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베트남⋅홍콩 등 수출 대폭 감소
‘주52시간 따른 생산성 저하’도 한몫

중국, 베트남, 홍콩, 대만 등으로의 반도체·철강제품과 같은 중간재 수출 부진이 한국의 올해 1분기 수출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반도체 착시’ 현상이 걷히면서 그동안 반도체 의존도가 높았던 탓에 약화했던 수출 기반이 드러났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센터에서 ‘무역현안 관련 제3차 언론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발표했다.

무협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1분기 수출은 1515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6% 감소했다. 수입은 174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으며, 무역적자 규모는 225억달러로 집계됐다.

수출 증가율은 지난 1월 -16.4%, 2월 -7.6%, 3월 -13.6%, 4월(1∼20일) -11.0% 등으로, 감소세가 다소 완화되는 추세를 보였다. 수입은 1월 -2.8%, 2월 3.5%, 3월 -6.4%, 4월(1∼20일) -11.8%로 가파른 감소세가 지속됐다.

수출의 감소 폭이 수입의 감소 폭보다 큰 가운데 무역적자도 이어졌다.  통관 기준 무역적자는 1월 125억달러, 2월 52억달러, 3월 46억달러, 4월(1∼20일) 41억달러로 둔화하는 양상이다.

이처럼 올 1분기 수출 성적이 부진한 이유는 중국, 베트남, 홍콩, 대만 등으로의 반도체 수출이 감소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반도체를 포함한 중간재 수출의 경우 지난해 9% 증가했지만, 올 1분기엔 -19.5%로 감소했다.

국가별 중간재 수출 현황을 보면 중국 -29.6%, 베트남 -27.5%, 홍콩 -44.7%, 대만 -37.9% 등으로 모두 감소했다.

무협은 “이들 국가로의 반도체 등 수출 부진이 우리의 중간재 수출 부진으로 이어지는 양상”이라고 밝혔다. 국가·지역별로 보면 한국의 우회 수출 비중이 높은 중국과 베트남에서 수출 부진이 심화했다.  올 1분기 대 중국 수출 증가율은 -29.8%였고, 베트남은 -25.2%였다. 이는 일본(-10.1%), 미국(3.5%), EU(3.8%) 등에 비해서도 두드러지는 감소세다.

품목별로 보면 대표적인 중간재인 반도체의 1분기 수출 증가율이 -40%, 철강제품 -15.8% 등으로 나타났다. 반면 승용차 수출은 44%로 급증세를 보였다.

무협은 이 같은 수출 부진의 구조적 요인으로 △반도체 착시와 수출 산업기반 약화 △생산유연성 및 가격경쟁력 약화 △수출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확대 △미흡한 연구·개발(R&D) 생산성 등을 꼽았다.

무협은 이 가운데 최근 몇 년간 반도체 경기 호황에 힘입어 반도체가 수출 증가 추세를 주도해왔지만 반도체 외 품목의 수출 증가율은 2%대에 정체됐던 현상에 주목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7년간 반도체를 포함한 장치산업 수출은 연평균 6.1% 증가해온 반면, 선박·자동차·전자·기계 등 비장치산업 수출은 2.3% 줄었다.

무협은 “반도체 수출 급증으로 전체 수출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이면서 다른 산업들의 수출 기반이 약화한 것이 드러나지 않았다”며 “최근 반도체 수출마저 급감하자 우리의 세계수출 시장점유율은 2.7%대로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14년 만에 급락했다”고 분석했다.

나아가 무협은 ‘주 52시간 근로제’ 등 노동경직성이 높은 환경이 생산성을 떨어뜨린다고 강조했다.  현행 근로시간제 하에선 수출 중소기업들이 인력 운용에 큰 제약을 겪고 있고, 긴급 수주 증가 등 시장변동 상황에 대응하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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