플레이션 추세 이전에도, 많은 연구들은 이보다 훨씬 더 높은 응답률을 발표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 관리자들은 현실은 이와는 매우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지난 2019년 MIT 트랜스포테이션, 로지스틱스 연구센터(Center for Transportation & Logistics, CTL, 센터장: 요시 셰피 교수)는 한 슈퍼마켓 코너에서 소비자들의 실제 행동을 관찰하며 실태조사 목적으로 실험을 진행한 바 있다.

지속 가능한 제품(재활용 종이로 만든 지류, 유독성 화학물질이 함유되어 있지 않은 세탁 세제 등)과 일반 제품을 나란히 전시했을 때 소비자의 14%만이 지속 가능한 제품을 선택했다.

실험이 진행된 곳은 미국에서 가장 진보적인 주 중 하나로 손꼽히는 북동부에 위치한 메사추세츠주였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에게 경제논리는 지속가능성을 능가한다고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다.

물론, 전대미문의 감염병 대유행을 겪으면서 우리는 사람들을 변화하도록 설득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알게 되었다.

바이러스 질병과 사망 간에 인과관계가 매우 명확했음에도 불구하고 실망스럽게도 많은 사람들은 마스크와 사회적 거리 두기 및 백신 접종에 대한 전문가들의 조언과 호소를 듣지 않는 행동을 선택했다.

앞으로 수십년 후의 환경 위험에 직면하여서도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행동을 바꾸도록 설득하는 것은 극복하기 어려운 장애물처럼 보인다.

일부 소비자들은 지속 가능한 생활 방식으로 사회를 움직이게 하는 책임이 정부에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2021년 유럽 기후법(European Climate Law), 2022년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과 같이 많은 국가의 정부기관들은 지속 가능한 선택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정했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 실행과 조치는 국민들의 선호에 의해 제한되는데, 2018년 탄소세에 반대하는 프랑스의 노란 조끼 시위나 2014년 '탄소세 폐지' 캠페인 후 호주에서 자유당이 압승한 사실을 떠올려 보면 이해가 된다.

여전히 많은 수는 친환경에 지갑을 여는 소비 행동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지 않고 정부의 행동 역시 유권자들의 선택에 의해 제한될 수 있기 때문에, 결국 의미 있는 행동은 기업의 경영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이미 기업들은 점점 더 많은 실행 압력을 받고 있는 중이다.

예를 들어, MIT CTL 연구센터와 공급망 관리 전문가 협의회(CSCMP)가 매년 발표하는 공급망 지속 가능성 보고서는 공급망을 보다 지속 가능하게 만들기 위한 기업의 노력을 측정하는 연구다.

약 3000건 이상의 글로벌 설문 조사 응답과 심층 경영진 인터뷰를 기반으로 한 이 보고서에는 지난 3년 동안 기업이 공급망 지속 가능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투자자, 최고 경영진 및 소비자들로부터의 압력이 증가하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압력이 얼마나 실질적인 공급망 변화로 이어지고 있는지는 사실 명확하지 않다. 그러한 압력이 기업이 달성해야 하는 목표 설정으로 이어지는 등 많은 지원과 관심을 이끌고는 있지만, 반드시 투자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기업 경영진들은 어떻게 지속 가능성 성과를 낼 수 있을까?

가장 첫 번째로는 기업의 지속 가능성이 결국은 공급망 문제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기업의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고 줄이는 것은 대부분의 환경을 파괴하는 제조 공정이 해외 외주, 공급업체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면 의미가 없다. 실제 많은 기업들은 원부자재나 부품을 공급받는 협력업체에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고 줄이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

그러나 MIT CTL 연구센터가 진행하고 있는 여러 연구 프로젝트에서 입증된 바와 같이 기업이 자체적인 물류 및 공급망 관리 운영에서 달성할 수 있는 녹색 이니셔티브는 생각보다 훨씬 더 많다. 몇 가지 방안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라스트마일 물류 재설계하기 Redesigning last-mile delivery

배송 트럭이 여러 고객에게 상품을 전달하기 위해 경로를 탐색할 때, 표준 최적 라우팅 알고리즘은 탄소배출 감소와 관련한 사항을 포함하도록 조정될 수 있다.

MIT 연구팀이 개발한 두 가지 측정 방법에는 (엔진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고도 및 도로 경사와 화물의 무게에 대한 내용이 포함된다.

가장 무거운 화물을 먼저 운송하여 나머지 운송 경로에 대한 트럭의 짐을 가볍게 하고, 고도가 높은 지역의 이동거리 영향을 고려하여 가파른 경사지를 우회하면서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아이디어였다.

멕시코시티의 8000개 소매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맥주회사와 협력하여 개발한 MIT 모델은 모든 고객에게 공급하는 데 사용되는 총 연료 양을 평균 5% 줄일 수 있었다. 이는 운송 경로가 더 길었음에도 불구하고 달성한 결과였다.

소비자 선택에 영향 미치기 Influencing consumer choices

멕시코 대형 소매업체 코펠(Coppel)과 협력하여 멕시코의 10개 지역에서 약 3000건의 홈 딜리버리를 분석한 결과, 조사 대상 소비자의 90%가 구매 시점에 환경적 인센티브가 주어진다면 배송을 5일까지도 연기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가장 효과적인 유인책은 지연 배송 옵션을 선택하여 이로 인해 구매자가 얼마나 많은 나무를 구했는지 알려주는 것이었다.

이 옵션은 다른 유형의 메시지, 예를 들어, 40% 미만으로 절약된 이산화탄소 배출량(CO2 kg) 보다 효과가 뛰어났으며, 이는 판매 시점에 메시지의 특성이 효과에 있어서 핵심적임을 시사한다.

회수용 포장재에 인센티브 부여하기 Incentivizing returnable containers

많은 기업들(특히 유럽 지역)이 소비자 배송을 위해 회수용 포장재(returnable containers)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로 반품하지 않는 소비자들로 인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독일의 한 소매업체는 현재 재사용 가능한 폴리프로필렌 상자를 소비자가 다시 보내도록 장려하기 위해 환불 가능한 보증금을 부과함으로써 재사용 가능한 폴리프로필렌 상자의 90%를 회수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바우처 기반 인센티브 및 반품 라벨과 같은 몇 가지 방안과 체계를 탐색했다.

이렇게 여러 연구 프로젝트들을 통해 우리는 운영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탄소 배출량 감소를 지원하기 위해 구매 행동의 방향을 조정하도록 공급망이 설계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요시 셰피 교수는] MIT 엔지니어링 시스템학과의 Elisha Gray II 교수이자 MIT 트랜스포테이션, 로지스틱스 연구센터장이다. 중국을 비롯해 유럽·동남아시아에 물류 연구센터를 설립하며 글로벌 공급망 연구를 면밀히 주도해온 장본인이다.

특히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글로벌 공급망 위기 상시화 시대에 대·중소기업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을 지지하고 미국의 기업 간 상생 극복 사례를 제시하기도 했던 요시 셰피 교수의 저서 ‘뉴애브노멀: 팬데믹의 그림자 서플라이 쇼크를 대비하라’가 지난해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구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우수학술도서)’에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 그는 세계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 ChatGPT를 포함한 첨단 기술과 인력 및 프로세스의 통합이 어떻게 미래 공급망 관리의 특징이 될 것인지 설명하는 ‘매직 컨베이어 벨트 : 공급망, 인공지능 그리고 일의 미래(The Magic Conveyor Belt : Supply Chains, A.I., and the Future of Work)’ 신간을 냈으며 한국에서도 곧 출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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