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가게는 국가경제발전 핵심축
일자리창출·세수확보에 대폭기여
상속세 개선 등 육성·유지정책 필요

탁월한 대통령선거 캠페인으로 널리 알려진 미국 빌 클린턴 대통령의 구호를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It’s the economy, stupid(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여기서 알 수 있는 국가의 주된 역할은 국민의 안전을 지킴은 물론 무엇보다도 경제적 안정성을 보장하는 게 핵심이라는 점이다. 곧, 예나 지금이나 먹고사는 일이 국민에게는 무엇보다 앞서는 가장 큰 문제이고, 이를 해결하고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결과적으로는 국가의 부가 필요하고, 과정적 측면에서는 국가 경쟁력이 존재해야 한다.

그럼, 국가 경쟁력의 근원은 무엇인가? 필자는 국가 경쟁력은 국가를 이루는 주체들의 협력과 유대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주지하듯, 국가는 단순히 정부나 행정기관의 운영에서 그치는 게 아니고, 그 운영의 핵심은 기업과 개인이 바탕이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누구나가 추구하는 국민의 행복과 국가의 번영은 개개인의 평안한 가정에서 비롯하고, 평안한 가정은 안정된 기업이 존재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일반인들에게는 낯선, 독일 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의 부퍼탈(Wuppertal)과 렘샤이트(Remscheid) 지역은 수백 년 동안 공업이 번창한 지역이다. 여기에 자리 잡은 다수 기업은 공구를 제조·생산하고 제품을 세계로 수출하면서 지역 경제를 견고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가업으로 6대, 7대를 이어오는 중소기업들이 가정과 지역사회, 종국적으로는 국가 경제·경쟁력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기업들은 종사원이 조부모나 부모 때부터 해당 기업에서 일했고 현재도 이어가고 있는, 말하자면 장수기업이다. 흔히 백년가게라고도 불리는 이런 기업들이 창업주로부터 대를 이어오는 동안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해가며 지역경제, 국가 경쟁력에 이바지해오고 있다는 것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앞서 말한 국가 경쟁력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가게나 회사가 바로 이런 곳들이 아닐까? 소위 ‘백년가게, 노포, 가족기업, 가족장수기업’ 등으로 불리는 중소장수기업 말이다. 우리 곁의 생활밀착형 백년가게는 시공간을 넘나들며 주변과 함께 추억과 경험을 공유한다. 이를 위해 백년가게는 차별화된 고유의 가치관을 견지하고 그 연장선에서 사회적 나눔 활동 등을 해왔다.

또 끊임없는 변화 과정을 견딘 백년가게는 미래에 대한 나름의 혜안을 가지고 있고, 본업에 충실한 용기와 회사에 대한 헌신, 그리고 공동체에 대한 자발적 환원 의지가 뚜렷하다. 이런 백년가게의 존재가 궁극적으로 고용, 가계, 세수, 국가 경제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해, 국가 경제의 견고함은 다양하고 생존력이 강한 기업이 존재할 때 가능하다. 그중에서도 중소기업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물론 우리의 경우 대기업 의존도가 높은 편이고 대기업이 국가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국가 경제가 안정적이고 지속적이려면 튼튼하고 다양한 중소장수기업이 존재해야 가능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이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상속세와 증여세의 개선 등 중소기업 육성·유지에 필요한 세제 및 정책 등이 충분히 뒷받침돼야 한다. 앞서 봤듯, 국가 경제를 책임지는 것은 기업이다. 특히, 중소기업이 살아야 국가 경제가 발전한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므로 좀 더 발전적인 정책 지원을 기대해 본다.

 

송치영
한국산업용재협회장⋅㈜프로툴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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