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 가격 인하 경쟁을 주도하고 있는 테슬라가 소비자들 구매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전기자동차 가격 인하 경쟁을 주도하고 있는 테슬라가 소비자들 구매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전기자동차 가격 인하 경쟁을 주도하고 있는 테슬라가 소비자들 구매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테슬라가 올해 2분기에 각국 계약자들에게 인도한 차량 대수가 46만대를 넘었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83%나 늘어난 수치다. 시장에서는 가격 인하에 더해 생산량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익률 감소와 충전시스템 구축 문제, 이에 대한 기존 업체들의 반발 등이 테슬라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히고 있다.

현지시각 7월 2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테슬라의 올해 2분기 전 세계 차량 인도량은 46만6140대로 나타났다. 지난해 2분기에는 25만4695대를 인도했다. 생산 대수 역시 급증했다. 올해 2분기 생산량은 47만9700대를 기록했다.

테슬라의 2분기 인도량과 생산량 모두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을 웃돈 수치다. 팩트셋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2분기에 44만5000대 전후를 인도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테슬라의 2분기 인도증가율 83%는 연평균 50%인 회사 목표치도 훌쩍 웃도는 규모다. 이렇게 2분기 인도량이 크게 늘어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공장을 확장하면서 생산 능력을 키웠기 때문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현재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텍사스주 오스틴, 중국 상하이와 독일 베를린에서 생산공장을 가동 중이다. 연간 생산량은 200만대다. 머스크는 올해 3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에서 차로 하루거리인 멕시코 몬테레이 근처에 새로운 공장을 지을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어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난 머스크는 “인도에 가능한 한 빨리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테슬라는 2030년에 연간 2000만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앞으로 최대 12곳의 공장을 새로 지을 예정이다.

공격적인 가격 인하도 수요 증가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 1월 미국 내 판매가격 인하를 단행한 것으로 시작으로 전기차 업계에서 가격 경쟁을 주도했다. 꾸준하게 추가 인하를 단행함에 따라 모델 Y의 판매가격은 20% 이상 떨어졌고 모델 3의 판매 가격도 11% 낮아졌다.

여기에다 미국 시장 이외에 한국과 일본, 유럽, 중국 등 국제시장에서도 판매 가격을 낮춘 게 출하 증가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미 자동차 평가기관 켈리 블루북에 따르면 테슬라 신형 모델Y 차량 가격은 현재 4만7490달러(약 6205만원)로 업계 평균 수준이다.

실적을 반영한 듯, 테슬라 주가도 올해 들어 많이 올랐다. 6월 마지막 거래일의 테슬라 주가는 261.7달러로 연초에 비해 2배 이상 급등했다. 다만 400달러를 넘었던 2021년 11월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테슬라에 대한 수요가 늘었지만, 가격 인하 정책 탓에 수익률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1분기 테슬라 영업이익률은 11.4%로 전년도 같은 기간의 19.2%에서 절반 가까이 축소됐다.

이와 관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월에 “생산량을 줄이고 높은 수익률을 얻는 것보다는 대규모 생산을 추구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전기차 산업에 다시 한번 상승 모멘텀이 생겼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국 자동차혁신연합(AAI)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에서 판매된 신차 중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8.6%로, 1년 전(5.9%) 대비 올랐다. 1~3월 미국에선 전기차 30만5000대가 팔려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자동차 산업의 전통 강자들이 유명 제품을 전기차로 탈바꿈하려는 움직임까지 감지됨에 따라 산업 성장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테슬라의 충전모델인 슈퍼차저를 채택하는 완성차들이 늘어나면서 기존 충전업체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점은 과제로 지적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최근 텍사스주 정부가 테슬라의 슈퍼차저 구축을 의무화하려는 방침을 세운 데 대해 기존 충전업체들이 반대 성명을 발표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 하제헌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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