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3일 당 핵심 지도부와 함께 중소기업중앙회를 찾았다. 당 대표 취임 이후 첫 번째 경제단체 방문이었다. 그만큼 중소기업계의 관심도 뜨거웠다. 이 자리에는 중소기업중앙회장과 여성경제인협회장 등 중소기업단체장과 전국의 업종별 중소기업협동조합 이사장 등 50명이 넘게 참석했다.

간담회에서는 정부의 주52시간 개편안의 목적인 노동유연성 확대가 퇴색되면 안된다는 목소리가 컸다. 최근 정부가 주52시간제를 노사가 합의하고 근로자 개인이 동의하면 연장 근로 단위를 월, 분기, 반기, 연단위로 유연하게 조정 할 수 있게 하는 개선안을 발표했지만, 찬반 논쟁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주문이 밀리면 납기일을 맞추려고 오버타임(연장근로)을 하고, 그렇지 않을 때는 휴식하는 것이 중소기업에는 꼭 필요하다”며 “노사자율적인 선택을 존중해 유연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당초 취지를 살리는 방향으로 개선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사실, 산업생태계에서 납기는 정말 중요하다. 자동차를 만들려면 2만개가 넘는 부품이 필요한데, 볼트, 너트 1개만 납기가 늦어도 안된다. 만약 원자재 수급상황이 여의치 않거나 갑작스럽게  물량이 몰리면 납기를 맞추기 위해 연장 근무가 불가피한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김기현 대표는 “근로시간 개편 문제를 포함한 많은 현안이 난제로 놓여 있는데, 이를 풀 책임이 당과 정치권에도 있지만 기업인에게도 있다”며 “근로제도 개편은 기업인의 미래이자 대한민국의 미래니까 함께 고민하면서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이어서 박수영 여의도연구원장도 “5년 전 근로기준법 개정 때는 ‘저녁이 있는 삶’이 아니라 ‘저녁을 먹을 수 있는 삶을 달라’ 하는 분들의 목소리가 크게 나왔는데, 이번에는 MZ노조 중심으로 목소리가 편향되게 나오다 보니까 ‘저녁이 있는 삶이 더 좋다’는 쪽으로 흘러갔다”고 진단하면서 “저녁을 먹을 수 있는 삶을 원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은 만큼, 이런 현장의 목소리가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이처럼 근로시간제 개편안에 대해 중소기업계와 집권여당 지도부 모두 노사합의에 의한 유연근로제 확대 필요성에 공감한 만큼 현장이 원하는 결과가 도출되길 기대한다.

그동안 정부나 국회와의 간담회를 보면 곤란한 건의에 대해서는 “검토하겠다”고 해놓고 시간이 지나도 답변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면 중소기업인들은 “또 안됐구나”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 5개월 동안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간담회 사례를 보면 중소기업계와 세 번의 간담을 했는데 건의사항에 대해 결과를 직접 두 번씩이나 공유하고, 수용이 안되더라도 결과를 알려줬다. 이는, 정치인을 바라보는 중소기업인들의 인식이 좋아지고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

집권 여당의 대표가 중소기업계를 방문해 “우리나라 일자리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근간을 형성하는 중소기업인이 자부심을 갖고 기업경영에 매진할 수 있게 국민의힘이 최선을 다해 뒷바라지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책임있는 정치행보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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