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대 요시 셰피 교수 칼럼]
AI가 주도하는 업무 환경과 인간의 역할

AI 고장나면 즉시 사람이 개입해결
인간과 기계 지능의 ‘균형 맞추기’

창의성 자극하는 문화적 환경은
기계도, 로봇도 아닌 바로 ‘사람’

요시 셰피 MIT대 교수
요시 셰피 MIT대 교수

인공지능(AI)이 주도하는 업무 환경 변화가 심화되면서, 기술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미래의 변화에 잘 대비한다면 이러한 우려는 충분히 해결될 수 있다. 인공지능이 전통적으로 인간이 담당하던 많은 일자리를 없애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수많은 새로운 고용 기회를 창출할 거라는 사실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또한 알고리즘이 많은 분야에서 인간을 능가하지만, 인간의 능력은 당분간 직장과 일터에서 대체할 수 없는 존재로 남을 것이다.

직장에 극심한 변화를 가져오는 혁신의 물결은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1950년대 물류에서 컨테이너가 도입되었던 상황을 되돌아보자.

표준화된 강철 상자에 상품을 담아 운송하는 컨테이너는 당시 국제 무역에 혁명을 일으켰다. 이로 인해 화물의 수동 적재 및 하역과 관련된 많은 일자리가 사라졌다. 그러나 컨테이너는 화물 컨테이너 창구의 건설, 유지보수 및 취급과 같은 새로운 산업과 각 유닛의 적재 방식을 최적화하고 컨테이너의 글로벌 이동을 추적하는 기술 개발도 낳았다.

마찬가지로 인공지능도 현재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새로운 유형의 기업과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다.

또한 인간은 앞으로 미래의 일터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될 것이다. 반복적인 작업을 수행하고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며 주요 트렌드와 패턴을 파악하는 데 있어서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훨씬 뛰어나지만, 다양한 영역에서 인간은 계속해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할 것이다. 다음 여섯 가지 관점과 예시를 통해 살펴보자.

1) 실제 경험

사람들은 실제 세계에서 평생 쌓은 삶의 경험을 통해 정상과 비정상 상황 사이의 변화나 불일치를 잘 감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기업들은 공급업체의 재무 건전성에 대해 걱정했다. 많은 기업이 공급업체에 재무 데이터를 요청했지만 이러한 수치는 얼마든지 조작이 가능했고, 제공되더라도 공급업체의 상황에 대한 정확치 않거나 오래된 정보만 확인할 수 있었다.

결국 이러한 데이터를 업데이트하기 위해 기업들은 중요한 공급업체의 부품 또는 자재 생산 현황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회사를 대신해 직원을 파견하기도 했다.

2) 도덕적 관점

많은 업무에는 시스템 설계자나 관리자의 선호도에 따른 가치 판단과 주관적인 요소가 포함된다. 그러나 목표, 도덕적 이해, 선호도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한다.

로봇이나 기계는 적절한 훈련을 받으면 대량의 데이터를 선별하고 행동 옵션을 제시할 수 있지만, 중요한 경우에는 사람이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한다. 특히 상황이 바뀌거나 이질적 환경에서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예를 들어, 재난에 대한 대응 우선순위를 정할 때 고객, 직원, 공급업체, 주주 또는 지역사회 중 어느 쪽을 우선시해야 할까? 실질적인 대답은 사건, 사고의 성격과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것이며, 이는 인공지능 모델을 프로그래밍하거나 훈련하기 어렵게 만든다.

빅데이터는 분야별 전문지식을 겸비한 인력이, AI는 의료·금융·제조·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성이 커지면서 연구개발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빅데이터는 분야별 전문지식을 겸비한 인력이, AI는 의료·금융·제조·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성이 커지면서 연구개발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3) 적응력과 조정

정형화되지 않은 조건과 환경에 직면했을 때 사람은 로봇보다 적응력이 더 뛰어나다. 로봇 소프트웨어 시스템은 특정 작업이나 영역에 맞게 구축되고 최적화되어 있다.

그러나 변화(혼란, 새로운 지식, 신제품, 경쟁사의 행동, 경제 주기 등)로 인해 기계의 적합성이 의심스러워지면 사람이 개입하여 작업을 대신해야 할 수 있다.

