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는 지난해 11월 자사 충전시설을 다른 전기차에도 개방한다고 발표하면서 NACS 커넥터가 CCS보다 절반의 크기로 2배 강력한 충전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11월 자사 충전시설을 다른 전기차에도 개방한다고 발표하면서 NACS 커넥터가 CCS보다 절반의 크기로 2배 강력한 충전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북미지역에서 테슬라의 전기차 충전시스템이 대세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최근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가 테슬라의 고속충전시스템을 채택하겠다고 밝힌 뒤 미국 내 전기차 충전 업체들도 잇따라 테슬라 충전시스템에 동참하기로 했다.

지난 5월 25일(이하 현지시각) 포드는 미국 내에서 테슬라 충전시설 ‘슈퍼차저’를 함께 쓰기로 합의했다. GM 역시 지난 6월 8일 포드와 같은 계획을 발표하면서 테슬라의 NACS(North American Charging Standard) 방식이 기존 미국 표준인 CCS(Combined Charging System)를 대체해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 11월 자사 충전시설을 다른 전기차에도 개방한다고 발표하면서 NACS 커넥터가 CCS보다 절반의 크기로 2배 강력한 충전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포드와 GM은 내년 초부터 자사 전기차를 테슬라 슈퍼차저에 연결할 수 있도록 어댑터 장비를 제공하고, 향후에는 NACS 방식의 포트를 자사 생산 차량에 기본 장착할 계획이다.

포드와 GM은 NACS로 완전 전환을 2025년으로 계획하고 있다. 테슬라와 GM, 포드 등 3사의 미국 시장 전기차 점유율은 70%를 웃돈다. CCS를 채택한 회사는 현대·기아차, 폭스바겐 등이다.

충전설비 제조업체들도 테슬라 방식의 충전기 연결기기를 추가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전기차 충전소 운영업체인 차지포인트는 지난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충전소에서 테슬라 충전기 연결 방식인 NACS커넥터를 이른 시일 내에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차지포인트는 “모든 제품에 NACS 커넥터 옵션을 제공할 예정이며, 이미 서비스 중인 충전기에도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충전장비 제조업체인 블링크차징도 보도자료에서 자사가 새로 출시하는 240㎾ DC 급속 충전기에 NACS와 CCS 커넥터를 모두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렌던 존스 블링크차징 최고경영자(CEO)는 “테슬라와 GM, 포드의 최근 발표를 보면 우리는 기술이 발전하고 업계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모여 모범 사례를 평가함에 따라 전기차 충전 산업이 진화하는 것을 목격한다”며 “우리는 전기차 채택을 늘리기 위한 모든 움직임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호주에 기반을 둔 전기차 충전기 제조업체 트리티움 역시 자사의 급속 충전기에 NACS 커넥터를 추가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충전업체들의 발 빠른 전환은 테슬라의 NACS가 북미에서 단일 표준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상이다. 전기차 구매를 고민하는 소비자들에게 테슬라의 고속충전시스템을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구매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테슬라가 이 충전 시장을 완전히 지배하기 전에 충전업계가 빠르게 대응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라이언 피셔 블룸버그NEF 애널리스트는 “충전업체는 궁극적으로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시장점유율을 잃지 않는 선택을 했다”며 “다른 전기차 업체들은 테슬라를 견제하기 위한 대응책을 고민하느라 바쁘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국제전기차충전기술협의체 ‘차린(CharIN)’은 지난 6월 12일 개방형 충전 생태계를 제공하지도 않는 만큼 테슬라의 전기차 충전 모델이 아직 표준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차린은 기존 미국의 전기차 충전 표준을 마련하기 위해 구성된 업계 단체로 기존 미국의 표준 충전방식인 CCS 방식을 지지하고 있다고 언론을 통해 설명했다.

차린은 테슬라 전기차 충전 모델인 NACS 방식의 표준화 심사를 위한 태스크포스를 소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표준화 과정이 업계 전문가 심사를 포함해 이해당사자들의 참여 등 개방적으로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하제헌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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