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기업은 국가경제를 뒷받침하는 힘이다

최근 세계 각국은 우수한 경영성과와 투자성과 창출로 국가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가족기업에 주목하고 있다. 가족기업은 수백 년 동안 자연스럽게 승계해 오면서 그 생존 능력이 검증됐으며, 국가경제에 이바지하는 역할이 근래 들어 재조명되고 있다.

영국 회계법인 EY(Ernst & Young)와 스위스 공립 장크트갈렌대학교(HSG)는 세계 경제 성장률이 2020년 한 해 동안 코로나19로 3.5% 감소했으나 글로벌 가족기업 지수(Global Family Business Index)에 편입된 기업은 빠른 경제 회복 탄력성으로 수익을 창출해 세계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데 기여했음을 증명했다.

1843년 영국에서 창간된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가 2008년부터 2014년까지 7년 동안 포춘(Fortune) 500대 기업을 가족기업과 비가족기업으로 양분해 매출액 증가율을 분석한 결과, 매년 각각 7%, 6.2%씩 증가해 가족기업이 코로나19 이전에도 비가족기업보다 경영성과가 우월함을 보였다.

그리고 2005년 유럽의 가족기업이 비가족기업보다 높은 성과를 낸다는 머레이(Maury) 연구를 시작으로 2009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슈바스(Schwass)가 아시아의 가족기업이 2002년 IT버블, 2008년 금융위기를 무난히 극복해 위기에 강하다는 것을 밝혔다.

우리나라는 2016년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2000년부터 2014년까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있는 기업 5966개(가족기업은 62%인 3,711개)를 표본으로 조사한 결과, 가족기업이 비가족기업보다 우수한 경영성과와 투자성과를 나타낸다고 발표했다.

2015년 중소기업청은 업력 30년 이상 기업은 전체 매출액의 38.7%, 자산의 49.2%, 자본의 45.4%를 차지하며, 업력 20∼30년 구간부터 고용능력과 납세액이 크게 증가하고 있음을 밝혀 장수 가족기업의 사회적 가치가 높아지고 있음을 보였다.

가치 제고하고 기업혁신 촉발

非가족보다도 경영·투자 우수

위기극복 탁월, 경제부흥 선도

한국세무학회가 2013년 업력 10년 이상, 자산규모 5억~1조원의 제조업 172개 표본을 추출 분석한 결과, 가업상속 업체당 평균 상속세는 92억 4500만원이나 이를 면제하더라도 상속 후 3.1년이 지나면 법인세, 근로소득세, 부가가치세 등 누적 납부액이 91억 8800만원으로 상속세 면제액을 상쇄할 수 있음을 분석했다.

가족기업이 비가족기업보다 더 훌륭한 경영성과와 투자성과를 창출하는 전략은 역사와 전통을 유지하면서 명예로 명품을, 명성으로 명문을 만들어 가는 데 있다. 가족기업은 승계받은 기업을 성장시키지 않거나 가치를 유지하지 못하고 다음 세대에 물려주는 것을 불명예로 여긴다.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가족기업은 전문화를 통해 기술 차별화를 이루면서 시대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최선의 노력을 꾀한다. 

또한 명품을 만들려는 비전을 일관성 있게 실천하는 경영철학을 지닌다. 1973년 양변기·욕실 부품 전문 제조기업 와토스코리아를 설립한 송공석 회장, 송태양 대표 부자가 그렇다. 양변기 절수분야에서 한 우물을 판 결과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유지하고 있다.

가족기업은 국가경제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힘이다. 과거에도 발전해 왔고 미래에도 발전할 것이다. 강인한 정신과 열정으로 온갖 역경을 극복하면서 자본과 시간을 투자해 일궈 놓은 가족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은 국가 경제 부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명문을 만들려는 가족기업 경영자는 국가 경제의 동맥과도 같은 역할을 함으로써 가족의 가치를 제고하고 기업의 혁신을 촉발시킨다. 우리 사회도 경쟁력 있는 기업 경영으로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는 가족기업을 격려하고 갈채를 보내며 응원하자. 이들의 뜨거운 열정이 울림으로 다가와 용솟음치는 전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윤병섭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교수·한국가족기업학회 회장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