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융기관 대출행태 조사
코로나 이후 中企지수 최저치

올해 4분기 국내 은행의 대출태도는 중소기업에게는 강화, 대기업에 대해서는 중립으로 전망됐다.
올해 4분기 국내 은행의 대출태도는 중소기업에게는 강화, 대기업에 대해서는 중립으로 전망됐다.

중소기업 대출이 앞으로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2023년 3/4분기 동향 및 2023년 4/4분기 전망)’에 따르면, 올해 4분기 국내 은행의 대출태도는 중소기업에게는 강화, 대기업에 대해서는 중립으로 전망됐다.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는 총 204개 금융사의 여신 총괄책임자를 대상으로 신용위험, 금융기관 대출태도, 대출수요에 대한 평가를 가중평균해 100과 –100 사이 지수를 산출한다. 지수가 음수일수록 대출이 어려워진다는 의미다.

조사결과 국내 은행의 4분기 대출태도 지수는 –11로 3분기(-2)보다 9포인트 낮아졌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각각 0, -6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의 대출태도지수는 코로나19로 경기침체가 본격화된 지난 2021년 이후 가장 큰 마이너스 수치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업의 경우 최근 국내은행의 대기업 대출취급이 확대된 상황에서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지속 등으로 중립을 유지했지만,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코로나 19 금융지원 종료에 따른 리스크관리 강화 등으로 강화된 대출태도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중소기업계에서는 은행의 깐깐한 대출심사가 중소기업의 유동성 공급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은행권의 대출은 신용이 우량한 대기업에 치중되는 모습을 보였다. 10월 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기업대출 잔액은 764조3160억원으로 집계됐다, 그중 대기업대출 잔액은 137조3492억원으로 전년동월 107조1266억원 대비 28.2% 늘었다.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5.2%에서 18%로 올랐다.

반면 중소기업 대출은 같은 기간 597조5407억원에서 626조9667억원으로 4.9%증가하는데 그쳤다.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 85%에서 82%까지 감소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금리 인상기 역대급 실적을 거두고 있는 은행권을 향해 올해 초부터 ‘공공재’, ‘돈잔치’ 등의 표현을 써가며 지적해왔고 최근에는 서민들이 은행의 ‘종노릇’을 하고 있다며, 은행은 일종의 ‘독과점’이라 ‘갑질’을 많이 한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여왔다.

이와 관련 주요 금융지주들은 소상공인 등 금융취약자에 대해 대출 상환 유예, 금리인하 및 감면, 저금리 대환대출 공급 확대 등 상생금금융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그 대상이 소상공인·자영업자에 치중돼 있어 중소기업까지 범위를 확대해야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금융권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 전반적인 경기침체 상황에서 중소기업의 유동성을 위축시키고 연쇄 부실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면서, “금융취약계층을 위한 상생금융의 적용대상을 중소기업까지 확장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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