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률’ 통계작성 이후 최대치
‘고용의 질’은 신속한 개선 필요
기업 활력·미스매치 대책 급선무
중소기업이 문제 해결의 출발점

지난 1일 부산 부경대학교 대연캠퍼스에서 2023 PKNU 진로·취업 박람회가 열리고 있다.
지난 1일 부산 부경대학교 대연캠퍼스에서 2023 PKNU 진로·취업 박람회가 열리고 있다.

전체 고용률은 1982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시간제근로자’로 일하는 고학력(대졸 이상) 청년들 역시 역대 최대로 증가했고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청년 10명 중 3명은 ‘원하는 일자리’가 없어서 쉬고 있다고 응답하는 등 ‘고용의 질’은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5일 통계청은 9월 고용동향을 발표하며, 15~64세 고용율이 69.6%로 1년 전보다 0.7%(포인트) 상승해 1982년 통계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2주의 시점을 두고 지난달 30일 통계청에서 발표한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와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학이나 대학원을 졸업하고도 아르바이트 등 ‘시간제 근로자’로 일하는 규모가 115만명을 넘어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 전보다 7만 9000명 급증한 수치며, 2003년 관련 통계 작성이래 가장 큰 규모다.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쉬었음’ 인구는 232만 2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8만 3000명 늘어났다. 쉬었음이라고 응답한 15~29세의 32.5%는 ‘원하는 일자리(일거리)를 찾기 어려워서’ 쉬었다고 밝혔다. 쉬었음은 비경제활동인구 중 중대한 질병이나 장애는 없지만 쉬고 있는 이들을 뜻한다.

역대 최대 고용률이라는 ‘양적인 성과’의 내면에 ‘시간제 근로자’와 같은 비정규직 근로자와 원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쉬고 있는 청년’들이 늘어나며 ‘고용의 질’을 제고하기 위한 정책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도 ‘양질의 일자리’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 산업의 허리이자,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제조업에서 취업자 수가 9개월 연속 감소하고 감소폭도 점차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제조업 일자리 감소는 기업 활력이 떨어져서 생긴 구조적인 문제에 기인한다는 것이다.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등 이어진 악조건들이 기업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는 가운데 만기연장, 저금리 대환대출 등 일시적인 ‘안전판’ 정책과 과감한 R&D 지원 등 ‘성장판’ 정책을 병행하고, 노동·환경·인증 등 기업활동에 방해되는 킬러규제 혁파를 통해 우선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줘야 양질의 일자리도 따라서 만들어진다는 주장이다.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도 빼놓을 수 없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8월 기준 빈 일자리 수는 22만개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필요한 인력을 찾지 못해 구인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정부에서도 3차례에 걸쳐 ‘빈 일자리 해소방안’을 발표했지만, 대부분의 대책이 ‘일시적 인력유입’에 집중돼 있어 ‘장기적 인력난’ 해소를 위한 추가 대안마련이 필요하다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있었다.

주거문제, 자산형성 등 청년들이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핵심 요소에 대해 저렴한 분양권 공급, 각종 중소기업 취업장려금 확대 등 충분한 보상수단을 제공한다면 보다 진전된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대한민국 대부분의 일자리는 중소기업에서 나오고 있는 만큼 고용의 질 개선도 결국 중소기업에서 시작된다”면서, “중소기업의 생산성이 향상되면 근로자에 대한 보상수준이 강화되고, 일자리의 질이 높아져 미스매치도 해소되는 선순환 체계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기업환경과 근로자에 대한 보상체계 개선 외에도 중소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정책적인 고민들이 함께 논의돼야 할 것” 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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