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 열풍 타고 제2전성기]
짧은 길이·통굽…남성도 동참
청바지와 매치해도 매력적
체험형 팝업에 오픈런 행렬

칫솔 활용한 내피관리 필수
부츠 속 습기 자주 제거해야

2004년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에서 주인공 배우 임수정 씨가 어그부츠를 신고 나온 장면이 방영되면서 국내 어그부츠의 인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004년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에서 주인공 배우 임수정 씨가 어그부츠를 신고 나온 장면이 방영되면서 국내 어그부츠의 인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어그부츠가 대중에 확실히 각인되기 시작한 건 지금으로부터 약 20년 전인 2000년대 초반부터다. 미국의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가 자신의 TV 쇼에서 여러 차례 소개한 이후 할리우드 스타들이 어그부츠를 신고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이 파파라치 사진을 통해 보도되며 관심을 모았다.

우리나라에서는 2004년 인기리에 방영한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에서 배우 임수정 씨가 착용하면서 본격적으로 알려졌다. 드라마가 방영되던 당시 완판 신화를 이룬 어그부츠는 2000년대 후반까지도 꾸준히 유행하다 2010년대 들어서는 서서히 자취를 감췄다.

그러던 어그부츠의 젠지세대(199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 태생)의 레트로 열풍을 타고 다시 조금씩 인기를 끌기 시작하더니 2024년 현재,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전설의 유행템답게 이번에도 반응이 심상치 않다.

어그부츠를 대표하는 브랜드 어그(UGG)의 국내 공식 판권을 가지고 수입·판매하고 있는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어그부츠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2배가량 급증했으며, 같은 기간 자체 디지털 플랫폼 에스아이빌리지를 포함한 온라인 매출은 무려 3배 이상 늘었다.

지난달 23일부터 26일에는 성수동에서 어그 필하우스(FEEL HOUSE) 팝업을 운영했는데 제품 판매가 아닌 체험형 행사였음에도 온라인 사전 예약의 경우 오픈 30분 만에 매진, 오픈 1시간 전부터 100명이 넘는 대기 줄이 형성되는 오픈런 행렬이 이어졌다. SNS 속 패션 인플루언서와 국내외 유명 스타들도 어그부츠 귀환을 빠르게 받아들이며 트렌드를 더욱 빠르게 확산시키는 중이다.

어그(UGG)의 2023 가을·겨울 시즌 화보_UGG 공식 홈페이지
어그(UGG)의 2023 가을·겨울 시즌 화보_UGG 공식 홈페이지

어그부츠, 너는 누구?

통칭 어그부츠라고 하는 모양새의 장화는 양털과 양피로 만든 시어링(Shearling) 부츠의 일종이다. 어그(UGG)는 이와 같은 양털 부츠를 생산하는 대표적인 브랜드로 대일밴드(반창고), 호치케스(스테이플러)와도 같은 격이다. 지금의 어그부츠 디자인은 호주 출신 서퍼인 쉐인 스테드맨(Shane Stedman)으로, 차가운 호주 바다에서 서핑한 후 자신의 발을 따뜻하게 하고자 신고 벗기 편안한 뭉툭한 모양의 부츠를 만든 것이 시초다. 1971년 쉐인 스테드맨은 1971년 호주에서 ‘어그 부츠(UGH BOOTS)’라는 이름을 상표로, 1982년에는 ‘어그(UGH)’라는 이름을 상표로 등록했다.

쉐인 스테드맨이 디자인한 어그를 브랜드화 하고 상품으로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한 사람은 미국의 브라이언 스미스(Brian Smith)다. 브라이언 스미스는 캘리포니아 지역의 서퍼들을 위해 호주로부터 양털 부츠를 들여왔다. 이어 1980년대 중반 ‘어그 오스트레일리아(UGG Australia)’라는 상표의 양가죽 부츠를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고, 이것이 우리가 아는 어그부츠의 시작이었다.

쉐인 스테드맨은 1995년, 상표권을 브라이언 스미스가 설립한 어그(UGG) 사에 매각했다. 그리고 이후 어그는 양털 부츠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잡게 됐다.

