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실적⋅하반기 전망 조사
2명중 1명 “실적 나빠질 것” 답변
세금·임차료 상승이 최대부담
1분기 대출잔액 ‘사상최대’ 기록
부실 확대 선제적 관리 급선무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자영업자 2023년 상반기 실적 및 하반기 전망 설문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40.8%가 향후 3년 내 폐업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황학동 주방거리에 쌓인 중고 주방기구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자영업자 2023년 상반기 실적 및 하반기 전망 설문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40.8%가 향후 3년 내 폐업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황학동 주방거리에 쌓인 중고 주방기구들.

코로나 엔데믹에도 자영업자들의 올 상반기 매출과 순이익은 감소했으며, 하반기에도 자영업자 2명 중 1명은 실적 악화를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 종료가 다가오는 가운데 다중채무 및 연체율 지표들이 악화되고 있어, ‘약한 고리’인 자영업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3일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음식점업, 숙박업, 도·소매업, 기타서비스업 등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영업자 2023년 상반기 실적 및 하반기 전망 설문조사’를 발표했다.

자영업자의 63.4%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 감소했다고 답했고, 순익이 감소했다는 응답은 63.8%로 나타났다. 평균적으로 올해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8% 감소, 순익은 9.9%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반기 매출에 대한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50.8%가 감소할 것이라고 답변해 여전히 절반 가량은 부정적으로 보고 있었다. 자영업자들의 평균 대출금액은 약 8300만원이었다.

대출 규모별로 살펴보면 5000만원 이하가 53.0%, 5000만원~1억원이 22.4%, 1억원~1억5000만원이 11.2%, 1억5000만원 이상이 13.4%로서 자영업자 4명 중 3명은 1억원 미만을 대출하고 있었다.

51.2%가 대출금액 증가

올해 초에 비해 대출금액이 증가한 자영업자는 51.2%였으며, 대출 증가 이유로는 △임차료, 인건비, 공공요금 등 고정비 지출(46.9%) △기존 대출이자 상환(25.0%) △원자재·재료비 지출(15.2%) 등 새로운 투자보다는 기존 사업을 유지하기 위한 대출이 많았다.

대출 감소 이유로는 △향후 금리 상승 우려로 기존 대출 축소(40.6%) △매출 및 수익성 개선으로 인한 기존 대출 상환(20.9%) △대출한도 문제로 인한 추가 대출 불가(17.2%) 등이 있었다.

올해 가장 부담됐던 경영비용 증가 항목으로는 △원자재・재료비(20.9%) △인건비(20.0%)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18.2%) △임차료(14.2%) 순으로 나타났다. 경기회복 시기에 대해서는 84.4%가 내년 이후로 전망했으며, 올 하반기에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고 보는 비율은 12.8%에 그쳤다.

한편, 자영업자의 40.8%가 향후 3년 내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폐업을 고려하게 된 주된 이유로는 △영업실적 지속 악화(29.4%) △자금사정 악화 및 대출상환 부담(16.7%) △경기회복 전망 불투명(14.2%) 등이 있었다. 그러나 폐업을 고려하지 않는 자영업자들도 특별한 대안 없음(22.3%) 등 부정적인 이유가 53.1%에 달했다.

전기료 등 공공요금 인하 호소

올해 경영상 애로사항은 △임차료 상승 및 각종 수수료·세금 부담(21.1%) △수입물가 상승으로 인한 원재료 매입비 부담(17.2%) △고금리 지속, 만기도래 등 대출 상환 부담(16.7%) 순이었다.

자영업자들은 △전기, 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 억제 또는 인하(19.0%) △저금리 대출 등 자금지원 확대(18.5%) △소비심리 회복을 위한 소비 촉진 지원(16.6%) 등의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지난해 9월 5차 연장된 대출만기연장 및 상환유예 조치가 오는 9월에 종료된다. 금융위는 지난달에 ‘만기연장·상환유예 연착륙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85조원 규모의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상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가 연착륙 중이라고 분석했다. 만기연장은 2025년 9월까지, 상환유예는 상환계획서에 따라 2028년 9월까지 지원된다.

하지만 각종 경제 지표들은 부실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에게 제출한 ‘자영업자 대출 현황’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033조7000억원으로 지난 분기의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연체율은 1.00%로 집계돼 지난해 4분기 0.65%보다 높았으며, 2015년 1분기의 1.13%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자영업자 부채가 취약차주·비은행권·대면서비스업 취주로 늘어난 점에 비춰 자영업자 부채의 전반적인 질이 다소 악화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또한 “향후 높은 금리수준이 지속되고 경기회복이 지연될 경우 취약차주 및 자영업자, 한계기업 등을 중심으로 부실이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금융당국이 ‘약한 고리’인 소상공인의 애로 및 제도의 사각지대를 파악해, 부실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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