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일자리 플랫폼 확대 필요
합리적 업무지침이 MZ세대 유도
근무시간 유연화도 ‘넘어야 할 산’

 

변화와 혁신의 시대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기업이 스스로 혁신하고 살아남으려면 양질의 인적자원 확보가 중요하다. 특히 산업전환 흐름에 동참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중소기업에게는 신산업·신기술에 익숙한 젊은 피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젊은 세대가 즐겨 찾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각종 중소기업 근무 ‘괴담’이 올라오고, 수백 개의 부정적 댓글들이 달린다. 온라인 공론장에서 중소기업은 대체로 ‘열악한 노동환경에 열정페이로 업무를 시키는’ ‘하루빨리 탈출해야 하는’ 모습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

MZ세대는 연봉이나 복지에 대한 불만을 떠나 자신의 발전 가능성을 회사의 규모가 가로막지는 않을지를 우려하고, 중소기업 근로자가 유능하지 않을 것이란 사회적 낙인을 두려워한다. 단기간에 연봉이나 복리후생 면에서 대기업과의 차이를 줄이는 것은 쉽지 않다. 2021년도 기준 중소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과 매출액증가율이 모두 대기업의 절반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중소기업이 MZ세대의 시작점으로 나쁘지 않음을 또 다른 방식으로 보여줘야 한다. 2022년도 중소기업중앙회 소셜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MZ세대 구직자가 직장을 선택할 때 고려하는 요인 1위는 ‘자기성장가능성’(34.9%)이었고, ‘근무시간’(18.5%), ‘급여수준’(17.2%)이 뒤를 이었다고 한다. 급여가 가장 중요한 관심사는 아니라는 것이다.

해결의 실마리는 소통이다. 수많은 괴담은 괴담일 뿐이고, 높은 잠재력과 내실을 갖춘, ‘나에게 딱 맞는’ 중소기업도 많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 ‘깜깜이’ 채용공고를 없애고 구직자가 일자리 정보에 쉽게 접근하도록 해야 한다. 중소기업 맞춤형 구인·구직 플랫폼 보급을 확대하고, AI와 빅데이터를 적용한 서비스의 고도화 추진이 필요하다.

많은 중소기업 구직자들은 중소기업을 다양하고 폭넓은 업무를 경험해 성장할 기회로 인식하기도 한다. 구직자 본인에게 알맞은 중소기업을 쉽게 찾을 수 있다면 정보 비대칭성과 시간 낭비 문제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의 경영지원 업무 전반에 표준화된 기준을 적용해 체계적으로 중소기업이 운영된다는 인식을 만들어가야 한다. 중소기업 현실에 맞는 경영지원 업무 지침을 마련, 업무 처리의 합리성과 공정성을 높이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들이 더 많은 MZ 구직자들을 중소기업으로 이끌 것이다.

중소기업도 바뀌어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근무시간 유연성 확보다. 코로나19 이후 다양한 근무 형태가 확산되며 유연한 근무시간을 선호하는 젊은 구직자들이 많아졌다.

특히 절대적 근로 시간보다는 창의성이 성과에 직결되는 IT, 스타트업에서는 근무시간을 근로자 재량에 위임하는 것이 추세가 돼가고 있다. 법에서 정하는 유연근무 대상 업무는 제한적이기 때문에 적용 범위를 넓혀 근무시간 선택권이 확대된다면 능률의 향상과 직원 만족도 상승을 얻을 것이다. 특히 중소기업에게 근무시간 유연화는 우수 인력을 끌어들이는 면에서 비교우위 요인이 될 수 있다.

MZ세대도 변화에 화답해야 한다. MZ세대 구직자에게 기대하는 능력과 태도를 갖춰 맞춤형 인재로 거듭나는 것이다. 젊은 세대가 가진 새로운 산업과 기술에 대한 적응력을 중소기업 혁신에 적용할 수 있도록 지식과 역량을 갈고닦아야 한다.

또한, 중소기업에 다닌다는 사회적 시선에 위축되기보다는 나의 가슴이 뛰는 일에 전력으로 매진해 회사와 함께 성장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갖출 필요가 있다.

소통과 변화, 그에 대한 화답을 통해 MZ세대와 중소기업은 함께 성장하는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중소기업이 ‘탈출의 대상’이 아닌 MZ세대가 직면한 인생 난관을 함께 넘는 ‘동반자’로 인식되는 그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유병호
중소기업중앙회 국제통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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