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전중에서 한국인이 가장 많이 읽은 것이 <채근담:菜根譚>일지도 모른다. 채근담을 읽지 않아도 ‘채근담’하면 대부분 알아듣는다.
菜根譚에 “덕(德)은 사업의 기본이다”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사업을 발전시키는 기본바탕은 사업을 주재하는 사람이 가지는 德이라 했다. 기초가 德이기 때문에 기초가 튼튼해야만 그 위의 건조물도 든든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德이란 무엇이냐? 묻는다면 저자(著者)는 이렇게 답한다.
“덕(德)은 내손부터 더럽힌다” 무슨 일이든 그 오물(汚物)에 내손부터 댄다. 그러면 부하들도 따라서 하게 된다.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려면 자신이 동시에 물 흙투성이가 된다. 그것이 싫다고 해서 옆에 있는 사람에게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라 소리친다 해서 움직이겠는가. 德은 자기 손부터 먼저 더럽히는 사람이 진짜다”
물론 하나의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그 나름대로의 능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德과 능력을 비교할 경우, 명백히 德이 우위에 있다고 말했다.
“德은 才의 主. 才는 德의 奴다. 才가 있고 德이 없음은 가정에 主가 없고 奴가 집일을 좌지우지 하는 것과 같다”
쉽게 풀이하면 다음과 같다.
“德은 주인이며 재능(才能)은 하인(下人)에 지나지 않는다. 능력의 타고난 혜택이 많다해도 德을 수반하지 않는 것은 主人이 없는 집에서 하인이 주인노릇을 하듯 제멋대로 날뛰는 꼴이다.”
그렇다면 <菜根譚>은 德을 무엇이라 하는가. 무슨 순번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크게는 세가지로 지적하고 있다. 둘째가 겸양(謙讓)의 미덕, 셋째가 동정(同情)이라 말했다. 첫째는 앞에서 얘기한 “내손부터 더럽히는 행위”이다.
‘겸양의 미덕’은 좁은 골목에서는 상대에게 먼저 길을 양보하는 것이고, 세번째는 남의 마음을 알아주는 따뜻한 인정이라 했다. 예컨대 작은 과실(過失)은 덮어주고, 남이 감추고 싶은 것은 들춰 내지말며 구악(舊惡)을 말하지 않는 것이 ‘德’이라 했다.
물론 채근담에는 이밖에 덕성(德性)이 많다. 하나도 버릴 것이 없고 거의가 모두 내가 먼저 양보하는 것이 미덕이다. 하지만 말로는 쉬우나 현실문제에 봉착했을 경우 말처럼 쉽지가 않다. 이 세상살이가 이상(理想)과 현실은 다르며 더우기 요즘처럼 경쟁이 심한 세태에서는 더욱 어렵다. 물론 ‘菜根譚’의 덕론(德論)은 일반론이지만…….
<菜根譚>의 저작자는 홍자성(洪自誠)이라는 明나라 말기의 인물이며, 약 400년 전의 사람으로서 이 <菜根譚> 저자 외에는 거의 밝혀진 것이 없는 것이 안타깝다.
그러나 그가 <채근담>에서 밝힌 인생지침, 처세법, 인생방향 등 독자에게 미친 영향은 크다. 시대가 크게 바뀌었으나 얻는 것이 많을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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