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 등 ‘김치의 날’ 법정기념일 제정
코로나 후 김치 효능에 지구촌 주목
고급화 전략으로 시장확대 나서야

지난 11월 22일은 하나 하나(11월)의 재료가 모여 22가지(22일) 이상의 효능을 나타내는 ‘김치의 날’이었다. 이 김치의 날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영국, 아르헨티나에서도 법정기념일로 제정하고 김치와 김장문화의 가치를 확산하고 있다.

김치에 관한 세계인의 관심은 수출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김치 수출 대상국이 2013년 61개국에서 올해 93개국으로 확대됐다. 김치 수출액도 2019년 1억달러를 넘어선 이후 계속 증가해 코로나 확산 시기였던 2021년 사상 최대치인 1억 5991만달러를 기록했다. 이후 2022년 소폭 감소했다가 올해 다시 증가 추세로 연말까지 김치 수출액이 2021년 실적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김치가 해외에서 이토록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에게는 매일 먹는 반찬인 김치가 세계인들에게는 살아있는 우수한 유산균을 섭취할 수 있는 건강한 식품이자 문화의 아이콘으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김치는 예로부터 ‘발효과학의 결정체’라고 불릴 만큼 발효식품으로서 다양한 건강 기능성을 가지고 있다. 김치의 발효 단계는 총 4단계로, 미숙기인 김치 담금 초기에는 유산균이 1g당 10만 마리에서 적숙기에 접어들면 1억 마리 이상으로 증가한다. 김치 유산균은 우리 몸속에서 정장 작용, 면역력 조절, 아토피 개선 효과, 항비만, 항암 등 다양한 효능을 나타낸다.

또한, 김치를 먹었을 때 건강상의 이점은 장 건강 개선, 항산화, 염증 감소, 고지혈증 예방 효과 등 다양하다. 왜 김치의 날을 22일로 정했는지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치의 건강 기능성이 널리 알려진 계기는 아이러니하게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에 따른 영향이기도 하다. 전 세계적으로 증상이 강력한 신종 호흡기 질환을 겪는 시기가 길어지면서 항바이러스 효능까지 가지고 있는 김치에 더 주목하게 된 것이다. 이는 2021년 김치 수출액이 역대 최대치를 달성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김치는 문화적 측면에서도 식품 이상의 가치를 담고 있다. 함께 모여 김치를 담그고 나눠 먹는 한국의 김장문화는 여러 세대를 거쳐 전해지고, 공동체의 소통을 끌어냈다는 점 등이 높게 평가돼 2013년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앞으로도 김치가 세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즐겨 먹는 식품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김치 종주국으로서 김치의 품질을 차별화시키고, 위생과 안전이 보장된 건강한 식품으로서 지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고급화 전략을 앞세워 우리 김치의 맛과 우수성을 전 세계에 보여줘야 한다.

특히 한국 김치의 ‘정통성’을 지키면서도 현지 국가의 식문화와 조합한 ‘현지화’가 필요하다. 한국 김치의 정통성을 지키는 방법으로 ‘김치종균’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김치종균은 김치의 품질 균일화, 품질향상 및 유지 기한 연장 등을 위해 인위적으로 발효를 조절하기 위한 김치 미생물을 말한다. 김치 제조는 현지에서 나는 다양한 식재료를 이용하더라도 발효를 조절할 수 있는 김치종균을 사용한다면 김치의 뿌리는 지키면서 김치시장은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외국인들에게 김치 조리법과 먹는 방법을 소개하는 변화도 필요하다. 김치 양념을 외국인들에게 익숙한 소스 또는 드레싱이나 음식에 뿌려 먹는 시즈닝 등 다양하게 접근해서 경험할 수 있도록 활용 폭을 넓혀줄 필요가 있다.

그렇게 되면, 그들의 식문화와 융합하면서 수많은 다국적 김치와 취식문화가 탄생할 것이고, 글로벌 김치문화의 융성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정금주
세계김치연구소 문화진흥연구단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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