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마켓 우월적 지위 악용해 시장 독점
중소게임 돕는 토종 앱마켓 고사 기로
공정위, 구글에 과징금 421억원 부과

#1 구글은 대형 게임사 C의 ‘게임 x’ 원스토어 매출이 구글플레이 매출을 역전하자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이에 대형 게임사 C의 차기작 ‘대형게임 c’에 배타조건부로 종합적 지원을 제안하면서, 구글플레이 독점 확보에 성공했다. 평소 게임사들은 구글이 제공하는 피처링, 해외진출 지원 등을 매우 중요하게 인식해왔다. 피처링이란 소비자가 구글 앱 마켓을 열었을 때 가장 잘 보이는 1면에 게임을 게재해주는 것을 말한다. 구글은 이를 이용해 게임사들의 행동을 구속할 수 있었다.

#2 대형 게임사 A는 매출 극대화를 위해 ‘초대형게임 a’의 구글플레이 및 원스토어 동시 출시를 계획하고 있었다. 구글플레이 국내 점유율은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이지만, 아이템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하는 원스토어에 고과금 유저가 몰려 있다는 특성을 고려한 전략이었다.

그러나 구글은 2016년 6월 24일, 대형 게임사 A에게 구글플레이 독점 출시 조건 하에 피처링, 해외진출, 마케팅 지원 등 종합적인 지원을 제안하며 ‘초대형게임 a’ 원스토어 동시 출시를 포기하도록 했다. 특히 구글은 대형 게임사 A의 해외 진출을 지원할 수 있는 유일한 플랫폼임을 강조했다.

 

 

구글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한기정)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21억원을 물게 됐다. 국내외 게임사에 경쟁 앱마켓으로 꼽히는 원스토어로의 게임 출시를 막아 앱마켓 시장의 경쟁을 저해했다는 공정위 판단 때문이다.

현재 구글은 국내 안드로이드 앱마켓 시장에서 압도적인 시장지배적 사업자라고 봐도 무방하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구글은 매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플레이스토어 1면 노출 및 해외진출 지원 등을 구글플레이 독점 출시 조건부로 제공해, 게임사들이 자유롭게 원스토어에 게임을 출시하지 못하도록 했다.

실제로 구글플레이는 해외 및 국내 시장 모두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차지하는 게이트키퍼로서, 거래상대방인 게임사들에 우월적 지위를 갖고 있다. 중국을 제외한 전세계 안드로이드 앱마켓은 95%~99% 수준의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는 지난 2014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80%~95% 수준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구글은 이러한 행위를 원스토어가 출범한 2016년 6월부터 공정위가 조사를 시작한 2018년 4월까지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3N(넷마블, 넥슨, 엔씨소프트) 등 대형게임사 뿐 아니라 중소게임사, 해외 게임사까지 포함해 모바일 게임시장 전체에 대해 실행했다.

후발주자인 원스토어는 정상적으로 신규 게임을 유치하지 못했다. 공정위는 구글의 이 같은 행위가 원스토어의 직접적 매출 하락의 원인이 됐을 뿐 아니라 원스토어 플랫폼으로서의 가치를 떨어뜨렸다고 판단했다. 또, 구글이 앱마켓 시장에서 자신의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었다고 봤다.

원스토어는 통신 3사와 네이버가 손을 잡고 탄생시킨 앱마켓이다. 토종 앱마켓으로도 불리는 원스토어는 최근 ‘2023 게임콘텐츠 제작·마케팅 지원사업’ 파트너사로, 서울경제진흥원과 함께 우수 게임 콘텐츠를 발굴하는 데 앞장섰다. 해당 사업은 서울 소재 게임 분야 중소기업·스타트업 중 심사를 통해 총 18개 기업(제작 지원 8개사, 마케팅 지원 10개사)을 선발해 콘텐츠 개발과 마케팅 비용을 지원한다.

이 밖에도 원스토어는 국내 중소 게임사를 꾸준히 지원해왔다. 원스토어는 중소 인디 게임산업 발전을 위해 지난 2019년부터 ‘인디크래프트’ 후원을 이어오고 있다. 또, 지난 2020년부터는 월 거래액 500만원 이하 사업자를 대상으로 수수료 절반을 감면해주는 정책을 시행했다. 게임 글로벌 진출 면에선 구글플레이보다 아쉬울 수밖에 없는 위치지만, 그래도 한국에서 유일하게 구글플레이를 옥죄어 온 것은 애플 앱스토어가 아닌 원스토어였다.

물론 구글플레이도 ‘구글 인디게임 페스티벌’ ‘창구 프로그램’ 등으로 인디 게임 및 중소 게임사를 지원 중이다. 다만 후원과는 별개로, 국내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구글플레이가 이들 게임사를 대상으로 원스토어 게임 출시를 막고 게임사들을 압박한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원스토어에 게임을 내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국내 중소 게임사에겐 매출을 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앱마켓 시장 독점화는 연관된 모바일 생태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이 시장의 경쟁을 회복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중소 게임사와 인디 게임사를 지원할 마음이 있다면, 독점적 지위를 남용하는 것부터 멈추는 게 ‘진짜’가 아닐까.

- 김진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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