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숙련 여성인력 확보의 필수 덕목
임신·출산 배려가 경단녀 방지 해법
이미 국비 지원…中企도 적극 도입을

인력난은 중소기업의 항시적인 고민거리이다. 대기업과 비교해 임금, 복지, 근로조건 등에서 처우가 낮은 것이 인재 확보를 어렵게 한다. 최근에는 생산인구 감소, 물가 상승에 의한 실질임금 감소가 더해지면서 중소기업의 인력난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정부는 2011년부터 상용노동자 1인 이상 사업체를 대상으로 실질임금을 조사해 왔는데, 3분기까지의 실질임금이 올해 처음 1.2%감소했다고 보고했다. 한편 올해 3분기 300인 미만 기업의 빈 일자리 수가 20만 9000개로서 지난 2분기 대비 3000개 가량 증가했다. 고물가가 중소기업 인력난에 더욱 악영향을 미치는 듯하다.

중소기업은 인력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자동화·효율화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외국인력을 더 많이 활용하고자 정부에 대해 고용허가제 완화를 요구해 왔다.

그러나 자동화·효율화, 외국인력 활용도 중요하지만 자국 숙련 노동력 확보는 놓쳐서는 안되는 핵심과제다. 비핵심적인 부분은 외주화 혹은 외국인력 활용이 가능하겠지만 핵심부분까지 그렇게 한다면 기업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국 노동력과 관련해 여성 인력이 아직까지 충분히 활용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남녀 간 고용률 격차는 서서히 줄어들어 왔지만 여전히 크다. 15~64세 여성의 고용률은 2000년 50.1%에서 꾸준히 상승해 올해 10월 61.9%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10월 15~64세 남성의 고용률은 남성은 77.2%로서 남녀간 고용률 격차는 여전히 15.3%포인트에 이른다.

우리나라의 여성 고용률이 왜 낮은가? OECD 주요국과 비교해 보면 모든 연령대에서 OECD 국가들보다 고용률이 낮지만 특히 30대 후반 여성의 고용율이 다른 연령대보다 더욱 낮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 때문에 여성의 연령별 고용률 그래프를 보면 30대에서 푹 꺼졌다가 다시 올라오는 ‘M자형’ 모양을 보인다. 30대 후반 여성의 고용률이 낮은 것은 결혼·임신·출산·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되기 때문이다.     

역량 있는 인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중소기업은 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30대 역량 있는 젊은 여성들이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이나 공기업을 선호하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중소기업이 여성들의 결혼·임신·출산·육아에 대한 배려가 더욱 약하다는 점이다. 최근 들어 이 측면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양상이다. 대기업들은 육아휴직뿐 아니라 난임 치료까지 적극 지원한다는 소식이 들리기 때문이다.

기업 복지에서 난임 치료 지원이 중요해진 이유는 결혼과 출산 연령이 30대 후반으로 늦춰지면서 많은 여성들이 육아휴직보다 임신 자체를 고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난임 치료 대한 국가의 비용 지원이 증가하고 있지만 치료를 위해 병원을 방문하는 등 시간이 투입돼야 하는데 기업에 따라 이에 대한 배려가 차이가 크다. 특히 대기업들은 이를 인식하고 적극 지원하고 있는데 중소기업들은 아직까지 이에 대한 인식과 배려가 부족하다.

중소기업의 경쟁력의 관건 중 하나는 역량 있는 여성 인력의 확보다. 30대 역량 있는 여성인력을 확보해 이들을 경력 단절 없이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결혼·임신·출산·육아와 관련해 기업복지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난임 치료 지원은 국가의 비용 지원이 이미 제공되고 있어서 기업들이 조금만 노력하면 실시 가능하다는 점에서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다.

 

 

 

정세은
충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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