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비전 프로’에 일본산 부품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 ‘비전 프로’에 일본산 부품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이 출시한 혼합현실(Mixed Reality, MR.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를 합쳐서 새로운 환경이나 시각화 등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 내는 것) 헤드셋 ‘비전 프로’에 일본산 부품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경제지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비전 프로를 분해하고 이같이 보도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비전 프로를 구성하는 부품 제조국은 일본이 42%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은 한국 13%, 대만 9%, 중국 7%, 미국 6% 순이었다. 원산지를 알 수 없는 부품 비중은 23%였다.

이 같은 비중은 최근 출시된 아이폰15 프로맥스와 달랐다. 아이폰은 미국산(32%)과 한국산(29%) 부품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일본산은 10%에 그쳤다. 이는 2D에서 3D로 산업이 바뀌는 상황에서 일본 기업의 광학 기술이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이라고 닛케이는 평가했다.

부품별로 보면, 계산과 영상 처리 영역 프로세서에는 애플 자체 부품이 탑재됐다. 대신 장기 기억을 담당하는 낸드 플래시 메모리에는 일본 키옥시아가, DRAM에는 SK하이닉스 부품이 들어갔다. 디스플레이와 센서는 소니 부품이 쓰였고 열을 식히는 냉각팬은 일본 니덱 부품으로 채워졌다. 배터리는 기존 아이폰에서 사용되던 것과 같은 타입이 활용됐다.

부품 원가는 총 1200달러(약 160만원)로 추산했다. 이는 비전 프로 판매가인 3499달러의 3분의 1 수준이다.

닛케이는 “애플은 최신 기술과 기존 기술을 아낌없이 활용해 비전 프로만이 가진 독자적인 현장감을 구현했다”며 “단점이 있다면 무게로, 장시간 착용하면 목과 어깨에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고 총평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갤럭시와 아이폰으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삼성전자도 비전 프로와 같은 MR 기기를 올해 안에 출시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해 2월,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행사인 ‘삼성 갤럭시 언팩’에서 구글, 퀄컴 등과 협력해 MR 폼펙터를 개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디바이스,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퀄컴은 전용 칩셋을 담당하는 구조다.

원래 삼성전자가 만든 MR 기기는 2025년 하반기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올해 상반기로 앞당겨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해당 제품용 패널을 개발 중인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미국 특허청에 신규 상표 ‘플렉스 매직’ 출원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말에는 유럽 특허청에도 같은 상표를 출원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MR 헤드셋을 염두에 둔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상표에 대한 설명으로 가상현실(VR) 안경, 스마트글라스 등이 포함됐다는 후문이다. 상표 출원에 나섰다는 건 개발 과정에서 어느 정도 진척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전자업계에서는 “애플과 삼성전자가 격돌하는 올해가 MR 원년일 것”이라면서 “LG전자 역시 메타, 퀄컴 등과 협력해 MR 제품을 2025년 목표로 준비 중으로 시장 상황에 따라 조기 출시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LG전자는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메타와 MR 신사업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전략적 논의를 진행했다. 회의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 설립자 겸 CEO의 아시아 시장 방문에 맞춰 추진됐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는 양사의 차세대 MR 기기 개발과 관련된 사업 전략부터 구체적 사안에 이르기까지 깊은 논의가 이뤄졌다고 알려졌다.

한편 애플은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새로운 웨어러블 장치와 관련한 아이디어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본사에서 엔지니어들이 스마트 안경과 카메라 달린 에어팟 개발 가능성을 논했다”며 “두 가지 아이디어 모두 이미 탄탄하게 자리 잡은 애플의 웨어러블 기기를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애플의 오랜 꿈인 ‘온종일 착용할 수 있는 증강현실(AR) 안경’을 향한 디딤돌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혁신의 애플이 또 다른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다. 우리 기업 역시 발 빠르게 경쟁 속으로 뛰어들어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 기업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

-하제헌 칼러니스트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