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건너갈 필요 있나?… 노는 물이 다른 이곳!

기다리고 기다려 온 피서철이 본격 시작됐다. 해외 여행은 가고 싶은데 휴가가 좀 짧다면 다음 여행지에 주목해보자. 에메랄드빛 파도와 야자수 그늘서 물놀이를 하고 동남아 휴양지의 낭만이 넘실거리는 해변가를 걸을 수 있다. 일본 에도 시대로의 시간 여행도 가능하다. 비행기는 타지 않아도 된다. 2박 3일이면 이 모든 것을 다 즐길 수도 있다. 시공간을 초월한 여름 여행지들이다.

서피비치는 국내 최초 프라이빗 서핑 전용해변이다.
서피비치는 국내 최초 프라이빗 서핑 전용해변이다.

■ 양양 서피비치

국내 첫 프라이빗 서핑전용 해변… 발리에 여행온 듯 넘쳐나는 낭만

이국적인 분위기의 국내 해변 원조는 양양의 서피비치다. 개장한지 10년 가까이 됐지만 여전히 여름철 최고 핫 플레이스로 주목받는다.

2015년부터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 서피비치는 국내 최초의 프라이빗 서핑 전용 해변이다. 서퍼들이 해수욕을 하는 사람들과 부딪힐 일이 없어 집중해서 서핑을 즐길 수 있다. 서핑 전용 비치답게 국내 최대 규모 전문 강사진과 1천 여대의 서핑 보드, 수트 등의 장비를 두루 갖췄다. 서핑이 처음인 초보자부터 중상급자까지 수준별 맞춤 강습이 가능하다.

서핑 뿐만 아니라 보드 위에 올라타 노를 저으며 바다를 떠다니는 패들보드, 모래사장 위 비치요가 클래스 등 다양한 액티비티 프로그램도 체험할 수 있다.  물론 이런 액티비티를 하지 않아도 서피비치의 매력을 맛볼 수 있다. 서피패스 입장권을 구매해 선베드와 파라솔, 빈백과 해먹 등을 이용하는 것이다. 짚으로 만든 파라솔, 하얀 천으로 꾸민 카바나까지, 서피패스를 구입하면 서퍼가 아니더라도 서피비치의 편의시설을 사용할 수 있다.

동남아 휴양지서 볼 법한 비치바까지 갖춘 서피비치
동남아 휴양지서 볼 법한 비치바까지 갖춘 서피비치

서피패스 입장권은 해변 출입구 옆, 볏짚을 올려 만든 오두막에서 구입하면 된다. 파라솔도 막아주지 못하는 불볕 더위에 갈증이 날 땐 비치 한 가운데의 선셋바를 찾아보자. 라임에 소금까지 뿌린 코로나 맥주 한 모금이 무엇보다 짜릿하다.

빈백에 누워 바다에 몸을 맡긴 서퍼를 바라보며 맥주까지 마셔주면 여기가 발리인지 강원도인지 헷갈릴 정도다. 허기는 육즙 가득한 수제버거로 달래면 된다. 낮에 해변에서 파도를 탔다면 밤엔 리듬을 탈 차례. 여름철 선셋바에서는 밤마다 애프터 파티가 열린다. 몸이 절로 들썩이는 디제잉과 함께 방문객이 서로 어우러져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여기에 칵테일까지 더해지면 이만한 낭만이 또 있을까?

파티가 펼쳐지는 선셋바는 새벽 2시까지 운영하며 비가 와도 멈추질 않는다. 단 애프터 파티가 펼쳐지는 저녁 7시 이후에는 보호자 동반과 상관없이 미성년자 입장이 불가하다.

 

시흥 웨이브파크 미오코스타존 내에 자리한 키즈풀의 모습
시흥 웨이브파크 미오코스타존 내에 자리한 키즈풀의 모습

■ 시흥 웨이브파크

아시아 최초 서핑파크로 입소문… 야자수 아래 스파, 이국 정취 물씬

서울에서 차로 한 시간 남짓, 인천국제공항으로 가는 거리 만큼이면 닿는 곳에 이국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해변이 있다. 경기도 시흥의 웨이브파크다. 지난 2020년 문을 연 웨이브파크는 아시아 최초 서핑 파크다.

거북섬 일대 약 16만 6000여㎡ 용지에 조성한 인공 서핑장으로, 세계 최대급 인공 해변과 서프풀을 갖췄다. 개장과 동시에 터져버린 코로나19 여파로 정상 운영이 어렵기도 했다. 그러나 에메랄드빛 물과 야자수가 자아내는 이국적인 풍광에 찾는 사람이 점차로 많아지고 있다. 시설은 크게 서프존과 미오코스타존으로 이뤄진다. 특히 피서철엔 야자나무, 짚 파라솔로 꾸민 미오코스타존이 인기다. 마치 동남아 휴양지를 떠오르게 한다.