또한 기계나 로봇과 달리 인간의 사회적 관계 형성과 네트워크는 변화에 대응하는 새로운 기업 조직 구조를 만드는 데 능숙하다. 이는 2011년 일본 대지진, 코로나19 팬데믹 등 최근 수 년 동안 발생한 커다란 혼란에 대응하면서 증명됐다.

4) 내재된 창의적 추진력

적응이 필요한 변화는 패스트 패션(저렴한 가격대, 최신 유행 반영, 빠른 상품 회전율이 특징)과 같이 많은 소비자 및 기술 공급망에 내재되어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이러한 공급망은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촉진할 수 있는 차별화를 끊임없이 모색한다. 창의성을 자극하는 문화적 환경은 바로 기계도, 로봇도 아닌 ‘사람’인 것이다.

또한 인간은 일상생활의 변덕스러움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이러한 직접적인 경험은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의 가능성을 만들어낸다.

5) 공감과 소통

의료 분야에서도 점점 더 많은 인공지능이 사용되고 있지만, 컴퓨터는 환자를 치료하는 동안 간호사에게 필요한 공감 능력을 보여줄 수 없다.

마찬가지로 기계가 동네 슈퍼마켓의 계산원과 같은 서비스 직원의 미소를 대신할 수는 결코 없다. 계약 협상도 양측이 서로 대면하며 이해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고, 서로의 관점을 인정하지 않고서는 이루어질 수 없다.

이러한 특성을 모방하는 알고리즘이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지만, 인간이 기계가 생성한 시뮬레이션 감정과 공감을 절대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쉽지 않다.

제조 분야 중소기업이 생산공정 과정에서 겪는 각종 문제점을 AI 컨설팅과 실증사업으로 개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제조 분야 중소기업이 생산공정 과정에서 겪는 각종 문제점을 AI 컨설팅과 실증사업으로 개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6) 리스크관리

규칙은 다양한 상황에 따라 프로그래밍할 수 있지만, 기업이 앞으로 나아갈 방법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가장 적절한 선택은 정해진 규칙에서 제시하는 것과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경기 침체가 곧 닥칠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 회사는 고위험/고수익 경로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행동 방침을 선호할 수 있다. 인간은 중요한 의사 결정을 내릴 때 이러한 뉘앙스, 즉 미묘한 차이까지 고려하는 데 로봇, 인공지능보다 상대적으로 익숙하다.

인간과 기계 지능의 균형 맞추기

인공지능이 발전함에 따라 사회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는 인간과 로봇이 경쟁이 아닌 협력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는 다양한 방법으로 달성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인공지능 기반 모델이 분석한 데이터를 인간 의사결정권자에게 보내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반도체 칩 제조업체 인텔은 조달 업무에서 이러한 접근 방식을 활용한다. 인텔의 인공지능 시스템은 공급업체 성과 보고서와 같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제공하여 구매, 조달 관리자가 소싱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을 준다.

또 다른 방법은 대부분의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도입한 자동화 기술을 배포, 적용하는 것이다.

로봇이나 인공지능이 고장 나거나 상황이 변한 것을 인식할 수 없는 경우(예: 시스템이 해킹 당했거나 팬데믹이 발생하여 운영 방식을 변경해야 하는 경우) 사람이 개입한다. 이러한 변화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대응하려면 직원의 유연성이 필요하다.

인공지능의 확산에 대한 우려는 당연한 것이며, 이 기술은 업무의 세계를 변화시킬 것이다. 그러나 인공지능의 잠재력과 고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균형 잡힌 시각을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번역: EY한영 류종기 상무, RIMS 리스크관리협회 한국대표
출처: 옵저버(Observer), How Humans Play a Vital Role In An A.I.-Powered Workplace

MIT대 요시 셰피 교수는 MIT대 엔지니어링 시스템 교수이자 MIT 트랜스포테이션 로지스틱스 연구소(MIT CTL) 소장이다.
최근 저서로는 『매직 컨베이어 벨트 - 공급망, 인공지능(AI), 그리고 일의 미래』가 있으며, 글로벌 공급망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최근 ChatGPT를 화두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생성형 AI를 포함한 첨단 기술과 인력 및 프로세스의 통합이 어떻게 미래 공급망 관리의 특징이 될 것인지 심도있게 소개하고 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