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우주개발 기업 ‘스페이스X’가 설립 21년 만에 흑자를 냈다. 스페이스X가 분기 기준 흑자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우주개발 기업 ‘스페이스X’가 설립 21년 만에 흑자를 냈다. 스페이스X가 분기 기준 흑자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우주개발 기업 ‘스페이스X’가 설립 21년 만에 흑자를 냈다. 시장에선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민간 우주 개발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는 신호로 해석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7일(현지 시각) “스페이스X가 올해 1분기 15억달러(한화 약 2조원)의 매출과 5500만달러(약 740억원)의 이익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기술적 진보를 위한 혁신을 멈추지 않은 결과다. 스페이스X는 부분 재사용이 가능한 팰컨9 로켓을 사용해 세계 발사체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WSJ은 “스페이스X는 검증되지 않은 어려운 기술적 과제를 가진 로켓에 돈을 쏟아 붓는다”며 “스페이스X의 접근법은 제품과 인프라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경쟁사보다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는 다른 기술 회사들의 방식과 유사하다”고 전했다.

스페이스X가 분기 기준 흑자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WSJ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2021년 약 23억달러의 매출을 냈지만, 33억달러의 비용이 발생해 약 9억6800만 달러의 적자를 봤다. 2022년에는 46억달러의 매출, 52억달러의 비용을 기록해 적자를 5억5900만달러로 줄였고, 올 1분기에는 흑자 전환까지 이룬 것이다.

WSJ은 팰컨 로켓 발사 비용 인상과 경쟁사들의 신규 발사체 출시 지연이 스페이스X 실적에 호재로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스페이스X는 팰컨9과 팰컨 헤비 발사 시작가를 약 8% 인상했다. 그 결과 팰컨9 발사 비용은 6200만~6700만달러, 팰컨 헤비 발사비는 9000만~9700만 달러로 올랐다. 스페이스X는 또 위성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 가격을 지난 2월에 9% 인상했다.

지난 2002년, 일론 머스크는 ‘화성 식민지 개척’을 기치로 내걸고 스페이스X를 창업했다. 당시 시장 일각에선 일론 머스크를 향해 허황된 꿈을 꾼다며 비웃었다.

스페이스X는 오랜 기간 돈 먹는 하마 취급을 받았지만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생각을 우직하게 밀어붙였다. 일론 머스크는 로켓공학 책을 사서 공부했고, 로켓과 우주선 디자인에도 직접 참여하며 심혈을 기울였다. 스페이스X의 성공에는 미국 정부의 지원도 큰 역할을 했다. NASA는 2006년 상업용 궤도운송서비스(COTS) 계획을 통해 스페이스X에 2억7800만달러를 지원했다. 2008년 말에는 화물 운송 사업 계약을 16억달러에 맡겼다. 이 기간 동안 스페이스X는 민간기업 최초로 로켓 ‘팰컨1’ 발사에 성공할 수 있었다.

결정적으로, 스페이스X는 우주 발사체 사용 패러다임을 바꿔버렸다. 2015년 이른바 ‘재사용 로켓’ 팰컨9을 개발해 쏘아 올린 것이다. 로켓 추진체에 역분사 엔진과 보조 다리를 장착해 발사 후 지상으로 다시 내려오게 만들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발사체와 엔진은 1회용이 당연했다. 하지만 스페이스X는 지상이나 바다로 떨어지는 발사체를 손상 없이 회수해 재사용이 가능하게 했다. 당연히 발사 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들었고 스페이스X는 로켓을 경쟁업체보다 싼 비용으로 더 자주 발사할 수 있게 됐다. 스페이스X는 이를 통해 로켓 발사 당 비용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것이다.

재사용 로켓을 가진 스페이스X는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창업한 우주개발 기업 ‘블루 오리진’은 물론 보잉과 록히드마틴을 압도할 수 있었다. 현재 스페이스X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인을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실어 나를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이다.

스페이스X는 기술적 진보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여기에 ‘게임 체인저’라 불리는 100% 재사용 로켓 ‘스타십’을 운영하기 시작하면 시장에서 스페이스X의 입지는 더욱 굳건해질 것이 확실하다.

- 하제헌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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