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까지 협약 마련키로 했지만 '목표연도' 등 두고 이견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하기 위한 국제협약을 마련하는 최종 회의가 내년 부산에서 열린다.

케냐 나이로비 유엔환경계획(UNEP) 본부에서 13~19일(현지시간) 열린 '유엔 플라스틱 협약 성안을 위한 제3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3)는 마지막 회의로 예정된 5차 협상위원회를 내년 11월 25일부터 12월 1일까지 부산에서 진행하기로 확정했다고 정부가 20일 밝혔다.

4차 회의는 내년 4월 22~30일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린다.

국제사회는 작년 2월 제5차 유엔환경총회에서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하기 위해 총 5차례 회의를 열고 법적 구속력이 있는 협약을 2024년까지 마련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회의에는 외교부,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으로 꾸려진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약 160개국 정부대표단과 이해관계자 등 약 2500명이 참석했다.

회의에서는 1, 2차 회의를 통해 마련된 협약 초안을 바탕으로 세부 항목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각국은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플라스틱 오염원을 식별하기 위한 작업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또 새롭게 마련될 협약이 기존의 환경협약과 부딪히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국 대표단은 순환경제로 전환할 필요성과 과학적 증거에 기반한 플라스틱 오염 예방 조치, 실질적 이행을 고려한 국별 이행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협약에 어느 정도 수준의 내용을 담을지 등을 두고는 아직 이견이 남아있다.

플라스틱 오염 종식 목표연도(2040년)를 명시할지를 놓고도 국가별로 의견이 다르다. 1차 플라스틱 폴리머 규제 여부를 두고는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중국·이란이 반대할 뿐 아니라 찬성하는 국가들도 '국제적 목표'를 설정할지, 각국이 자율적으로 목표를 정하게 할지로 갈리는 상황이다.

규제 대상 선정 방법과 기준을 두고도 여러 의견이 오가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중국·이란은 아예 관련 내용을 협약에 포함하지 말자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협약 이행에 필요한 재원을 두곤 선진국은 지구환경기금(GEF)이나 세계은행(WB) 등 기존 기구를 통하자는 입장, 개발도상국은 플라스틱 오염 분담금을 신설하고 별도 기구를 세우자는 입장이라고 한다.

한국은 플라스틱 다생산·다소비 국가지만 협약에 소극적이란 비판을 받는다.

석유에서 추출한 원료를 결합해 만드는 '신재 플라스틱' 생산 감축 목표 설정이나 폴리염화비닐(PVC) 등 특정 물질을 일률적으로 규제하는 데는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한편 '정치하는엄마들' 등 80개 단체는 정부가 최근 일회용품 규제를 대폭 완화한 것과 관련해 플라스틱 협약 성안을 위한 3차 협상위 마지막 날 UENP 잉거 안데르센 사무총장에게 2025년 세계 환경의 날 한국 개최를 재고해달라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들은 "한국 정부의 일회용품 관리 정책이 크게 후퇴한 상황에서 세계 환경의 날 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고 세계 시민을 속이는 일"이라면서 "플라스틱 오염 종식에 한국 정부가 진정성 있는 노력을 보이지 않는 한 다른 개최국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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