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넛 경제학’ 같은 새로운 정의 필요
수요 관리의 디지털 전환 서둘러야
학생 대상 탄소중립 교육 확대 절실

기후 변화 대응은 몇십 년 동안 주로 환경 문제로 간주돼 대부분 환경 보호와 생태계 보전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이제 탄소 배출이 단순히 환경 문제뿐만 아니라 경제, 사회, 정치적 문제와도 깊게 연관돼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기후 변화 대응은 몇십 년 동안 주로 환경 문제로 간주돼 대부분 환경 보호와 생태계 보전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이제 탄소 배출이 단순히 환경 문제뿐만 아니라 경제, 사회, 정치적 문제와도 깊게 연관돼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이노마드(Enomad)라는 회사명은 에너지(Energy)와 유목민을 뜻하는 노마드(Nomad)의 합성어로, 기존의 중심 집중형 화석 연료 중심의 에너지 시스템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에너지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한 비전을 담고 있다.

세계 최초의 휴대용 수력발전기 ‘이노마드 우노’는 하천과 같은 흐르는 물을 사용해 필요한 전력을 누구나 직접 생산·저장·사용할 수 있다. 이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의 생산 시스템에 개인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이를 사용함으로써 사용자에게 에너지 생산이라는 경험을 제공하며, 사용자는 그 경험을 토대로 에너지 생산과 사용에 대한 새로운 문해력을 가지게 되는데, 이것을 ‘와트 리터러시(Watt Literacy)’라고 부른다. 개인이 전기 에너지를 생산하는 주체가 되면 에너지에 대한 접근과 태도가 새롭게 바뀌게 된다.

이노마드 사례를 통해서 탄소중립으로의 거대한 전환 과제에 대응하려면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를 위해서 크게 3가지 접근 방식을 제안하고자 하는데, 모든 사람이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문제를 새롭게 정의하고, 접근성을 개선하며 참여를 가능하게 해야 한다.

탄소중립을 위한 인식의 패러다임 변화

기후 변화 대응은 몇십 년 동안 주로 환경 문제로 간주돼 대부분 환경 보호와 생태계 보전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이제 탄소 배출이 단순히 환경 문제뿐만 아니라 경제, 사회, 정치적 문제와도 깊게 연관돼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식량 부족, 건강 문제, 사회 불평등과 같은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정의와 접근을 통한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

과거에는 경제적 성장과 환경 보호가 서로 충돌하는 것으로 여겨졌지만, 오늘날의 탄소중립은 환경 보호와 경제 성장을 조화시켜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혁신적인 친환경 기술 및 비즈니스 모델의 발전을 통해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녹색 일자리 등 사회적 가치와 환경적 가치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치와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새로운 경제적 정의가 필요한데, ‘도넛 경제학(Doughnut Economics)’이 대표적인 예다. 이는 환경 지속 가능성과 사회 공정성을 중시하는 새로운 경제학의 접근 방식으로, 지구 환경의 한계를 고려하고 성장과 GDP 중심의 기존 측정 기준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한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주차장 및 건물 옥상, 건물 외벽과 같은 유휴 부지를 활용한 태양광 발전소 설치나 풍력, 수력 등 분산된 다양한 중소형 재생 에너지 발전소를 가상으로 연결해 통합 관리하는 ‘가상 발전소’도 좋은 사례다. 즉,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인식의 변화, 새로운 기준, 문제 정의, 전략 및 목표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문제해결 위한 접근방법 - 디지털 기반 수요 관리

지금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대응 방안은 소수의 전문가 및 에너지 공급 업체에 의존해 왔으며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 친환경 기술 확대 등 공급 관리에 중점을 뒀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 방식은 비용, 시간 및 사회적 제약이 있기에 에너지 효율 개선 및 소비 습관 개선과 같은 수요 관리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추세다.

최근에는 유럽에서도 ‘에너지 효율 우선’ 정책을 채택하고 있는데, 이는 비용 효과적이며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하기 때문이다. UN IPCC의 6차 보고서에서도 수요 관리를 통한 인식 변화와 행동의 변화가 2050년까지 탄소 배출을 40~70%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며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현대 사회는 편의를 위한 필요 이상의 에너지 소비에 익숙해져 있다. 과도한 에너지 소비 습관을 바꾸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새로운 방식이 필요하다. 일회용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종이빨대·친환경 일회용컵을 만드는 것 대신, 빨대를 사용해야 하는지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자. 그리고 빨대를 사용하지 않는 선택에 대한 가치를 정량화해 측정, 관리하고 보상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다.

디지털화를 통한 수요 관리로의 전환은 탄소 배출을 줄이고 국제 표준의 측정 및 관리를 통해 탄소 크레딧과 같은 새로운 가치를 창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생태계 기반을 구축할 수 있다.

 

 

참여 대상 확대를 위한 교육

탄소중립으로의 전환을 계속 확대하기 위해서는 탄소중립 문해력 교육이 필요하다. 우리 모두는 탄소를 배출하고 있으며 이를 감소하는 데 대한 책임과 역할을 가지고 있다. 동시에 누구에게나 탄소 감소를 통한 가치 창출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이러한 대전환을 위해서는 참여 구성원이 문제와 해결 방법을 이해할 수 있도록 ‘문해력’을 가져야 한다.

2019년, 네이처 클라이밋 체인지(Nature Climate Change)에 게재된 ‘기후 변화 적응 행동을 촉발하는 요인 메타 분석’ 연구에 따르면, 기후 변화 적응 행동을 유발하려면 문제에 대한 통합적인 이해와 긍정적인 경험의 축적, 이를 유지하기 위한 신뢰할 수 있는 측정 및 관리 기준이 필요하다.

올해 이노마드는 초등학교 교사 연구 그룹 ‘학교가자닷컴’과 협력해 데이터 기반 탄소 문해력 향상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실험을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은 가정 및 학교에서 활동에 따른 모든 탄소 배출을 데이터로 측정·관리하고 감소 방안을 익혀, 인식과 행동 변화를 통해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학습을 제공한다.

이번 교육을 통해 학생들은 기후 변화와 탄소 배출의 상관 관계를 이해하고, 탄소 배출의 원인을 Scope 1, 2, 3으로 구체적으로 학습했다. 아울러 일상 활동과 연계해 ‘내 역할과 기회’를 배움으로써 탄소중립의 감소 주체로서의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탄소중립은 미래의 지속 가능한 세계를 위한 중요한 목표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참여하고 협력해야 한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작지만 구체적이고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이행하고, 그 성과를 연결해 축적해야 한다. 새로운 비전과 방법론을 제시하고, 누구나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과 같은 혁신이 필요하다. 이것은 새로운 가치와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 중소기업이 추구해야 하는 방향이기도 하다.

 

박혜린
㈜이노마드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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