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한림원-의학바이오기자협회 포럼서 박은철 연세대 의대 교수 주장

의대 입학 정원을 한시적으로 늘리되, 5년 단위로 의사 수요를 고려해 재조정해야 한다는 제안이 의료계에서 나왔다.

박은철 연세대 의대(예방의학교실) 교수는 23일 서울성모병원 대강당에서 대한민국의학한림원과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주최로 열린 미디어 포럼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의대정원 조정과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서 박 교수는 '의사 인력의 현재와 미래'라는 제목의 주제발표에서 ▲ 의약분업 감축인원(351명) 회복 ▲ 의약분업 감축인원+지방의대 정원 8.8%(351+153=504명) 증원 ▲ 1천명 증원 등 3가지 시나리오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한국의 인구 1천명당 의사 수는 2021년 기준 2.6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3.7명보다 낮다.

박 교수는 351명을 증원하면 2040년 3.89명으로, 504명을 증원하면 3.92명으로, 1천명을 증원하면 4.01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2040년 적정 인원 대비 의사 수는 351명 증원 시와 504명 증원 시 각각 1.7%와 1.0% 부족하고, 1천명 증원 시 1.2% 과잉 상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후에는 노인인구 감소와 저출산,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기술 도입 등의 영향으로 의사에 대한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 교수는 정원 조정의 세부적인 일정으로 ▲ 2025~2034년 10년간 증원할 경우 이후 5년간 지금과 같은 3천58명 수준으로 정원을 줄인 뒤 2040년부터 정원을 더 줄이는 방안 ▲ 2025~2029년 5년간 증원한 뒤 이후 5년간 현재와 같은 3천58명으로 감원한 다음 3035년부터 정원을 추가로 축소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의료인력검토위원단'을 설립해 5년 단위로 의대 정원을 검토,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가 증원을 전제로 대안을 제시한 것에 비해 다른 발제자인 우봉식 대한의사협회(의협) 의료정책연구원장은 '뜬금포', '가스라이팅' 같은 부정적인 표현을 사용하며 정부의 증원 추진을 비판했다.

우 원장은 "의료현안협의체에서 필수의료·지역의료 문제 해결을 위해 힘쓰는 중 의대 정원을 천명 이상 늘린다는 '뜬금포'를 맞았다"며 "정부가 OECD 의사 수 통계로 착시현상을 일으킨 후 의사와 국민에게 의대 증원이 필요하다고 가스라이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의사인력 수급 수요조사에는 수요 추계와 공급변수 등 다양한 변수와 지표를 활용한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며 "정부가 의대 증원이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분석하는 연구를 먼저 제대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