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곳곳에 현지 네트워크를 보유한 재외동포 경제인들이 대한민국 중소기업을 위한 홍보대사가 돼 주기를 바란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지난 1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1차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한상대회)’ 개회식 기조연설을 통해 전 세계 한상을 대상으로 제안한 내용이다.

한상대회는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재외동포 기업인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한민족 최대규모의 비즈니스 포럼으로 2002년 서울에서 처음 시작됐다. 이번 한상대회는 한미동맹 70주년 및 한인 미주이민 120주년의 역사적 의미를 담아 미주지역 한인 경제단체인 미주한인상공회의소총연합회를 중심으로 30여 개국의 한상들이 총결집한 가운데 역대 최대규모로 해외에서 처음 개최돼 의미가 각별하다. 미국은 세계 1위의 경제 대국이자 우리나라 전체 재외동포 중 가장 많은 약 263만 재미동포가 거주하는 국가다. 국내 중소기업의 제2위 수출상대국이기도 하다.

사실, 지금은 세계 6위의 수출 강국이자 선진국이지만 대한민국은 불과 60여 년 전 1인당 국민소득이 82달러의 최빈국 중 하나로 미국의 원조를 받던 나라였다. 그 당시 대한민국의 어머니들은 비녀로 쪽 찐 머리를 잘라내고, 딸들은 이를 가발로 만들어 수출에 나섰다. 이렇게 시작된 수출은 앨범과 완구로, 그리고 금성 테레비와 포니 자동차로 발전해 왔고, 오늘날 스마트폰과 반도체, 조선 등 주요 산업에서 세계경제를 이끌어가고 있다.

문제는 최근 세계 경제가 급격한 수요둔화 속에 강대국들을 중심으로 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고 있고,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한민국 경제도 고물가, 고금리, 저성장 등 복합적인 어려움이 심화되는 상황이다. 특히, 우리 경제를 지탱해 온 수출도 녹록지 않다. 지난 8월 기준 총수출은 8% 이상 감소했고, 11개월 연속 하락 추세이다.

다행인 것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처하며 세계 각국을 상대로 적극적 세일즈 외교를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덕분에 미국과 일본, 유럽과 동남아 등 주요 수출국에서는 대한민국의 위상이 올라가 ‘코리아 프리미엄’의 시대가 만들어 지고 있다.

이제는 우리 중소기업도 세계 어디서나 통하는 인기 상품을 만들어 당당히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특히, K-팝 등 한류 열풍을 계기로 K-뷰티, K-푸드 등 한국 제품이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고, 이 중 대부분은 중소기업 제품이다.

그동안 대한민국이 수출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고 선진국으로 도약했듯이 지금의 경제위기도 수출 활성화와 해외 시장진출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의 제안처럼 전 세계 한상과 국내 중소기업이 협력한다면, 한상 네트워크도 유대인이나 중국의 화상처럼 대한민국 중소기업들의 해외시장 진출 교두보로 발전할 수 있다. 내수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은 한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수출과 해외진출을 확대해 나갈 수 있는 길이 넓어지는 것이다.

이번 ‘제21차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를 시작으로 전 세계 재외동포 경제인들이 771만 한국 중소기업제품 홍보대사이자 영업사원이 돼 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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