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지서 일하는 업무스타일 확산
워라밸 넘어 살맛나는 직장 연착륙
지방 도심 공동화 막고 경제 활성화

서용구(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서용구(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한국의 변화 속도는 세계 정상급이다. 인구 감소국으로의 전환에 한국 정치와 정부가 적극 대응하지 못하면서 출생률은 계속 낮아지고, 청년 자살률도 감소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워케이션’을 적극 수용하고 활용하면 우리의 행복감도 높이고 지방경제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워케이션’(Workation)이란 일(Work)과 휴가(Vacation)의 합성어다. 휴가지에서 일을 하는 업무스타일을 말한다. 팬데믹 기간 중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대안적 라이프스타일이다. ‘디지털 노마드’란 개념이 우리에겐 더욱 친숙한 용어일 것이다. 디지털 유목민을 뜻하는 디지털 노마드는 노트북 등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 출퇴근 없는 삶 즉 재택, 원격근무를 하면서 이 도시, 저 도시에서 자유롭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말한다.

노마드족은 본래 전업 작가나 투자자, 샌프란시스코 인근 도시에 거주하는 IT 개발자 등으로 코로나 이전부터 존재해 왔다. 단지 2020년 코로나 사태로 인해 재택근무가 뉴노멀로 일반화되면서 수많은 직종과 직업군으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워케이션은 3가지 유형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전통적 워케이션은 개인이 일상적 생활에서 벗어나 휴가지에서 건강과 활력을 되찾고자 하는 목적을 가진 장기숙박이다. 자신의 휴가에 앞, 뒤로 1주일을 보태 10일 이상 숙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두번째 형태는 협회 회원사 간 또는 부서 간, 프로젝트 팀 간 ‘네트워킹’을 목적으로 진행하는 워크숍 형태의 워케이션이다. 개인 업무는 물론 공동 목표를 가진 유사한 사람들과 회원 간의 시너지를 목적으로 하는 협업적인 워케이션이다. 마지막으로 일탈형 워케이션이 있다. 일상을 탈피해 새로운 장소에서 창의적인 영감을 얻기 위한 휴가지에서의 장기숙박을 말한다. 소위 ‘한달살기’가 이 유형이다.

현재 우리는 워케이션을 일상화하는 문화 혁신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 워케이션은 다음과 같은 삼각이득을 만들 수 있다.

첫째, 한국 20대, 30대 사망 원인 1위는 자살이다. 워케이션은 고물가, 저성장 사회에 살아가야 하는 운명을 가진 번아웃 세대인 MZ세대 한국인들에게 더욱 살맛나는 직장을 만들어줄 수 있다. 워라밸을 개선시키는 획기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MZ세대는 이전 아날로그 세대에 비해 정보화 수준이 획기적으로 높은 편이므로 워케이션으로 업무 수행에 전혀 문제가 없다. 비일상적인 환경(휴가) 속에서 일상적인 일(업무)을 하면 창의성이 높아지고 개인의 행복감을 높일 수 있다.

둘째, 일-여가의 경계가 계속 희석화되면서 조직의 업무문화에 획기적 변화가 필요해졌다. 향후 4차 산업혁명이 더욱 고도화되면 비대면 서비스 및 근무가 보다 일상화될 것이다. 워케이션을 통해 팀장과 모든 조직원의 생산성을 개선할 수 있다. 세상과, 상사와 팀원들과 떨어져 자신을 보다 객관화하고 명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워케이션은 조직의 성장보다는 자신의 성장을 우선시하는 MZ세대 근로자들에게 회사가 반드시 제공해야 하는 필수 옵션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구소멸 위기에 있는 지방 대부분의 구도심에는 현재 엄청난 규모의 오피스 유휴 공간이 존재하고 있다. 지자체들이 도시 간 쌍방 교환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를 활성화시키면 워케이션 관광 방문객들로 인해 도심 공동화의 속도를 줄일 수 있고 지방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제 제주, 부산, 강릉과 같은 곳으로 가서 일도 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