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상사화로 잘못 알려진 꽃무릇. 석산화라고도 부르는 꽃무릇은 상사화와는 꽃 형태도 다르고 피어나는 시기도 약간 차이가 있다. 두 꽃은 한 몸이건만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한다는 특성만 같다. 꽃무릇은 백로 무렵부터 피기 시작해 9월 중순에 절정을 이룬다. 꽃잎을 떨군 후에야 잎이 피고, 겨울을 이기고 이듬해 봄에 시든다. 꽃도 상사화에 비해 무척 화려하다. 수술은 미인의 속눈썹처럼 길고 아름답게 휘어져 있어 흔히 ‘왕관’에 비유된다. 주로 절 주변에 상사화가 많은데, 이는 스님들이 탱화를 그릴 때 상사화로 물감을 만들었기 때문이란다. 상사화 뿌리를 짜낸 즙을 칠하면 좀이 슬지 않고 색도 바라지 않는다고 한다. 고창, 영광, 함평에서 비슷한 시기에 피어난다.

고창 꽃무릇과 메밀꽃밭
여름을 체험하기에는 늦고 단풍이 들기엔 이른 9월에 고창 선운사 일원엔 꽃무릇이 무더기로 피어나 온통 붉은 색칠을 한다. 선운사로 들어가는 도솔천 개울 너머로는 아름다운 꽃무릇이 군락지로 피어나 눈부시다. 꽃무릇이 피어나는 계절이 되면 ‘꽃 반, 사진가 반’이라고 해야 할 정도로 인산인해다. 꽃무릇 보기에 가장 좋은 때는 해뜰 무렵이나 비가 온 다음날이라는 것을 참조해도 좋다.
그 외 고창이 좋은 점은 꽃무릇을 감상하는 시기에 메밀꽃도 함께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무장면 공음면에 있는 학원농장에서는 봄철 청보리를 베어나고 나면 그 자리에 메밀꽃을 심어 놓는다. 10만여 평의 구릉지 밭은 새하얀 메밀꽃밭으로 변한다. 거침없이 넓은 꽃밭은 막힘도 굴곡도 없다. 해맑은 가을 하늘과 메밀밭이 어울려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낸다. 메밀꽃단지 안으로도 산책로가 나 있다. 꽃무릇은 9월 중순부터 약 2주간 볼 수 있으며 메밀꽃은 9월 중순부터 시작해 10월초까지 감상이 가능하다.
■자가 운전 = 서해안고속도로 이용. 선운산IC-삼거리-여기서 좌회전해 부안면 소재지를 거쳐 20분간 직진하면 선운사 표지판이 나온다/호남고속도로 정읍IC에서 정읍시내 반대편 도로 진입해 1.8km-22번 국도와 29번 국도 갈림길(주천삼거리)-22번국도-흥덕(22번, 23번 갈림길)-22번국도-오산저수지-반암리 갈림길-우측도로로 2.8km-왼편으로 선운산도립공원 진입로. 학원농장: 고창읍내로 나와 공음(무장)쪽으로 가면 된다. 팻말이 잘돼 있다.
■별미집과 숙박 = 선운사 주변에서는 풍천장어를 맛보면 된다. 산장회관(063-563-3434), 신덕식당 등 다양하다. 또 선운사 가는 길목의 강촌식당(063-563-3471, 반암리)이 맛이 괜찮다. 장어는 기름기가 많아서 굽는 방법에 따라 맛 차이가 크다. 숯불에 구워 먹는 집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학원 농장에서는 가을이면 메밀을 직접 갈아서 만든 메밀국수와 묵, 전 등 전통음식 등을 맛볼 수 있다. 고창읍내에 있는 장어세상(063-561-1014)은 조립식의 허름한 건물이지만 실비로 장어를 맛볼 수 있다. 진명식당(063-561-5478)은 콩나물 해장국 등 조식집으로 인기 있는 집. 숙박은 선운산관광호텔(063-561-3377), 동백호텔(063-562-1560), 선운장(063-561-2035)이 있다. 그외 민박집 다수. 고창읍에서 하룻밤을 유하게 될 경우 귀빈 모텔(063-564-1991)이나 황토방 찜질방(063-563-0303)등을 이용하면 된다.
■주변 볼거리= 선운사는 물론이고 도솔암까지의 트레킹도 좋다. 도솔암까지는 상당시간 걸어 올라가야 한다. 3.2㎞ 정도 거리. 계곡 옆으로 난 길은 가파름이 적어서 가족 동반 산행길로 적격하다. 낙조를 보려면 인근하고 있는 동호리나 구시포쪽을 택하면 된다.

