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자연소멸 등 증상 다양
직계가족 10~20%만 유전 확인
투약시 부작용보다 효과가 커

뇌전증은 과거 간질이라고 불리던 질환으로 약 0.7~1.2%의 사람들이 앓고 있는 신경계의 만성 질환이다. 일반인들이 뇌전증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점에 대해 알아보자.
뇌전증은 과거 간질이라고 불리던 질환으로 약 0.7~1.2%의 사람들이 앓고 있는 신경계의 만성 질환이다. 일반인들이 뇌전증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점에 대해 알아보자.

뇌전증은 과거 간질이라고 불리던 질환으로 약 0.7~1.2%의 사람들이 앓고 있는 신경계의 만성 질환이다. 모든 연령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비유발성 발작이 반복되는 특징이 있다. 발작은 뇌세포의 비정상이고 과도한 전기 활동에 의해 나타나는 현상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전신에 힘이 들어가고 반복적으로 움찔거리는 발작부터 수분간 멍하게 가만히 있는 발작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일반인들이 뇌전증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점에 대해 바로잡아 보겠다.

뇌전증은 모든 환자가 다 비슷한 하나의 질병이다.

그렇지 않다. 뇌전증은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영아기 혹은 소아기에만 증상이 있다가 저절로 소실되는 자연 소멸 (양성) 뇌전증도 있고, 하루에도 많은 발작이 반복되고 조절이 안되며 지적 장애나 발달 지연이 동반되는 난치성 뇌전증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즉 뇌전증이 있는 모든 환자가 같은 경과를 밟는 것은 아니다.

뇌전증은 유전이 되는 병이다.

유전이 되는 뇌전증은 전체 뇌전증 중 매우 일부에 해당한다. 다양한 뇌전증 중 그 유전적 원인이 밝혀진 일부 뇌전증만 유전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뇌전증 환자에서 직계 가족에서의 가족력은 약 10~20% 정도에서만 확인된다. 즉 뇌전증의 유전성은 특정 유전성 뇌전증에만 있다고 하겠다.

뇌전증은 환자들은 모두 지적 능력이 떨어진다.

그렇지 않다. 뇌전증 환자의 60~70%는 정상 발달, 정상 지능을 보이고 일상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다. 전체 뇌전증 환자의 30~40% 만이 발작 조절이 어려운 약물 난치성 뇌전증을 가지고 있는데 이럴 경우 여러 종류의 많은 약물을 복용하게 되고 일상 생활이 어려울 수 있다.

또한 선천성 뇌손상, 발달 장애, 심각한 뇌질환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인해 뇌전증이 발생하는 경우는 선행하는 지적 장애와 발달 장애 등이 동반될 수 있는데 이런 환자들은 장애가 심해 일상 생활이 어렵다.

뇌전증약은 치료약이 아니다.

뇌전증 치료의 목적은 약물을 써서 발작이라는 증상을 조절하는 것이다. 물론 약물로 뇌전증을 완치시킬 수는 없다. 고혈압, 당뇨 등 다른 만성질환들과 마찬가지로, 증상의 조절이 뇌전증의 일차적인 치료 목적인 것이다. 따라서 약물로 증상을 조절하는 뇌전증약은 뇌전증의 치료약이 맞다. 일부 약물 난치성 뇌전증 환자에서는 병변 제거 혹은 뇌 일부 제거술로 뇌전증을 완치할 수도 있지만 모든 뇌전증에 해당되지는 않는다.

뇌전증약을 복용하면 지능이 떨어지고 일상 생활이 힘들다.

뇌에서 발생한 비정상적인 전기 활동 때문에 뇌전증 발작이 나타나므로 뇌전증 약물은 이런 비정상적인 전기활동을 안정화시킨다.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이런 약물은 졸리거나 멍한 느낌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환자에서는 시간이 가면서 이런 증상이 완화돼 일상 생활에 지장이 없게 된다. 즉 약으로 얻는 효과가 약에 의한 불편보다 커서 약을 장기간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이런 증상에는 개인차가 있어서 일부 환자에서는 불편이 크게 나타날 수 있고, 그런 경우 용량 조정이나 약물 변경을 하게 된다. 또 약물 난치성 뇌전증에서 여러 종류의 약을 고용량으로 사용할 경우에는 큰 불편을 초래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최근 기술의 발전으로 뇌전증의 진단 및 치료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뇌전증 환자와 보호자들은 환자의 전체 삶 중 0.1% 미만의 시간에 나타나는 발작에 대한 두려움에 떨면서 생활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웨어러블 장비를 이용해서 발작을 탐지하고 예측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웨어러블은 긴 시간 착용해야 하는 만큼, 착용이 편리한 뇌파 센서가 개발되면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뇌전증은 관리가 매우 중요한 질환으로 이를 도와주는 앱의 개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발작으로 인해 외상이 일어날 수 있어 주변 환경을 안전하게 하는 기구들도 필요하다. 다른 만성 질환과 같이 뇌전증 환자들은 약 복용을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해야하는데 이를 도울 수 있는 디지털 약통의 개발이나 가정에서 발작을 감시하는 기기의 개발도 환자들의 삶의 질을 크게 개선시킬 수 있다.

 

 

 

 

김헌민
분당서울대학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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