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꿈을 응원해주세요] 동해 꿈나무지역아동센터
악기 낡아 음높이 조율 어려워
센터 예산으론 구매 언감생심

지역아동센터의 아이들로 이뤄진 관악밴드 ‘올키즈스트라’가 연주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의 아이들로 이뤄진 관악밴드 ‘올키즈스트라’가 연주하고 있다.

강원도 동해 묵호항 옆에는 꿈나무지역아동센터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울릉도와 독도로 여행하는 여행객들은 반드시 센터 앞을 지나가게 되지요. 고깃배들만 분주하게 오고 가던 조용한 마을에서, 저는 학창 시절 밴드부를 했던 경험을 살려 바닷가의 아이들에게 악기를 가르쳐보고자 마음먹었습니다.

지난 2016년부터 인근 고등학교에서 폐기 처분하는 악기를 얻어 서울 낙원상가로 싣고 가 수리해 왔고, 중고 사이트에서 악기를 한 대씩 구매했습니다. 이렇게 트럼펫, 트롬본, 호른, 유포니움, 튜바, 색소폰, 플루트, 클라리넷, 작은북 등 악기 9종류를 모았습니다.

어느 정도 악기 구색이 맞춰지면서, 근처에 있는 한사랑, 대흥지역아동센터와 함께 뜻을 모아 ‘올키즈스트라’ 관악밴드를 창단했습니다. 강사님을 모셔 와 일주일에 두 번씩 연습하면서 마을에는 악기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의 실력은 빠르게 늘어 5번의 정기연주회를 했고, 동해시 지역아동센터 발표회와 강원도 지역아동센터 축제, 제주국제관악제 등 여러 행사에 참여해 연주하게 됐습니다. 소심하고 말이 없던 아이들이 명랑해지고, 저마다의 자랑거리가 생겨났습니다.

큰 무대에 올라 연주하는 일은 즐겁고 자랑스럽지만, 중고 악기로 출발했기 때문에 섬세하고 풍부한 소리를 내기에는 어려움이 따릅니다. 같은 악기를 조율하더라도 음높이가 서로 안 맞으니, 지휘자는 악기를 새것으로 교체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관악기는 값이 꽤 나가기 때문에, 지역아동센터 예산으로는 악기를 구매할 수 없습니다. 상반기에 외부 연주를 4번 진행했고 하반기에도 5회가량 연주할 계획인데, 노후 악기를 교체한다면 더 정확하고 아름다운 연주를 펼칠 수 있을 듯합니다.

센터에서 악기를 배우던 학생 3명은 음악대학에 진학해 음악인의 길을 걷게 됐습니다. 그중 트럼펫을 전공한 학생은 해군 2함대 사령부 군악병으로 복무를 마치고 트럼펫 강사로서 후배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현재 동해윈드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하는 한 청년은 “학생 때 악기를 배우지 않았더라면 오케스트라 단원이 될 수 있었을까 한다”며 “졸업하고 나서야 그 시절의 소중함을 알았다”며 감사를 표했습니다. 앞으로도 음악을 통해 우리 센터 아이들의 꿈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 글 : 동해 꿈나무지역아동센터장 장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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