함평 용천사 대숲의 꽃무릇 군락지
함평 용천사(함평군 해보면 광암리)의 꽃무릇 군락지는 이웃하고 있는 영광 불갑사나 고창 선운사에 비해 연륜이 가장 짧다. 그럼에도 용천사 뒤쪽 모악산(348m) 중턱, 대숲 사이로 피어난 자생 꽃무릇은 오랫동안 기억 속에 남을 만하다. 모악산 자락에 푹 파묻혀 있는 절집은 화려하지 않고 조촐하다. 그러나 용천사는 서해안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 오래된 절이라는 것을 가늠할 수 있는 것은 대웅전 옆에 있는 석등(전라남도유형문화재 제84호)과 괘불석주다.
꽃무릇 군락지를 보려면 절집 뒤쪽, 대숲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산허리를 가르기 때문에 힘들지도 않으며 10분이면 충분히 군락지를 만날 수 있다. 30만평 규모. 군데군데 굵은 대나무가 그늘을 만들어 주어 꽃대가 생생하고 꽃 색이 선명하다. 이곳은 한국 100경 중 48경으로 선정됐다고 하니 말이 따로 필요 없다. 특히 이슬비가 내려 안개가 자욱하게 대숲 사이로 깔리는 날이면 꽃 색은 선명하게 붉어져 가슴속까지 피가 맺힌다.
■자가 운전=서해안 고속도로 이용해 영광IC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영광 불갑산과 밀접해 있기 때문. 영광에서 22번국도(광주방면)-해보면사무-838번 지방도로-용천사 꽃무릇 공원. 혹은 영광 불갑사에서 다시 나와 함평 쪽으로 가다보면 왼편에 팻말이 나서면 좌회전해 들어가면 용천사 입구와 만난다.
■별미집과 숙박=축제장 근처에서 요기를 때우면 된다. 함평은 예로부터 육회가 맛있기로 소문난 지역. 그중 시설도 잘돼 있고 깔끔하면서 최상급의 육질을 자랑으로 삼는 천지회관(061-324-1009)을 꼽을 수 있다. 그 외 옛 장터에 있는 화랑식당(061-323-6677), 목포식당(061-322-2764)도 소문나 있다. 비빔밥에는 큼지막하게 통째로 끓여낸 선짓국이 곁들여진다.
■주변 볼거리 = 손불면에는 돌머리에서 낙조를 감상하거나 천연 해수찜을 즐기면 된다.

불갑산 상사화 꽃길과 해불암 트레킹
꽃무릇이 알려지게 된 것은 불갑산(영광군 불갑면 모악리)이 원조라 할 수 있다. 불갑사(061-352-8097) 절집 뒤 산속에 무리지어 피어난 꽃무릇이 알려지면서 인근도 더불어 유명해진 것이다. 불갑사 뒤쪽 산자락에는 수만평, 아니 수십만 평의 꽃무릇 군락지가 조성돼 있다. 처음부터 이렇게 많은 꽃이 피어난 것은 아니다. 꽃무릇이 알려지면서 조성해놓은 인공미가 가미된 것이다. 어떤 연유에서든지 꽃 군락지는 한마디로 탄성을 자아낸다. 게다가 산길 옆으로 저수지가 있어서 더 아름다운 모습을 그려낸다. 불갑사에서 꽃길을 따라 해불암까지의 트레킹도 괜찮다. 절 입구에서 1km가 조금 넘는 거리다.
■자가 운전=자가운전: 영광에서 23번 국도-함평 방면으로 8km-불갑면소재지-불갑 초등학교 앞에서 좌회전해 900m-좌측으로 작은 길이 내산서원 가는 길 2.5km-불갑산 입구.
■별미집과 숙박=불갑사 입구에서는 보리밥을 판다. 또 영광읍내에 있는 신라식당(061-353-4839)이나 터미널 앞에 있는 양지식당(061-352-0847)은 간단한 백반 집으로 이용하기 좋다. 법성포구에 있는 일번지 식당(061-356-2268)은 소문난 맛집이다. 숙박은 영광읍내의 신라호텔(061-353-3333)과 관광호텔 아리아(061-352-7676)등을 이용하면 된다.
■주변 볼거리=영광에 들러서 빼놓을 수 없는 관광지가 백수 해안드라이브코스다. 또 영광 법성포는 굴비의 원산지. 법성포 뒤쪽 산 중턱에는 백제 불교 도래지 기념관이 있다. 그 외 가마미 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해안드라이브길도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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