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대출행태 서베이’
中企수요 2년6개월내 최고치
일단은 다행, 공급량에는 의문
대기업에 대출 쏠림현상 여전
中企까지 상생금융 확산 필요

중소기업의 대출수요가 2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2023년 4/4분기 동향 및 2024년 1/4분기 전망)’에 따르면 2024년 1분기 중소기업의 대출수요지수는 25포인트로 전분기 8포인트에 비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지난 2021년 3분기 26포인트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중소기업들이 은행을 찾는 것은 경기둔화에 의한 자금수요가 이어진 영향으로 해석된다. 대기업은 금리인하 기대감에 따른 시장금리 하락으로 회사채 발행 여건이 완화되며 은행수요가 줄어들었지만 자금조달 수단이 제한적인 중소기업은 은행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5대은행이 중소기업에 내준 대출잔액(개인사업자대출 제외)은 지난해말 기준 311조3919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1473억원 늘어나는 등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대기업 대출잔액이 136조4284억원으로 전월(138조3118억원)과 비교해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또한 한국은행이 취합한 예금은행의 금리 현황에 따르면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2022년 10월(5.49%) 이후 14개월 연속 5% 선을 웃돌았다. 평균 5% 이상의 고금리가 장기간 이어진 것은 2013년 3월(5.02%) 이후 10년 만이다. 지속되고 있는 고금리에도 중소기업의 대출수요가 쉽게 꺾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 은행권의 대출문턱은 다소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2024년 1분기 은행의 대출태도지수가 5포인트로 전분기 –6에 비해 11포인트나 높아졌고, 중소기업 대출태도지수 역시 6포인트로 지난 2023년 4분기(0)보다 6포인트 높아졌다고 밝혔다.

대기업은 8포인트였다. 대출태도지수가 플러스면 대출심사를 완화하겠다고 한 금융기관이 강화하겠다는 곳보다 많다는 뜻이다. 보합은 변화가 없다는 의미다. 기준치는 0이며 범위는 100과 -100 사이다.

다만 대출수요가 감소한 대기업의 대출태도지수가 중소기업보다 높게 나온 것은 우려되는 지점이다. 위험성 등을 고려할 때 자금 수요가 많은 중소기업보다 수요는 적지만 상대적으로 안전한 대기업으로 은행대출이 쏠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지수는 28포인트로 대기업(6포인트) 대비 5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자금조달 수단이 다양한 대기업과 달리 회사채 발행도 여의치 않은 중소기업들은 은행 대출 창구로 발길을 옮길 수밖에 없다”면서, “은행의 대출태도가 완화된 것은 다행이지만 폭증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대출수요를 어느 정도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경영환경 악화에 고금리 기조까지 겹치며 중소기업에게 은행대출은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한 동아줄”이라며, “은행별 중소기업 대출 공급을 효율적으로 확대하고 소상공인에 집중돼있는 은행권의 상생금융 정책 대상을 중소기업까지 확대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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