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현장 희망인원은 총 20만명
청년층 제조업 기피현상 심각해
작년 청년 취업 9만8천명이나 감소

[중소기업뉴스=이권진 기자] 한국경제의 성장동력이자 양질의 일자리로 불리는 제조업이 단순한 ‘일손 부족’을 넘어 심각한 ‘인력 생태계 붕괴’로 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올해 정부가 역대 최대 규모인 16만5000명의 외국인 근로자(E-9)를 도입할 예정이지만, 내국인의 제조업 취업자 수가 급격하게 쪼그라들면서 ‘고용의 질’ 측면에서도 심각한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겪게 될 인구 부족의 쓰나미가 제조업계에 가장 먼저 몰아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8일 발표한 ‘2023년 외국인력 고용 관련 종합애로 실태조사’에 따르면 내국인 취업기피(2022년 74.8% → 2023년 89.8%)가 극심해진 상황 속 중소기업들은 외국인근로자를 ‘더 많이’ ‘더 장기적으로’ 고용하길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 기업의 외국인 근로자 고용 한도 상향조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외국 인력이 부족한 사업주들은 29.7%(추가활용 계획 평균 4.9명)로 조사됐다. 이를 외국인력(E-9) 활용업체 5만4780개사를 기준으로 추정하면 1만6270개사에서 약 7만9723명에 대한 수요가 확인됐다.

결국 올해 정부가 역대 최대규모인 16만5000명의 외국인 근로자를 도입할 예정임에도 불구하고 추가로 약 3만5000명이 필요해 중소기업 현장에선 총 도입 희망인원이 2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의 올해 도입 인원 확대에도 여전히 중소기업 현장의 수요에 미치지 못하다는 점을 의미한다.

전체 산업의 외국인 쿼터가 늘어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제조업 인력시장은 이미 빨간 불이 들어왔다. 내국인의 전체 산업의 취업자 수는 증가 추세에 있으나, 유독 제조업에 대한 취업 기피가 심각 단계로 재진입했기 때문이다.

인포그래픽=연합뉴스 제공
인포그래픽=연합뉴스 제공

지난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는 2841만6000명으로 전년 대비 32만7000명(1.2%) 늘었다. 반면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해 4만3000명이나 줄었다.

2022년 제조업 취업자 수가 13만명 늘어난 뒤 불과 1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러한 감소 폭은 2020년(-5만3000명) 이후로 가장 크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에선 크게 늘었지만 청년층(15~29세)에서만 9만8000명이나 감소했다.

정부가 올해 외국인 근로자 산업별 배정 계획으로 제조업에만 9만5000명(전년대비 1만6500명 증가)을 투입한다.

단순 비교로 지난해 취업자 수(내국인) 부족인력 4만3000명을 감안하면, 올해 외국인의 제조업 배정 효과는 당초 9만5000명에서 5만2000명으로 크게 쪼그라든다고 볼 수 있다.

더 큰 우려는 해를 거듭할수록 줄고 있는 청년층 인구다. 이들이 제조업을 계속 기피한다면, 제조산업의 붕괴는 촌각을 다투는 국가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결국 정부의 선제적이고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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