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윤 원장, 中企정책 전환 쓴소리
시혜 아닌 경쟁력 촉진 지원이 해법
기업경영 전반에 글로벌화 탑재해야

오동윤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원장
오동윤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원장

오동윤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원장(사진)이 “중소벤처기업의 성장은 수출보다 글로벌화”라고 강조했다.

오 원장은 지난달 27일 중기연 주최로 열린 ‘2024 글로벌 환경 변화와 중소기업’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한 자리에서 “수출만 강조하는 중소벤처기업 정책보다는 기업의 생산요소(자본, 노동, 토지, 기술) 등 무엇이든 외국과 연계할 수 있는 글로벌화로 나아가는 것이 진정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중기연에 따르면 중소기업 지원사업은 2015년 1468개에서 지난해 1646개로 소폭 늘어난 반면 예산은 같은 기간 15조2000억원에서 35조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오 원장은 “중소기업 보호·육성 방침에서 비롯된 시혜적 지원이 대부분이며, 이를 중소기업 협력·경쟁 촉진 지원 사업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임명된 후 중소기업의 글로벌화에 집중하는 정책 패러다임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오 원장은 중소기업의 글로벌화를 위해서는 단순 수출에서 나아가 다각도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시를 한 것이다.

오 원장이 주장하는 중소기업 글로벌화는 재화를 해외에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외투자, 기술무역 등 경영전반에 걸쳐 병행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정부가 막대한 재원을 투입해 수출 지원책을 늘린다고 해서 중소기업의 실제 수출이 늘어나진 않는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오동윤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원장
오동윤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원장은 “경쟁이 아닌 관습에 의해 납품이 결정되다 보니 수출이 늘어날 수 없는 구조가 됐다”고 강조했다.

중기연 자료에 따르면 제조 중소기업의 91.8%는 내수 중심으로 수출기업은 8.2%에 불과하다. 내수 기업 중에서도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하는 기업은 9.0%이고 공공기관은 4.2%에 그친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86.8%가 다른 기업에 납품하는 B2B 기업인 셈이다.

오 원장은 “경쟁이 아닌 관습에 의해 납품이 결정되다 보니 수출이 늘어날 수 없는 구조가 됐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그는 기업이 원하는 정책을 자꾸 만들지 말고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해 ‘기업을 시장으로 유인하는’ 정책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이는 오 원장이 중기연구원장 재임기간 동안 유독 강조해 온 ‘산업정책에서 기업정책으로 과감한 변화’에 대한 메시지였다.

오 원장은 “기업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 중소기업의 보호와 육성이라는 낡은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기업이 원하는 정책을 자꾸 만들지 말고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해 정책을 통해 기업을 시장으로 유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중소기업 정책은 벤처(Venture)와 혁신(Innovation)으로 정리할 수 있는데 여기에 글로벌화(Globalization)를 붙이면 벤처(V), 혁신(I), 글로벌화(G)가 함께하는 ‘빅(VIG)’ 찬스가 있다”며 “이를 통해 중소벤처기업이 성장한다면 우리는 초일류 대한민국을 반드시 실현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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