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 중 한 명이 이용하다 중도 포기
고령층 외 20~30대도 불편함 호소
사용자 환경 대폭 개선 서둘러야

한국소비자원이 당시 키오스크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 500명에게 최근 1년간 키오스크 이용 중 불편 또는 피해를 경험한 적이 있는지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46.6%(233명)가 불편 사항이 있다고 답했다.
한국소비자원이 당시 키오스크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 500명에게 최근 1년간 키오스크 이용 중 불편 또는 피해를 경험한 적이 있는지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46.6%(233명)가 불편 사항이 있다고 답했다.

최근 식·음료 프랜차이즈를 포함한 생활유통업계는 키오스크(Kiosk)가 점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키오스크는 일반적으로 터치스크린 방식을 활용해 고객이 직접 주문부터 결제까지 한 번에 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문제는 기술력의 발달이 고객 편의보다는 기업의 편의성에 중점을 뒀다는 데에 있다.

롯데멤버스가 자체 리서치 플랫폼 라임(Lime)을 통해 지난달 3일부터 9일까지 전국 10대 이상 남녀 1333명을 대상으로 키오스크 이용 경험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97.8%가 키오스크 주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해당 조사 결과는 그만큼 키오스크가 최근 소비자의 실생활에 파고든 것으로 풀이된다.

키오스크 주 이용 장소(중복응답)로는 △패스트푸드점(68.4%) △카페(52.7%) △영화관·공연장(34.1%) △음식점(34.0%) △마트·슈퍼(20.6%) △주유소·주차장(18.7%) △고속버스터미널·기차역(14.9%) △(무인)편의점(14.0%) △기타 공공시설(5.5%) 등이 자리했다. 단순히 식음료업계를 넘어 영화, 공연 등 문화업종과 마트, 편의점 등 유통업에서도 활성화된 모습이다.

그러나 전체 응답자의 36.3%는 키오스크 이용 진행 중 포기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령층뿐 아니라 젊은 층에서도 응답률이 비슷하게 나타난 것이 눈길을 끈다. 세부적으로 △20대 35.0% △30대 37.3% △40대 38.7% △50대 34.7% △60대 이상 37.0%으로 10대(24.2%)를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30% 이상의 비중을 나타냈다.

이 같은 상황이 일어난 배경은 키오스크 이용 중 불편함이 상당한 까닭이다. 응답자들은 복수 응답을 통해 △뒷사람 눈치가 보임(44.9%) △현금·상품권 사용이 어려움(37.3%) △포인트 적립·사용이 어려움(32.9%) △기기 오류가 잦음(31.0%) △메뉴 조작이 어려움(28.6%) △상품·서비스 설명이 자세하지 않음(27.8%) △옆에 도와주는 직원이 없음 (23.0%) △대면 주문보다 오래 걸림(19.1%) △텀블러 등 다회용기 사용이 어려움(12.5%) 등을 불편 사항으로 손꼽았다.

이는 지난해 11월 한국소비자원이 조사한 키오스크 사용 실태 결과와도 별반 다를 바 없다. 키오스크 사용 업장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지만 소비자 불편 사항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국소비자원이 당시 키오스크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 500명에게 최근 1년간 키오스크 이용 중 불편 또는 피해를 경험한 적이 있는지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46.6%(233명)가 불편 사항이 있었다 답했다.

이유로는 △주문이 늦어져 뒷사람 눈치가 보임(52.8%) △조작이 어려움(46.8%) △기기 오류(39.1%) 순(복수 응답)으로 나타났다. 특히 60대 이상의 경우는 △조작이 어려움(53.6%) △주문화면의 작은 글씨로 인한 불편(23.2%)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지난해 2월에 개정된 키오스크 KS 표준 ‘무인정보단말기 접근성 지침’에서는 장애인이나 고령자도 키오스크를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설계법을 제시하고 있다. 법적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디지털 소외계층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 △키오스크 표면에 이용 방법 안내 △폰트 크기 12mm 이상 △키오스크 화면 높이 최대 1220mm 초과 금지 △대체 콘텐츠 제공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그러나 막상 주요 공공‧민간분야 키오스크 20대를 대상으로 키오스크 KS 표준에 규정된 설계 준수 여부를 확인한 결과 70.0%(14대)는 KS 표준에 규정된 글씨 크기(12mm)보다 작았으며 60.0%(12대)는 키오스크 기기 자체 또는 첫 화면에 이용 방법을 표시하지 않는 등 해당 지침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키오스크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늘어난 인건비 부담과 디지털 기술 강화로 인한 비대면 거래 활성화 등의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최고의 수단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키오스크의 도입은 업장의 이익을 위한 것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소비자가 불편을 고스란히 감당해야 할 필요는 없다. 소비자의 편의를 더하기 위한 개선책이 절실히 요구되는 이유다.

특히 이 같은 조사 결과들은 키오스크에 대한 소비자 불편이 단순히 디지털 기술의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는 노령층 일부에 국한된다고 보기만도 어렵다. 젊은 층에서도 키오스크의 이용을 불편해하고 어려워할 정도라면 애초 기획·설계 단계부터 잘못된 것은 아니었을지 기업들은 되짚어봐야 할 것이다.

내년 1월부터는 공공기관 및 이동·교통시설을 시작으로 장애인 및 고령자도 무인 키오스크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접근성 개선 의무가 확대 적용된다고 한다. 기업과 소비자 편의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윈-윈(Win-Win)’ 효과를 내기 위해서 기업들이 이번 기회를 발판 삼아 사용자환경(UI) 및 사용자경험(UX) 개선에 더욱 박차를 가하길 바라본다.

- 김진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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