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쌍방울·롯데 등 지원 대폭확대
정부도 출산장려금에 세제혜택 추진
육아휴직 中企 지원금 3배 증액 공약

2023년 합계출산율 0.72명, 역대 최저치다. 특히 4분기의 경우 0.65명으로 사상 첫 0.6명대 분기 출산율 시대에 돌입했다. 지난해 출생아 수가 23만명인 반면 사망자 수가 35만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인구는 약 12만명이 자연 감소한 셈이다. 저출산을 더 이상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할 수 없다는 점이 확연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재계가 발 벗고 나섰다. 출산 임직원에게 무려 1억원의 장려금을 지급한 부영의 사례를 시작으로 쌍방울, 롯데 등이 앞다퉈 동참하며 일명 ‘출산장려책’ 붐을 일으키고 있다. 이는 국회는 물론 정부 차원의 관심 및 지원으로도 이어지고 있어 중소기업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 부영그룹은 2021년 이후 출산한 임직원에게 현금 1억원을 지급하는 파격적인 복지를 선보였다. 실질적 수혜 대상자는 임직원의 자녀 70명이다.

저출산 현상의 근본적인 배경에는 자녀 양육에 대한 경제적 부담은 물론 일과 가정생활 양립의 어려움 등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되는 상황에서 파격적인 출산장려책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의 뜻이 반영된 결과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현재의 출산율이 이어지며 저출산 문제가 지속되면 20년 후에는 국가 존립의 위기가 발생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해당 복지책은 앞으로도 계속 운영할 계획이며 앞으로도 저출산 문제해결을 위해 기업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노력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나아가 국가로부터 토지가 제공된다면 셋째까지 출산하는 임직원 가정에게 출생아 3명분의 출산장려금이나 국민주택 규모의 영구임대주택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부영그룹은 △자녀 대학 학자금 지급 △직계가족 의료비 지원 △자녀 수당 지급 등의 복지제도를 운영 중이다.

부영그룹을 이어 쌍방울그룹도 저출산 문제 극복에 동참했다. ‘출산 장려 캠페인’ 선포식을 개최하고 올해 1월 1일 이후 자녀를 출산한 5년 이상 근속자에게 첫째 출산 시 3000만원, 둘째 출산 시 3000만원, 셋째 출산 시 4000만원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임직원이 근속 중에 셋째까지 출산해 혜택을 모두 받는다면 총 1억원의 장려금을 수령할 수 있다.

아울러 난임 부부를 위해 체외수정 시술비를 지원하고 정부 지원과 별도로 초음파와 주사비, 약제비 등 비용을 연간 최대 300만원 한도로 지원할 방침이다.

쌍방울그룹 측은 “저출산 극복은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기업이 사회적 책임감을 갖고 내실 있는 자구책 마련을 위해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 역시 올해부터 셋째를 출산한 전 계열사 임직원에게 카니발 승합차를 2년간 무료로 탈 수 있도록 렌트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 같은 재계의 움직임은 보다 확산될 전망이다. 특히 국회는 물론 정부 차원에서 지원책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는 점은 이 같은 시각에 뒷받침한다.

최근 정부는 일부 자녀에게 증여 형태로 지원금을 지급한 부영의 사례와 관련해 직원 가족이 세금을 적게 내면서 법인도 손금산입 등을 통해 법인세 부담을 덜어낼 방안에 대해 여러 시나리오를 놓고 살펴보고 있다. 출산장려금에 대한 해석과 법 적용을 놓고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으며 법인과 직원 모두에게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정부는 시행령 개정을 통해 사업자가 근로자에게 출산·양육 지원금을 지급하면 해당 지원금을 사업자의 손금·필요경비 범위에 추가하기도 했다. 이 조항은 직원의 출산 또는 양육 지원을 위해 임직원에게 공통으로 적용되는 지급 기준에 따라 지급하는 금액을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 국민의힘 역시 육아휴직을 부여한 중소기업에 지급하는 대체인력지원금을 현행 80만원에서 최대 240만원까지 인상하겠다고 공약한 데 따라 출산장려 움직임은 중소기업으로까지 확대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와 함께 육아하는 직원의 같은 팀 동료에게 지급하는 육아동료수당의 시기도 확대하기로 했다. 올해부터 육아기 근로 시간 단축기에 육아동료수당을 지급했는데 이를 육아휴직기까지 확대 시행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 같은 움직임은 중소기업에서 육아휴직을 보다 원활히 사용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육아휴직자 수 12만6008명 중 중소기업(우선지원대상기업) 소속 육아휴직자 수는 7만95명으로 55.6%를 차지했다. 지난 2019년 51.3%와 비교하면 4년 새 4.3%포인트 증가다.

특히 100인 미만 기업 소속 근로자의 사용비율이 2019년 41.4%에서 44.5%로 증가했다는 점은 지원책 확산에 따른 육아휴직 확대 효과를 입증한다. 다양한 지원책으로 출산이 장려돼 대한민국 저출생 문제가 조금이나마 해결되길 바라본다.

- 김진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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