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 만에 복귀한 ‘챗GPT의 아버지’

샘 올트먼
샘 올트먼

챗GPT의 아버지, 샘 올트먼 오픈AI CEO 해임 사태가 닷새 만에 일단락됐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결과다.

지난 11월 17일(이하 현지 시각) 오픈AI는 성명을 통해 “이사회는 샘 올트먼이 회사를 계속 이끌 수 있는지 그 능력에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를 CEO직에서 해임한 사실을 알렸다. 흥미롭게도 샘 올트먼이 오픈AI에서 해임된 지 사흘 만에 마이크로소프트(MS)가 그를 새로운 AI연구소 CEO로 앉혔다. 사실 오픈AI 이사회는 샘 올트먼을 해임한 뒤 직원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있었다.

이에 이사회는 샘 올트먼을 회사에 복귀시킬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미국 언론 보도가 나오고 있었다. 그 사이 MS가 발 빠르게 샘 올트먼을 채간 것이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오픈AI 이사회가 샘 올트먼 해임을 발표한 이후 사흘간의 혼돈 끝에 샘 올트먼의 MS행으로 사태가 일단락되면서 MS가 가장 큰 이득을 봤다고 평가했었다.

하지만 이도 잠시, 지난 22일 오픈AI는 옛 트위터인 X를 통해 샘 올트먼이 회사에 복귀했다고 알렸다. 이와 함께 오픈AI는 이사회 역시 구조가 재편됐다고 밝혔다. 해당 소식 직후 MS는 서한을 통해 이사회 개편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이번 사태가 여러 시사점이 있다며 속속 분석 기사를 내놓고 있다. 그동안 오픈AI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외신들이 가장 주목한 첫 번째 시사점은 바로 이사회 재편이다. 오픈AI는 비영리법인인 ‘오픈AI Inc’가 자회사 ‘오픈AI LLP’를 통제하는 구조다. 이사회는 ‘인류를 위한 안전하고 유익한 일반인공지능(AGI)을 만든다’는 목표에 따라 오픈AI의 수익을 제한하고 있다.

오픈AI에 130억달러를 투자한 대주주 MS도 수익 배분 권한만 있을 뿐 이사회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자격은 주어지지 않는다. 미디어 기업 악시오스는 “이사진이 회사 지분을 보유하지 않고 대주주인 MS도 이사회 표결권이 없는 독특한 지배구조를 지닌다”고 전했다.

오픈AI의 실권자로 알려진 샘 올트먼 역시 개발자가 아닌 전문경영인의 역할만을 해왔다. 샘 올트먼은 이사회 멤버지만 오픈AI의 지분을 단 1주도 직접적으로 보유하고 있지 않다.

아직 오픈AI의 새 이사회가 완전히 구축된 건 아니다. 하지만, 새 이사회 초기 멤버에는 브렛 테일러 전 세일즈포스 공동 CEO가 새 의장으로 합류했다. 래리 서머스 미국 전 재무부 장관이 이름을 올렸고, 애덤 디엔젤로 쿼라 CEO는 유임됐다. 샘 올트먼과 그레그 브록먼이 회사를 떠나고 4명만 남게 된 기존 이사회 4인 가운데 3인이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것이다.

오픈AI는 이사회 확장 가능성도 예고했다. 일각에서는 새 이사회가 최대 9인으로 확대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외신들은 이사회가 좀 더 시장 관점을 제시할 수 있는 인물들로 구성됐고, 확장 후에도 그렇게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며 AI 기술개발 속도 가속화를 주장하는 쪽으로 힘이 실릴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그런 의미에서 MS 또한 충분히 이득을 봤다는 평가들도 나오고 있다. CNBC는 이번 사태로 MS와 샘 올트만의 관계는 더욱 견고해졌을 것이며, 샘 올트만이 오픈AI로 돌아간 만큼 MS-오픈AI 동맹 역시 견고해질 거라고 봤다. 또, 일각에서는 MS가 향후 오픈AI 이사회 개편 등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입김이 세질 것이라고 보기도 했다.

이미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샘 올트먼 영입설이 나올 때 자신의 X 계정을 통해 “우리는 오픈AI와의 파트너십에 헌신하고 있다”며 오픈AI와의 협업을 이어 나갈 것임을 강조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픈AI를 둘러싼 이번 혼란의 배경에는 회사 지분을 소유하지 않은 비영리 이사회가 회사의 최고 결정을 내리는 기이한 지배구조가 자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오픈AI의 헤프닝은 안정적인 회사 운영을 위해 지배구조의 명확성은 언제나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음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 사례로 볼 수 있을 것이다. 

- 하제헌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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