웨이브파크에 가면 야자나무 아래서 스파를 즐길 수 있다
웨이브파크에 가면 야자나무 아래서 스파를 즐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파도가 치는 서프풀, 대형 거북이 모형이 눈길을 사로잡은 키즈풀, 레펠 다이브 및 어린이 스쿠버 다이빙 체험이 가능한 레크레이션풀에 아일랜드형 온수 스파 등이 있어 전문 서퍼는 물론 어른, 아이할 것 없이 모두가 즐겁다. 곳곳에 자리한 선베드와 카바나는 보다 편한 휴식을 선사한다. 노을녘 선베드에 누워 붉게 물들어가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어느 휴양지가 부럽지 않다.

아시아 최초의 서핑 파크라는 타이틀을 지닌 만큼 웨이브파크의 진가는 서프존에서 드러난다. 부챗살 모양의 서핑 전용 풀인 서프존은 가운데 이동로를 기준으로 각각 파도의 방향이 다른 좌우 서프코브로 나뉜다.

길이 240m의 서프코브에서는 시간당 약 1000회에 달하는 파도가 생성된다. 좌우 코브는 다시 얕은 거품 파도가 이는 베이존과 고난도 기술을 구사할 수 있는 리프존으로 구분된다. 높이와 길이, 강도 등이 다른 파도가 서핑의 재미를 더한다. 상급자는 파도에 구애 없이 서핑에 몰입하고, 초보자는 동작을 익히기에 제격이다.

 

모리의상실에서 기모노를 대여해 거리를 걸으면 더욱 일본에 와 있는 듯하다
모리의상실에서 기모노를 대여해 거리를 걸으면 더욱 일본에 와 있는 듯하다

■ 동두천 니지모리 스튜디오

일본 에도시대 마을 완벽히 재현… 기모노 입고 둘러보면 재미 두배

여름 휴가철이라고 꼭 물놀이만 하란 법 없다. 휴가 기간을 이용해 해외의 낯선 문화를 경험하는 여행도 제법 가치 있다. 더욱이 비행기 삯도 아끼고 오가는 시간까지 절약할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을 터. 경기도 동두천에 가면 이러한 바람이 현실이 될 수 있다.

서울 지하철 1호선 지행역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니지모리 스튜디오는 한국 속 작은 일본이다. 일본 에도시대의 마을을 완벽히 재현하며 일본보다 더 일본 같다는 평이 자자한데, 일본 전통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교토 같은 고풍스러운 도시에 와 있는 듯한 착각마저 준다. 어떻게 이런 일본 에도시대의 마을이 그와는 아무 관련 없어 보이는 동두천 산골에 지어졌을까?

사실 니지모리 스튜디오는 <용의 눈물>, <여인천하> 등 역대급 사극 드라마를 만든 故 김재형 감독이 건립한 드라마 세트장이었다. 2012년 미군이 쓰던 훈련장 공여지 약 4만㎡를 매입해 만들었다. 이후 2021년 9월, 료칸까지 완비한 테마파크형 드라마 세트장으로 재탄생한 것이 지금의 니지모리 스튜디오다. 일본 로케이션 촬영이 필요한 영화나 드라마의 촬영 장소로 쓰이며 연간 300~500억원의 외화 손실을 막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니지모리 스튜디오의 여름 풍경
니지모리 스튜디오의 여름 풍경

본격 관람에 앞서, 니지모리 스튜디오를 완벽히 즐기고자 한다면 기모노부터 입고 시작할 것을 권한다. 스튜디오 안에 자리한 모리의상실에서는 일본 전통 의복인 기모노를 비롯해 유카타, 하카마, 요로이 갑옷 등의 전통 의상을 대여해준다. 음식점과 이자카야, 카페, 도자기 상점 및 잡화점 등이 자리한 상점 거리는 필수 코스다. 낮도 좋지만 상점마다 걸어둔 등이 하나 둘 불을 밝히는 밤이 더 예쁘다.

녹음이 절정인 여름엔 ‘나츠마츠리’라는 여름 축제로 재미를 더한다. 미코시(가마)에 정령들을 모시고 재물과 건강을 기원하며 악한 것들로부터 수호를 염원하는 행위인 ‘미코시 행렬’부터 연못에 소원을 적은 등배를 띄우는 ‘소원등배 띄우기’, 맥주 마시기 대회인 ‘비루 쇼부’ 등 정말 일본 축제에서 볼 법한 이색적인 행사가 열린다. 올 여름 축제는 8월 6일까지, 매일 낮 11시부터 밤 9시 30분까지 이어진다.

 

- 신다솜 칼럼니스트 - shinda.writ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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