헐리웃 모델이자 인플루언서인 ‘벨라 하디드’의 어그 스타일링_벨라 하디드 인스타그램 계정(@bellahadid)
헐리웃 모델이자 인플루언서인 ‘벨라 하디드’의 어그 스타일링_벨라 하디드 인스타그램 계정(@bellahadid)

20년 전 유행 때와는 사뭇 다른 양털 부츠 트렌드

현재 많은 브랜드들이 어그부츠의 디자인과 비슷한 양털 부츠를 제작, 판매하고 있긴 하지만 이번 어그의 유행을 선도하는 건 역시 원조 브랜드인 어그(UGG)다. 2024년 현재 어그(UGG)는 20년 전과는 사뭇 다른 디자인의 어그부츠를 유행시키고 있다.

어그부츠가 처음 대중에게 알려졌던 2000년대에는 종아리 중간이나 무릎 바로 밑까지 오는 긴 기장의 디자인이 대세였다. 짧은 스커트나 니트 원피스, 레깅스 또는 스키니진에 매치하는 것이 유행이었다. 위쪽을 살짝 접어 안의 털이 드러난 모양새로 신기도 했다.

요즘 2030 세대가 즐겨 신는 어그부츠는 복숭아뼈까지만 올라오는 짧은 길이에 높은 통굽으로 이뤄진 플랫폼 디자인이다. 코르크로 만든 나막신 형태의 클로그와 슬리퍼부터 세기말부터 2000년대 초반 감성으로 대표되는 ‘Y2K 스타일’이 재유행함에 따라 메탈릭한 느낌 또는 광택 있는 소재의 어그 역시 눈에 띈다.

스커트와 함께 목이 긴 양말 또는 워머를 주름지게 해 신으며 여성스럽고 사랑스러운 느낌을 강조하거나, 트레이닝 팬츠 또는 폭이 넓은 와이드 팬츠 등에 매치해 트렌디하고 힙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한다. 과거와 또 다른 점이 있다면 이번 어그 유행에는 남성도 동참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성과 마찬가지로 와이드 팬츠와 함께 착용해 발등은 덮고 앞코 정도만 보이게 해서 신는 경우가 많다.

스타일링만큼 중요한 양털 부츠 착용 및 관리방법

투박한 모양새의 어그는 얼핏 보면 편하게 신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양털과 양가죽으로 만든 만큼 착용 및 관리 방법이 생각보다 까다롭다.

양피로 만든 신발인 데다 방수 처리를 하지 않아 오염에 약하다. 눈에 닿으면 가죽이 젖어 얼룩이 생기기 십상이다. 그러나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오염은 간단한 손질만으로도 쉽게 지울 수 있다. 어그 가죽의 얼룩을 지우기 위해선 부드러운 칫솔과 마른 수건, 분무기가 필요하다.

분무기에 중성세제를 푼 물을 채워두고 오염된 부분 위주로 중성세제물을 뿌린다. 그 다음 부드러운 칫솔로 살살 문지르고 마른 수건으로 두드려 물기를 흡수시키면 끝.

눈이나 비에 젖었을 때도 외출 후 돌아와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얼른 제거해 주면 좋다. 이때 드라이기 등을 사용하면 부츠의 형태가 변형될 수 있으니 마른 수건과 신문지를 사용해 물기를 제거해야 한다. 내피인 양털 또한 계속 신다 보면 납작하게 눌리고 뭉치기 마련이다. 털이 뭉쳐져 사그라들면 아무래도 보온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평소 내피 관리도 잘 해줘야 한다. 역시 방법은 간단하다. 착용 후 사용하지 않는 칫솔 등을 활용해 눌린 부분의 털을 빗질하면 된다. 부츠 속 털만 잘 관리해도 보온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통풍이 잘 되지 않는 점도 어그의 치명적인 단점이다. 맨발로 신어도 되는 신발이지만 신발 내에 땀이 차면 세균과 곰팡이 등의 증식으로 무좀과 같은 피부 질환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어그부츠를 신을 땐 꼭 양말을 착용하고 외출 후 뭉친 신문지 등을 신발에 넣어 부츠 속 습기를 제거하고 주기적으로 세탁을 해주는 것이 좋다. 이때 세탁은 가죽에 물 얼룩이 생기지 않도록 물세탁이 아닌 드라이클리닝을 할 것을 권장한다.

- 신다솜 칼럼니스트 - shinda.writ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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