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케네디 스쿨 줄리엣 카이엠 지음
일상화된 재난 시대…中企 CEO의 혁신 지침서
김효석·이승배·류종기 등 업계 전문가들 번역 참여

미래는 여전히 예측할 수 없지만, 오늘날 재난은 그렇지 않다. 잘못되는 경우가 많은 상시적인 재앙의 시대에 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재난이 닥쳤을 때 우리는 왜 여전히 대응에 서툴고 더듬거리는 걸까? 왜 우리는 항상 한발 늦는 걸까?

6월 2일 출간한 『악마는 잠들지 않는다: 일상화된 재난의 시대를 살아가는 법』은 하버드 케네디 스쿨 교수인 줄리엣 카이엠은 그동안 의존해 왔던 기본 원칙들에 대한 수정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악마, 즉 재난’의 불가피한 발생을 예상하고 대응하는 새로운 프레임 워크의 마련은 물론, 극복해야 할 리더십 부족과 더불어 반드시 가져야 하는 진보적 사고를 역설한다.

이는 피할 수 없는 재해 발생 시 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더 이상 끌려 다니지 않고 우리의 의지대로 대응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우리 모두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던 이태원 압사 사고, 세월호 참사, 코로나 팬데믹, 동일본 대지진, 9·11테러 등 전대미문의 재난은 여전히 마음속 한편에 남아 있다.

이 책의 역자들 역시 커다란 재난 상황에서 주변 동료들을 위로하거나 같이 대응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등 실제로 현장에서 겪었던 직간접적인 경험을 떠올리며 책을 번역하는 내내 들었던 느낌과 감정의 교차로 더욱 감회가 남달랐다고 한다.

역자 중 한 명인 EY한영 류종기 상무는 출간 후기로 <중소기업뉴스>에 이 책의 저자인 줄리엣 카이엠 교수의 독특한 이력부터 들여다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줄리엣 카이엠 교수는 CNN 국가안보 분석가, 국토안보부(DHS) 차관보, 그리고 하버드 케네디스쿨 교수다. 역자인 류 상무가 언론·정부·학계를 아우르고 세 아이의 엄마인 줄리엣 카이엠의 책을 처음 접한 건 2022년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서였다.

특히 칼럼에선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토안보부 책임자로 일할 당시 일화가 짤막하게 소개됐다. 줄리엣 카이엠은 법령상 대통령의 직속 보고 라인은 아니었지만 오바마 대통령에게 직접 다음과 같이 제언했다고 한다.

“제가 대통령님을 뵐 필요가 있을 때에는 어떤 장애물도 없이 언제든 찾아뵐 수 있도록 조치 해주십시오.” 대통령은 즉각 이 말에 동의했고 대통령 보좌관들에게도 똑같이 명령했다고 한다.

모두가 관심을 갖기 전에는 아무도 안전에 관심이 없다는 불편한 현실을 깨기 위한 어찌 보면 당연한 조치이지만 이를 요청한 저자나 이를 흔쾌히 받아들인 대통령이 대단해 보이기까지 한다.

또한 류 상무는 이번 책의 번역 작업 중 경영 매거진 동아비즈니스리뷰(DBR)를 통해 저자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줄리엣 카이엠 교수와 직접 소통을 할 수 있었다.

특히 재난의 불가피성에 대한 주의 환기의 일환으로, 재난 때 발생하는 일들의 운영 기본 사항을 이해하는 게 필요하다는 조언이 크게 와 닿았다.

수십 년간 많은 기업을 컨설팅하고 종종 정부기관의 자문위원 역할을 해오면서 느꼈던 아쉬웠던 것들이 책 곳곳에서 다뤄지고 있다. 줄리엣 카이엠 교수가 본문에서 강조한 수많은 내용 중 특히 재난관리의 구조에 대해서는 공공과 민간 기업 모두에서 다시 한번 되새겨 보고 체계 정비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재난관리 시스템의 기반은 사고지휘체계(ICS, Incident Command System)이며, 카이엠 교수는 리더십 위치에 있는 사람이면 모두가 이 대응 절차를 이해하는 것이 필수라고 오랫동안 믿어 왔다.

우리 모두가 응급대응요원이 되라는 건 아니지만 다음에 올 재난을 관리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똑똑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는 전문가는 필요 없다. 다시 말해 우리 모두가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자연재해와 인적·사회적 재난, 사이버 재해 및 팬데믹에 이르기까지 많은 최근 사례와 역사로부터의 잘못된 교훈을 줄리엣 카이엠 교수는 조목조목 짚고 있다.

이 책은 정부, 기업, 개인에 이르기까지 반복되는 재난을 극복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전략을 개발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생각을 바꿀 것이다.

“재난이 닥치면, 당신이 모르는 것이 당신을 죽일 수 있다.(When disaster strikes, what you don’t know might kill you)”라는 줄리엣 카이엠 교수가 책 출간 즈음에 하버드대 신문에 기고한 글의 제목이다. 일상화된 재난의 시대를 살아가는 통찰력을 이 책을 통해 얻기를 바란다.

 

*역자인 류종기 상무는 기업과 컨설팅 회사에서 위험관리, 회복탄력성(리질리언스) 그리고 지속가능경영 컨설턴트로 23년 이상 활동해 왔다.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기업 리스크 디렉터, IBM 리질리언스, 애자일 리더를 지냈으며 울산과학기술원(UNIST) 공과대학 도시환경공학과 겸임교수로 탄소중립 전략과 기후리스크를 연구하고 현재 EY한영에서 지속가능금융(ESG)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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